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86 대해부①>노쇠(老衰)한 신(新)386이 필요한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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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86 대해부①>노쇠(老衰)한 신(新)386이 필요한 박근혜
  • 권지예 기자
  • 승인 2013.10.25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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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86의 등장, 대한민국은 괜찮을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권지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용인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신(新)386'이라는 새로운 조어가 등장하며 박 대통령의 '시대 흐름을 역류한' 용인술을 평가하기 시작한 것. 1930년대 태어나 60년대에 사회 활동을 시작한 80세의 원로 정치인들을 지칭하는 '신(新)386'이 주목받고 있다.<편집자 주>

항간에 떠돌던 말을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용하며 '신386'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시대변화와 현실에 눈감은 채 과거 사고방식에 머무른 인사들이 대통령 주변을 둘러싼 건 심각한 문제"라며 "민생에 실패하는 것은 인사난맥상이 원인"이라고 했다.

이언주 원내 대변인도 4일 새누리당이 서청원 전 대표를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후보로 공천한 것에 "신386의 등장"이라며 "2013년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최정점에 과거의 분들이 있다는 웃지 못할 얘기로, 시대착오적 국정 운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더불어 학계에서도 박 대통령의 원로 인사 중용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옛날 권위주의적 향수를 버리지 못했다"며 "아버지 세대에 썼던 사람이, 자녀 시대도 쓰이는 건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세간의 질타에도 박 대통령이 원로들을 중용한 이유는 뭘까.

정계에서는 그들의 풍부한 경륜을 말한다.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는 과거 경제성장과 민주화 과정을 모두 거친 경륜을 흡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운동권 출신의 386 인사와 비교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믿음'을 기반으로 한 박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이 '올드보이'들을 재가용했다는 말도 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곁을 지키던 인사들에 문제가 불거지며 하나 둘 낙마 혹은 자진 사퇴하는 일이 번복된 바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 최근에는 보건복지부 진영 전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발생해 박근혜 인사시스템에 스크래치가 난 상황. 이들에 비해 신386은 선친에게 충성한 안정감 있는 인사라는 것.

서청원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친박 원로의 잇따른 중용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으로 봐야한다. 대통령 뜻을 잘 알고 경륜과 지혜를 갖춘 사람을 지원군으로 둬야 복잡한 국정의 실타래를 풀고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386의 정계 복귀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과거로의 회귀’라는 말이 이를 대표한다.

신386의 상당수는 권위주의 시대에 활동한 바 있는 인물들로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에게 충성을 바친 이들이다. 이에 김한길 대표는 “공작정치와 부패정치로 이름을 날린 인사들이 당,정,청을 장악하며 국정을 주무르는 것 아닌지 걱정이 깊다”고 꼬집은 바 있다.

원로그룹의 득세가 국정쇄신을 정체시키면서 활력을 떨어뜨릴 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들의 경륜이 박 대통령이 내세우는 창조적 국가경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거다. 

박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이 맹목적이라, 朴에 바른 소리를 하겠냐는 비난 섞인 소리도 나온다. ‘불통 정치’로 곤혹을 치른 박 대통령에게 또 다시 ‘불통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붙여줄 수도 있다.

▲ 박근혜 대통령과 대표적인 신386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뉴시스

신386…그 뿌리 '박근혜의 7인회'

신386의 기반은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 이 모임의 멤버는 김기춘 현 대통령 비서실장, 강창희 국회의장, 현경대 전 의원, 김용환 전 재무부 장관과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김용갑 전 의원이다. 

이들 모두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승승장구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7인회’는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뒤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후보시절부터 ‘박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야권에서는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을 ‘유신의 부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김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원로 인사들이 정계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지난해 7월 입법부 수장에 올랐고, 현경대 전 의원이 5월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발탁됐다.

이 밖에도 남재준 국정원장, 한광옥 문화융성위원장, 김장수 국가보안실장이 활약 중이다.

더불어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30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며 ‘박근혜 7인회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반응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에 “온 나라가 다 아는 막후 실세에서 온 나라를 주름잡는 정국 주도 세력으로 변화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신386’이 대두되고 있는 현 정계를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신386은 새마을 운동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다. 정치적으로 강한 보수고, 영남 쪽 고정지지층들의 정서적으로 맞는 키워드다. 하지만 국민들이 볼 땐 낡아빠진 생각이다. 시대교체를 이야기 한 사람이, 21세기에 새마을 운동을 벌이자고 하고, 아버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을 다시 주요 요직에 앉힌 것은 ‘과거지향적’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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