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86 대해부②>원로들이 돌아왔다... 新386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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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86 대해부②>원로들이 돌아왔다... 新386은 누구?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3.10.27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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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박근혜의 올드보이 3인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복고풍이다. 구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인물들이 정치권 전면에 대거 등장했다. 청와대는 이들과 관련해 ‘과거 고도의 경제성장과 민주화 과정을 모두 겪은 이들의 경륜을 흡수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야권으로부터 ‘신386세대’라는 별칭을 얻으며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경험으로 무장한 이들의 지혜가 박근혜 정부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것인지, 아니면 세대교체 타이밍을 실기했다는 약점으로 작용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시사오늘>에서 그 중심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뉴시스

김기춘 ‘신386의 대표 권력’

현재 박근혜 정권의 최대 실세이자 신386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김기춘 비서실장이다. 1939년생, 올해로 75세의 백전노장인 그의 정치경력은 화려 그 자체다.

김 비서실장은 검사 출신으로 검찰총장(1988년)을 거쳐 법무부 장관(1991년)을 역임했고, 3선의 국회의원을 지냈다. 관료로서,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달려온 그가 처음 유명세를 탄 것은 육영수 여사 암살사건 때다. 당시 검사였던 그는 용의자 문세광의 자백을 받아내며 암살 과정을 밝혀냈다. 이렇게 박정희 대통령과 맺은 인연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어진다. 김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오랫동안 정치적으로 도와 온 7인회의 핵심 멤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법무부 장관 재직시절에 일어난 일명 ‘초원복집 사건’ 때문이다. 1992년 대선을 앞둔 12월 11일 김기춘 당시 법무부 장관과 김영환 부산직할시장, 박일용 부산지방경찰청장, 우명수 부산직할시 교육감 등 당시 영남권의 거물 인사들이 부산 ‘초원복집’에서 모였다. 이들은 당시 민자당 후보였던 김영삼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 감정을 부추기고, 김대중 민주당 후보와 정주영 통일국민당 후보 등 야당 후보들을 비방하는 내용을 유포하자는 등 관권선거와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 이 내용은 통일국민당 관계자들에게 도청돼 언론에 폭로됐는데 이것이 바로 ‘초원복집’사건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 관권선거에 대한 문제가 뜨거운 가운데 과거 논란이 있었던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임명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 비서실장이 과거 유신헌법을 입법하는 데 참여했었던 전력과,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적극적으로 주도했던 일 등도 야권의 규탄 대상이었다.

일각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는 8월 박근혜 정권의 비서실장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그는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으며 빠르게 청와대를 장악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 비서실장이 ‘부통령’‘왕실장’이라 불리며 청와대의 실권을 손에 쥔 상태”라고 전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김 비서실장에게 기대했던 것은 정권 초의 인사 실패를 만회할 만큼 기강 잡힌 청와대”라며 “(새누리)당과의 협력에서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있어 대통령도 만족하고 있다는 후문이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김 비서실장 외에도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1939년생),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1938년생), 유명익 국사편찬 위원장(1936년생) 등이 박근혜 정부에서 중용되는 신386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서청원, 홍사덕 ‘신486’도 있다

1930년대생은 아니지만 이에 근접한 원로 인사들도 다수다. 대표적인 인물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1943년생)와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1943년생)을 꼽을 수 있다.

▲ 서청원 경기도 화성갑 재보궐선거 후보 ⓒ뉴시스

서청원 전 대표는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분류된다. 서 전 대표는 1969년부터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다 1981년 11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성했다. 무려 6선의 경력을 가진 서 전 대표는,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의 측근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자 탈당, ‘친박연대’를 만들었을 정도로 박 대통령에게 의리를 지켜왔다.
서 전 대표는 이번 10월 30일 화성갑 보궐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다. 그의 출마 이유는 과거의 명예회복 차원이라고 해석된다. 2009년 서 전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며 금배지를 반납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했었다. 한편 세간에는 새누리 당내에서 김무성 의원이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청와대 측의 안배가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그 속내야 어찌됐든 서청원 전 대표 공천에도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특히 야권의 비판은 그 강도가 높다. 지난 7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시대 변화와 현실에 눈감은 채 과거 사고방식에 머무른 인사들이 대통령 주변을 둘러싼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홍사덕 상임의장 ⓒ뉴시스

2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에 선임된 홍사덕 전 의원도 1968년부터 중앙일보 기자생활을 거쳐 1981년 11대 국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 홍 의장 역시 친박계의 좌장으로 유명하다. 지난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력이 있다. 홍 의장이 이번에 선임되자 민주당의 김관영 대변인은 “청와대의 올드보이 귀환 작전이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박근혜)정부가 잘 되길 원한다면 홍사덕 전 의원은 솔직하게 죄를 고백 후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밖에도 남재준 국정원장(1944년생),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1942년생),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1942년생) 등도 ‘신486’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여론은 전체적으로 이들에 대해 비판적이다. ‘유신 회귀’나‘구태 인사’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를 일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좋은 국정’을 보이는 수밖에 없다. 과연 청와대가 말한 바와 같이, 돌아온 원로들의 경험은 한국 정치의 자양분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오래된 여독(餘毒)처럼 정계에 피로감만 더하고 말 것인가.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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