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2014년의 부산을 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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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2014년의 부산을 품을 수 있을까?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9.25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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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주목할 정치인(15)>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내년 부산시장을 노리는 서병수 의원 ⓒ 뉴시스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은 요즘 한시름 놓았다. 지난 23일 내년 지방선거에 부산시장를 노리고 있는 서 의원에게 뜻밖의 낭보가 들렸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시장 후보 중 1위를 차지했던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제 ‘서병수 대세론’을 굳혀야 할 시기다. 하지만 무조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박민식 의원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부산의 젊은 의원들을 끌어 모을 태세다. 유기준 의원, 부산시당위원장인 이진복 의원도 출마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친박 최측근인 4선 중진인 서병수 의원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시장을 품을 수 있을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병수, 부산을 겨냥하다.

서병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지근거리의 최측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 의원은 1952년 울산 출신으로 부산의 명문 부산중과 경남고을 거쳐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노던일리노이 대학교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중소업체를 경영하다 해운대구 구청장 선거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한나라당 정책위원장과 여의도연구소장을 역임한 4선 중진이다.

그는 17대 대선부터 줄곧 박근혜 대통령 곁을 지켰다. 요즘 말로 정통 호위무사다. 박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으로 최경환·유정복 의원, 이정현 최고위원 등과 함께 '원조 친박‘으로 평가받는다. 서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한 언론에 출연해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에게 ‘박정희 시대’ 모든 과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박 후보를 옹호했다. 이어 “이것은 선거에서 이득을 보겠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정략적인 것이 가미된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대선 기간 중 사무총장으로 당의 살림을 책임졌다. 캠프에선 당무조정본부장으로 당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업무를 조율해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화려한 역할을 아니었지만 숨은 공신으로 인정받았다.

여당의 텃밭 부산, 당내 경선 통과가 최대 관건

전통적인 야도(野都)였던 부산은 지난 92년 대선이후 새누리당의 텃밭이 됐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런 이유로 항상 뜨거운 당내경선을 치러야만 했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현 허남식 시장이 3선 출마 제한으로 새로운 시장후보 경쟁이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하다.

여기에 친박 핵심인사인 4선의 서병수 의원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내밀었다. 부산의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유기준 의원은 과거 해양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지지부진한 부산 경제의 핵심인 해양 분야의 강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40대 기수론을 앞세운 재선의 김세연·박민식 의원이 지역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선거판을 조기에 달구었다. 이밖에도 MB정권 실세였던 권철현 세종재단 이사장과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의 잠재력도 만만치 않다. 한 마디로 안개속이다.

▲ 박근혜 대통령과 서병수 의원ⓒ 뉴시스

하지만 지난 23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권을 유지했던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선거구도가 서병수 의원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지역 정가에선 지역 맹주인 김무성 의원의 의중과 김세연 의원의 지지세가 어디로 옮겨질 것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서 의원과 김무성 의원의 불화설에 주목하고 있다. 서 의원이 지난 9일 지역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김무성-박민식 밀약설’을 제기했다. 서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부산시장 경선 때 박민식 의원을 지원해 주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박민식 의원 출판 기념회(7월 4일) 직후 김무성 의원이 박 의원에게 '시장에 출마하면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다"고 밝혀 김무성 의원를 직접 공격했다.

김무성 의원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부산시장 선거 보도와 관련해'라는 입장을 통해 서 의원이 제기한 '밀약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자신은 지금까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지원이나 비토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주장한 박민식 의원 지원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서 의원을 겨냥해 "내년 지방선거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는 과거의 계보, 지연, 학연이라는 인연으로 줄 세우기 하는 구태를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서 의원이 부산의 명문 경남고 출신인 점과 박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인 것을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김 의원과의 향후 관계 개선여부가 중요 관건이다.

여기에 40대 기수론을 앞세운 박민식 의원의 도전이 거세다. 박 의원이 공식적인 출마선언을 밝히진 않았지만 주변 인사들은 박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박 의원은 지난 14일 '젊은 부산' 창립총회를 통해 세를 과시했다. 또 박 의원이 김 의원 지지세를  흡수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부산 정가에 정통한 인사는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지지 세력이 곧바로 박민식 의원에게로 옮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서 의원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는 김 의원의 선택이 주목 된다”며 지역 정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서병수 의원이 ‘김무성-박민식 밀약설’을 제기하면서  김세연 의원에 대해 “젊은 사람들이 개혁적 성향을 기대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인데 민주당에서 개혁적인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면 그 지지표는 (민주당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나중에 나오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김 의원을 자극한 일을 말한 것이다. 여기에 지역 정가에선 40대 의원 연대론이 거론되며 서 의원을 자극하고 있다. 악화일로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먹혀든다는 것이다.

야권에서도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준비 중이다.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만만찮은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안철수 의원 측 김성식 전 의원이 출마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의 잠재력에 비해 뚜렷한 인물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안심이다.

그러나 최근 선거에서 부산 표심이 여당에게 몰표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 걸린다. 지난 2010년 선거 당시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44.6%의 의미 있는 지지율을 받았고,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39.8%를 획득했다. 여당이 무조건 안심할 순 없는 야당 지지율이다. 서 의원에게는 산 너머 산이다. 선거는 내년이지만 부산은 벌써 요동치고 있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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