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의 재무설계>내집 마련을 드디어 이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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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의 재무설계>내집 마련을 드디어 이루었는데
  • 채완기 자유기고가
  • 승인 2013.10.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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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채완기 자유기고가)

취직을 하면서 제일 먼저 가입한 금융상품이 재형저축이었다. 결혼 후, 내집 마련의 꿈을 안고 청약 저축을 가입했다. 한 달에 10만 원씩 30개월을 불입하니 1순위 자격이 됐다. 이제는 청약 공고만 기다리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청약저축 가입기간과 무주택기간에 따라 순위가 매겨졌고, 위치가 좋아 청약이 몰리는 곳에서는 경쟁이 치열했다.

열심히 모델하우스를 돌며 발품을 팔아 가격이 뜰 것 같은 위치를 고른 후,주위의 분위기를 살펴서 청약을 했다. 이게 웬일, 횡재구나. 드디어 당첨이 됐다. 고생 끝, 행복 시작!

월급쟁이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이자의 부담을 안고도 청약을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가격이 올라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계약금만 갖고도 청약이 가능했다. 나머지 중도금은 은행에서 저리로 빌려준단다. 물론 입주가 시작되면 담보대출로 전환시켜 준다고도 했다. 3년만 지나면 전매 제한이 풀릴 테고, 집을 다시 팔아 차익을 남기면 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서브에 따르면 리먼브라더스 사태(2008년 9월)이후 5년 간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725만 원에서 3억6530만 원으로 10.3% 하락했다.

반면 전세가격은 1억4568만 원에서 1억9943만 원으로 36.9%까지 치솟았다.

2008년 10월 24일 CD 금리가 최고 6.18%가 된 적이 있었다. 3억 원짜리 아파트를 1억5천만 원(50%) 대출받아 살고 있다면 월 부담은 원리금 균등 상환 시 118만 원 정도가 된다. 1년이면 1400만 원, 5년이면 7000만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이자만 따져도 3750만 원을 부담했는데, 가격은 10% 정도 하락했으니 지금까지 집을 가지고 있으려면 엄청난 인내심과 고통이 필요했을 것이다.

담보대출금리는 올라서 월 이자 부담은 많아지고, 설상가상으로 이자만 부담하는 거치기간이 끝나가면서 원금 상환 부담 압박도 가해진다. 팔고 싶어도 팔리지도 않는다. LTV(Loan-to-Value,주택담보대출비율), DTI(Debt-to-Income, 총부채상환비율)에 따라 대출 한도를 줄여야 한단다. 이른바 깡통주택이 출현하게 된 이유다.

그런데 정부는 8·28일 대책을 내놓고 주택 매매시장에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세입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며 취득세 인하, 구입자금 등의 지원까지 제시했다. 세입자들은 2000년대 초 1가구 1주택 제한을 풀면서 주택 구입을 독려했던 정부의 정책과 얼마나 다른 것인지 잘 판단해봐야 할 것이다. 비싼 소비재를 긴 시간 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을 안고 사야 한다면, 꽤 긴 시간의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

내집 마련도 재무설계의 영역에서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채완기 시원재무설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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