지칠줄 모르는 홍문종, 10월 재보선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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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줄 모르는 홍문종, 10월 재보선의 의미는?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9.06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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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주목할 정치인(11)>“성공보다는 실패의 순간을 주목한 적이 더 많았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10월 재보선 공심위을 맡은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뉴시스

친박 실세 홍문종 사무총장은 10월 재보선의 사령관이 됐다. 새누리당은 6일 재보선 공천심사위원장으로 홍문종을 선택했다. 홍문종이 이끄는 공심위의 선택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 향후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야권도 전세 역전의 기회로 삼아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홍문종 정치력의 시험대로 자신의 정치적 미래의 신호등이 될 모양이다. 많은 국민들과 정치권이 홍문종에 주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친박 실세 홍문종

홍문종 의원은 새누리당의 살림을 책임진 사무총장이다. 경기도 양주 출신으로 의정부에서 3선을 기록한 중진이다. 아버지 홍우준은 11~12대를 거친 재선의원으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정치인 집안이다.

홍 의원은 제15대 총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문희상 의원을 꺾고 당선돼 화려하게 국회에 입성했다. 40대 초반인 홍 의원은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신한국당에서 새정치국민회의로, 그리고 다시 무소속으로 당을 2번 이적하는 모습도 보여 철새 논란도 있었다.

16대 총선에서는 1996년 4·11 총선 출마 당시 벽시계 등 금품을 돌린 혐의로 기소돼 서울고법에서 벌금 80만 원 형을 선고받아, 총선연대로부터 낙천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결국 지역 라이벌인 문희상 의원에게 패배해 야인 생활을 하던 중 문 의원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차출돼 치른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선의원이 됐다.

하지만 그에게 정치적 시련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17대 총선 직전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2006년 경기도당 위원장 때, 수해 지역인 강원도에서 골프를 친 '수해골프' 사건으로 당에서 제명됐다. 그에게는 참기 힘든 인고의 시간이었다.

홍문종 의원은 2011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홍 의원의 말을 들어보자. "수해골프는 말이 안 된다. 솔직히 할 말이 많다. 당시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강원도에 와서 도와달라고 했다. 손학규 의원과 그(골프 친) 다음날 합류해서 봉사하기로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죽이기로 한 것이다”며 “제명당할 때 '나만 제명하라. 다른 사람 무슨 죄가 있는가'하고 말했다. 그래서 나만 죽고 다 살았다. 그 사건은 99.9% 음모다. 홍문종 자동차가 무슨 검문소를 몇 시 몇 분에 통과한 것까지 (기록했다는데) 누가 관여했다는 것은 윤곽이 다 나타났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적이 있다.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친하게 된 특별한 계기에 대해 "내가 경기도당위원장일 때 박 전 대표는 당대표였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 지역 공천과 관련해 내가 돈을 먹었다는 소문들이 돌고 있었다. 나를 둘러싼 안 좋은 얘기들이 나돌았다. 그 때 내가 박 전 대표에게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표에게 보낸 편지가 ‘친박’이 된 계기가 됐다. 그는 “ (박 대표에게) 제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 대표님이 물어보신다면 솔직히 답하겠습니다. 저한테 물어보시고 또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얘기도 확인하셔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제게 책임을 지라고 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그 얘기를 다른 데에 뱉으시지 않고 끝까지 신뢰해줬고 그래서 제가 도당위원장을 잘 할 수 있었다. 그 때는 친박도 얼마 없었는데, 그런 식으로 가깝게 됐다. 박 전 대표는 그 때 제 의혹을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말만 하지 말고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말했다고 했다”며 박근혜 사람이 됐다.

홍 의원은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사면복권됐다. 하지만 복당도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속에 지난해 복당된 후 19대 총선을 통해 3선의 중진이 됐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경기희망포럼을 이끌었고, 지난 대선에서는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해 공신 반열에 올랐다.

▲ 박근혜 대통령과 홍문종 사무총장 ⓒ뉴시스

홍문종, 새누리 新돌격장?

드디어 친박 실세 홍문종 의원이 만개했다. 지난 5월 홍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지휘할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사무총장은 당내 인사와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다.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이 확실한 당 장악을 위한 친박 친정체제의 강화로 풀이했다.

최근 홍 사무총장은 자신 있게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무총장에 오른 직후  5월 23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과 무관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국정원을 저희가 개입해서 국정원이 저희 편을 들게 한다든지 뭐 이런 거는 한 번 고려돼 본 적도 없고, 또 대통령 자신에 대해서도 후보 당시에 그런 일들을 생각해보신 적이 없다”며 “그런데 마치 이제 야당에서 국정원 문제가 새누리당에서 무슨 연결이 되어 있고, 새누리당이 뭐 조정하고 뭐 그런 의혹 같은 거를 자꾸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민주당에게 공세를 가했다.

홍 사무총장은 최근 이석기 사건으로 여당 최고의 돌격장이 됐다. 그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 사건과 관련해 "보도를 통해 보면 이석기는 정신병자나 돈키호테가 아닌 정치확신범이다. 어제 진중권, 이철희 등은 이석기 의원을 정신병자로 몰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100억 혈세가 통합진보당에 지원됐다는데 1원 한 푼도 국민 혈세가 지원되어선 안 된다. 정부는 이제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을 요구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통합진보당은 국감에 대비해 어떠한 자료도 요구하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정부도 어떤 자료 요구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며 "통합진보당은 해체 수순을 밟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10월 재보선, 홍문종 정치력의 시험대?

10월 재보선은 정치인 홍문종에게 시험의 무대가 될 듯하다. 그는 6일 새누리당의 10·30 재·보선 공천심사위원장에 임명됐다. 이번 재보선은 국민들에게 박근혜 정부 6개월을 평가받는 중요한 선거다. 안철수 의원 측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도 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도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또 다른 데 있다. 여의도 정치권에 정통한 한 인사는 “그동안 여당은 선거의 여왕인 박 대통령 덕택에 연전연승했다. 여당의 선전은 박근혜의, 박근혜를 위한, 박근혜에 의한 선거에 편승한 탓이 컸다. 그러나 이번에는 박 대통령이 없다. 새누리당 혼자 뛰어야만 한다. 그만큼 정치인 홍문종, 공심위의 역할은 크다.”고 진단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의 블로그에는 강창희 국회의장과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한 글귀가 있다. 그는 “(강창희 의장과) 8년의 정치 공백을 딛고 성공한, 흔치 않은 경험을 공감하는 사이다. 무엇보다 그 인고의 시간동안 단 한 번도 스스로의 정치 복귀를 의심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서로를 더 가까이 엮어주는 느낌이다”며 " 살아오면서 성공보다는 실패의 순간을 주목한 적이 더 많았다"며 "실패의 순간, 그 상황을 얼마나 큰 약으로 쓰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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