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 (22)>조경태, “민주주의는 다양성 인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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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 (22)>조경태, “민주주의는 다양성 인정하는 것”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11.11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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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지는 것은 내 탓. 남 탓 하는 것, 가장 나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2013년도 <북악정치포럼> 스물 두번째 주인공은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다. 강연은 11월 5일 '소박한 정치 세상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조경태 의원은 달변이다. 이날 강의도 여러 차례 웃음과 박수가 나왔다. 강의가 끝날 무렵에는 학생들이 사진을 찍자며 줄을 섰다. 조 의원은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3선의 위업을 쌓았다. 자신의 말대로 15%의 지지율로 시작해 19대 총선에선 58%의 놀라운 성적표로 영남권 유일의 야당 3선의 중진이 됐다. 유신 정권 당시 YS를 연상시킨다.

현재는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제 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당내 주류인 ‘친노세력’과 지도부에게 호된 돌직구를 날린다. 이날도 변함없이 민주당의 자기 반성과 변화를 촉구했다.

▲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북악정치포럼에서 '남 탓'이 국내 정치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사오늘

이날 조경태 의원은 “(자신이) 경상도 사람이라 경상도 사투리가 세다. 못 알아들으시면 번역해드리겠다”며 좌중의 웃음을 이끌며 강의를 시작했다. 조 의원은 먼저 자신의 ‘15대 총선 도전기’를 소개하며 여당의 텃밭에서 3선의 위업을 쌓을 수 있는 비결을 털어 놓았다.

그는 “꽃다운 나이 28살에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했다.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었다. 우연찮게 제주도 가는 비행기에서 당시 지역구 여당 국회의원이 ‘전국 최고 득표율을 노린다’는 기사를 읽었다. 너무 오만한 생각이 아니냐? 누군가 꺾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조 의원은 이런 각오로 총선에 도전하기로 했다. 주위에서는 당시 대통령 YS의 정치적 텃밭인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나간다는 조 의원을 제 정신이 아니라고 만류했다. 조 의원의 지도 교수는 연구실에서 나가라고 호되게 질책했다. 모두가 그를 외면하며 떠나갔다. 하지만 그의 굳은 의지를 어느 누구도 막을 수는 없었다.

조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나를 비롯한 5명으로 시작했다. 아내도 포함됐다. 선거 1주일 남겨놓고 신호등 기다리는데 선거가 끝나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더라.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다. 선거 전날, 아내와 얼마나 표를 받을 수 있을까? 라며... 아내는 20표, 나는 200표 예상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선거결과가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축하메세지가 쇄도했다. 여당의 텃밭에서 무려 10.835표를 받았다. 15%의 득표율로 3위가 됐다. 조 의원은 비록 낙선했지만 자신의 총선 도전의 목표였던 여당 후보의 전국 최다 득표를 좌절시켰다. 그는 “28세 청년의 용기로 해냈다”고 당시의 감격스런 상황을 전했다.

이어 조경태 의원은 “16대 때 17.5%로 낙선했다. 다시 도전했다. 드디어 17대 총선에서 39.2%로 부산에서 야당 후보로 유일하게 당선됐다. 재선에 도전했던 2008년에는 서울에서도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다 떨어졌다. 손학규, 정동영, 한명숙도 떨어지더라. 나는 45%로 재선에 성공했다. 19대 총선에서는 58.2%로 3선 의원이 됐다. 15%에서 시작해 58.2%까지 올렸다.”

통 큰 생각으로 통합 이뤄내야...

▲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 ⓒ시사오늘

조경태 의원은 자신의 정치역정을 소개하며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선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얼마나 잘 살리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정치인의 가장 나쁜 버릇이 선거에 지면 남 탓 하는 거다. 그러면 발전이 없다. 내가 부족해서 지는 것이다. 내 탓이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의 일화를 털어놨다. “당시 상대방 후보의 선거법 위반 정보가 들어왔다. 보통 민주당이었으면 ‘선관위 고발한다, 기자회견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상대방이 반칙을 써도 당당하게 싸워 이기겠다’며 그냥 넘어갔다. 나는 유세 때 상대 후보 비판 안한다. 유권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만 해도 시간이 모자란다.”

또한 조 의원은 자신이 속한 민주당의 현실을 냉철하게 반성했다. 그는 “과연 민주당이 잘하고 있느냐?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당 대표와 식사하는데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내가 ‘민주당은 민주주의 제도를 실천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조 의원은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민주주의 실천 못하면서 다른 당 민주주의 실천하라고 할 수 있느냐? 제대로 된 민생 정치하면 국민들은 다 안다. 쇼나 국민 기만하는 행위들, 지나고 나면 가벼워 보인다. 우리 스스로가 변화하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진실 되게 보여줄 때 국민들이 받아준다.”

그는 이 대목에서 이날의 주제인 ‘소박한 정치’에 대해 “소박한 것, 진실 되게 또박또박 실천해 나가면 국민들이 알아준다. 선거 유?불리 떠나서 공약을 실천한다면 긍정적인 화답이 올 것이다. 남 탓하지 말고 겸손하게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보궐선거 대패, 자기  반성 부족했다. 조금 더 겸손해질 필요 있다. 이념 정당이 아닌 대중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경태 의원은 2000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엘 고어 후보의 ‘통 큰 양보’를 정치인의 덕목으로 손꼽았다. 그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많다. 엘 고어 후보는 ‘자신의 집권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미국의 분열을 막는 것’이라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 우리 같으면 대법원장 탄핵, 촛불시위... 미국은 다시 뭉쳤다. 미국 국민들은 그 기억으로 오바마 정권 만들었다. (웃으며) 미국 민주당 살아 있네!”

조 의원은 민주주의는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쓴다. 생각의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진정한 용기 있는 사람의 행동이다. 통 큰 생각으로 우리 사회를 통합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조 의원이 제시한 롤 모델 국가다. 그는 “이스라엘처럼 작지만 강한 나라 만들어야 한다. 먼저 정치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I.Q 평균 지수가 세계 2위다. 이스라엘보다 더 똑똑하다. 이스라엘도 해내는 일 우리가 왜 못하는가? 잠재력을 통합에 써야 한다” 고 강조했다.

조경태 의원은 ‘홍익 인간’을 최고의 건국이념으로 제시하며 “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건국이념 좋은 것 없다. (홍익인간의 뜻대로) 우리가 최고로 잘 사는 나라가 되면 다른 나라들도 잘 살게 할 것이다. 우리한테도 희망이 있다. 미래를 신명나게 준비해서 우리의 젊은이, 어르신을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여당의 텃밭) 부산에서 ‘나는 할 수 있다’는 각오로 현재까지 왔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조 의원은 민주당이 어떻게 변해야 하냐? 는 질문에 대해 “선거는 어떻게 졌느냐가 중요하다. (민주당은)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 새누리당보다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욕심때문이다. 계파적 이해관계 등...민주당은 결정해놓고 국민에게 따라오라고 한다. 안 따라오면 나쁜 편이라고 한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면서 국민이 선택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다. 선택과 판단은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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