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5)>정병국, “문화적 리더십은 창의적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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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5)>정병국, “문화적 리더십은 창의적 리더십”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9.12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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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적 리더십은 끝났고, 공감이 사회통합 만든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시사오늘>은 정치 현실을 짚어보는 동시에 개혁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초청 정치인들의 강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악정치포럼은 정치인 초청 특강 및 토론 프로그램입니다. 2013년도 '북악정치포럼' 열다섯 번 째 초청 연사는 정병국 의원으로 강연은 9월 10일 국민대에서 진행됐습니다.<편집자 주>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홈페이지에 ‘21세기 문화강국 정병국’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정병국은 4선의 중진이다. 정 의원은 2000년 국회에 입성한 후 14년 동안 줄곧 문화체육관광 상임위를 고수했다. 이런 집념 탓인지 MB정부 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장관 재직 시 가장 보람 있던 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손꼽았다. 강의 중 그때를 회상하며 아직도 그 감동의 여운을 느끼는 듯 했다. 그래서 인지 오늘 강의의 주제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문화적 리더십’이었다.

▲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시사오늘

정병국 의원은 우선 정치의 존재이유를 강조했다. 그는 “평소 국민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고 혐오증까지 있는데 여기저기 강의를 다녀보면 의외로 관심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정치에 왜 관심이 많은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정 의원의 해답은 명확했다. 그는 “정치권이 매일 싸움만 하는 이유는 국회의원 300명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의견이 동일하고 법대로만 처리 된다면 정치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을 비판했다. 그는 “정치는 법대로 안 되는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이 모여 대화하고 이해하면서 풀어가는 과정”이라면서 “현재 여야가 싸우는 것은 서로 자기 주장만 하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은 몇 달째 장외에 나가서 천막당사 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의 요구를 ‘나 몰라라’ 하면서 My Way하고 있다”며 “정치하는 국회의원은 있는데 정치는 실종됐다”고 혹평했다.

정병국 의원은 이날 '문화 예술의 힘‘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문화예술의 가치는 5가지다. △외교적 가치△경제적 가치△교육적 가치△복지적 가치△사회통합적 가치이다.

정 의원은 자신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어렸을 때 서울로 유학 와서 받은 문화충격을 받았다. 중 2때 명동 예술극장에 가서 <무녀도>라는 연극을 봤는데 3가지에 놀랐다. ‘명동의 거리’, ‘극장의 엄청난 규모’, ‘미녀의 여자 탈렌트 전양자’… 나는 ‘문화의 Out Side가 되면, 이 사회의 영원한 Out Side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이후 주기적으로 문화·예술공연을 관람했다. 결국 장관까지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시사오늘

정 의원은 문화예술이 가진 ‘외교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한일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최고의 외교관들이 수많은 노력을 해도 못했다. 하지만 K-POP과 한류드라마 한편이 해결했다. 중동에 가도 ‘대장금, 주몽 봤다, 당신 이영애, 송일국 아냐’고 묻는다. 대한민국보다 문화예술인을 먼저 안다. 이것이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힘이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영화 <아바타>를 사례로 들며 ‘경제적 가치’를 부각시켰다. 그는 “아바타 제작비가 5천억 원이다. 수익금으로 현재까지 3조 5천억 원 벌었다. 앞으로도 수익은 더 증가한다.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예술산업이 가진 산업규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일상품으로는 자동차 시장이 1조 2천억 달러 규모다. 하지만 문화예술시장은 1조 3천억 달러다. 여러분이 찾아가야 할 길이 여기에 있다. 고용지수를 보자. 고용지수는 10억 원 투자할 때 일자리가 몇 개 생기냐는 지수다. 제조업 5~6개 생긴다. 문화예술 12~14개 생긴다. 이만한 산업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의원은 “검색을 사색으로 바꾸지 않으면 경쟁력은 없다”며 ‘교육적 가치’를 내세웠다. 그는 “요즘 모든 지식은 검색으로 다 할 수 있다. 정치인이 왜 욕을 먹느냐? 과거에는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가 권력의 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보다 국민들이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다. 그래서 욕을 먹는 것이다. 요즘은 검색만 하다 보니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현 세태를 꼬집었다.

그는 입시위주의 교육제도를 신랄히 비판했다. 정 의원은 “현재는 스마트 세상인데 교육제도는 아날로그다. 외우라고만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 딸도 조선시대 연대기 검색하면 다 알 수 있는데, 왜 외워야 하냐고 불평하더라. 평가를 위한 교육제도에서는 Soft Ware 인력, 창의적·상상력 가진 인력 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져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에 나가면 한국에 대해 세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가장 빠르게 이룩한 나라라고 칭찬한다. 이게 한국 교육의 힘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모든 사회문제는 교육에서 발생한다. 스마트 시대에는 어플리케이션도 Mix하고 융합·복합시켜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요즘 대기업의 채용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성적과 출신학교 안 따진다. 현장경험과 지원자들 토론시켜봐서 민주적 성향과 창의성이 있는지 살펴본다. 더 많은 영화, 미술작품, 책을 봐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한국인들은 행복할 수 없다”며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했다. 다른 선진국들 200~300년 걸린 일을 우리는 20~30년 만에 해냈다. 그들보다 10배를 더 일한 것이다. 10배를 더 공부해야 따라갈 수 있다. 행복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OECD 국가 중 행복지수 가장 낮다. 청소년 자살율 1위다. 하루에 37명씩 자살한다. 물질적 풍요는 이뤄냈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의식주 문제는 복지의 기본이라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서울과 지방이 ‘교육·문화적 차이’에서 삶의 질의 차이가 발생 한다. 자신이 문화적 삶과 혜택을 향유하느냐가 문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의 주제인 ‘문화적 리더십’를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그는 “문화적 리더십은 창의적 리더십이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왜 욕을 먹느냐. 일 못해서가 아니다. 싫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의 덕목은 타인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왜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고민해봐야 한다. 미켈란젤로의 <모나리자>를 15C 사람과 21C 사람이 봐도 느낌이 똑같다. 공감하기 때문이다. 공감이 사회통합을 만든다. 문화예술이 가진 5가지 가치를 극대화시킨 리더십으로 이끌어 나갈 때 또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끝맺었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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