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건설사들③>신세계건설, 1년 새 1300억 적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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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건설사들③>신세계건설, 1년 새 1300억 적자 '휘청'
  • 박상길 기자
  • 승인 2013.12.04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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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줄줄이 손실, 기업어음 신용등급 하락…외형 경쟁 아닌 내실 경영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상길 기자)

▲ⓒ신세계건설 홈페이지

이어지는 적자에 부채 증가, 대규모 공사 수주계약 해지 등 악재 속에 있는 신세계 건설이 한파를 견뎌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4분기 66억 원에서 △1분기 59억 원 △2분기 44억 원 △3분기 49억 원 등을 기록,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4분기 74억 원 △1분기 75억 원 △2분기 53억 원 △3분기 1103억 원 등을 기록했다.

부채율도 오름세가 꾸준하다. 2010년 164.42%에 달하던 부채율은 2011년 202.03%, 지난해 12월 262.91%를 기록하더니 올해는 1556%까지 급격히 치솟았다.

올해 특히 부채율이 높았던 이유는 트리니티 컨트리클럽 건설과 길음동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실패, 인천광역시 청라타운 개발 무산 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리니티 컨트리클럽은 신세계 건설이 2010년 경기도 여주에 지은 국내에서 가장 비싼 회원제 골프장 중 하나다. 이 골프장의 정회원은 최소 15억 원의 입회 보증금을 내야하며 연회원은 연간 7000만 원을 내야 한다.

골프장 회원권의 특성상 입회금이 유입되면 이는 유동부채로 잡히는데, 현재까지 차입금은 2509억 원까지 확대된 데 반해 회원수는 70여 명에 그쳤다.

길음동 PF사업은 차일피일 미뤄지다 계약이 해지됐다.

지난 4일에는 신길음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2039억 원 규모로 신세계건설 매출의 34%를 책임졌었다. 하지만 발주처의 공사도급 계약 해지 통보로 873억 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그룹공사 물량의 공백을 관급공사와 외부공사로 메워온 신세계건설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11년 81.3%에 달했던 그룹공사 물량은 올해 들어 10% 넘게 감소했다. 또한 지난 9월 누적기준 매출에서 그룹공사 비중은 70.50%로 감소했다.

▲ 부문별 매출 비중ⓒ시사오늘

그룹공사 물량 감소와 더불어 관급공사 수주마저 어려워진 이중고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그룹공사 발주가 장기간 지연되면 매출규모가 줄어들 수 있으며 분기마다 발생하는 100억 원 안팎의 판관비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신세계 건설 측은 "최근 관급공사 리스크가 커져 매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 없어 수주가 줄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천광역시 청라 국제업무타운도 발목을 잡았다. 이 사업에 출자한 외국인투자자들은 착공 지연의 이유를 들어 시공사에 240억 원에 달하는 지분을 매각했고, 손해는 고스란히 신세계건설로 돌아갔다.

'적자 늪'에 빠진 신세계 건설의 주가가 좋을 리 없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는 신세계 건설의 재무 안정성이 떨어졌다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낮췄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회사채나 기업어음(CP)를 발행할 때 금리를 높게 책정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자금 조달 비용의 증가로 재무적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결국 '재무구조 악화→자금경색→신용등급 하락'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룹 조차 신세계건설을 외면하고 있는 모양새다. 건설의 총차입금 규모가 2조5000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오히려 그룹 발주량이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세계건설을 향한 투자자의 시선도 차갑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 건설이 상장폐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올해 공시를 보면 길음 PF사업 800억 원, 청라타운 240억 등 대규모 손실이 났는데 이는 PF전문 기업이 아닌 신세계 그룹이 민간 PF사업에 잘못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의 사업에서 부실이 날 수 있는 부분은 공시를 통해 모두 털어난 상태"라고 일축했다.

이어 "올해 복합 매장, 프리미엄 아울렛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이를 건설사에 안정적으로 수주할 계획이라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건설 사태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외형 경쟁을 탈피하고 내실을 기하는 경영으로 전환해야 하며 수주 중심에서 고정이익을 거둬 불황기를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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