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공약, 1년 후②>“대학은 ‘대출’을 가르치고 빚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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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공약, 1년 후②>“대학은 ‘대출’을 가르치고 빚만 남겼다”
  • 방글 기자
  • 승인 2013.12.13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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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박근혜 정부 초기인 지난 2월 대학들이 내놓은 반값등록금의 ‘첫발’은 조족지혈, 국민 기대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학들은 동결 또는 3% 인하된 등록금을 내밀며 인심을 썼다.

이후 1년. 여전히 대학생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졸업생들의 상황도 오십보백보. 사회에 나설 채비를 하는 대학생들은 이미 천만 원 단위의 빚에 허덕이고 있다.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는 당연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직접 졸업의 전후에 있는 사회초년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사오늘

10일 J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8)군을 만났다.

그는 3학년 2학기, 장학금 획득에 실패해 한 학기의 학자금을 대출받아야 했다. 얼마 전 취업에 성공한 그는, 당장은 월급이 적어 원금상환이 어렵다고 했다. 주변의 친구들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었지만 부담만큼은 십자가를 짊어진 듯 버거웠다.

그는 “금액은 크지 않지만, 통장 잔고가 비어있을 경우 날아오는 문자에 굉장한 압박을 느낀다”며 “학교별 편차는 있겠지만 2000만 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는 친구들의 경우는 더욱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2년 후부터는 원금상환을 시작해야하는데, 현재 연소득이 2000만 원 정도 된다. 매달 30여만 원의 상환은 적금보다도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11일에는 S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권모(25)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340만 원가량의 등록금을 내고 있는 그는 현재까지 1300만 원가량의 학자금을 대출받았다고 했다.

하반기 취업에 실패한 그는 “상반기에 취업이 된다 해도 6개월가량은 백조 신세”라며 “취업도 못한 상황에 1300만 원이라니 앞날이 캄캄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부족한 용돈을 쪼개 적금을 붓고 있을 정도로 1300만 원에 대한 압박은 대단하다”며 “시작이 마이너스니 취업 후 2년은 일을 해도 돈은 안 모이는 허무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권양은 또, “동생이 세명인데, 한 가정에서 4명이 모두 대학을 다니려니 육아의 압박을 간접 체험하는 느낌”이라며 “막내를 도와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갚고도 돈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모세대보다 자식세대가 가난한 세대는 전 세계적으로 처음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취업 후에도 학생 때보다도 더한 거지생활을 해야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대학 교육의 수준에 대해서는 “인터넷 강의는 돈장사라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원하는 수업을 학교에 애걸복걸해가며 들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반값등록금 찬반 여부에 대해서는 “당연히 시행돼야 한다”며 “반값등록금은 예산 분배의 문제지 불가능과 가능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장학금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국가장학금 조차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1차 2차 다 받아도 60만 원밖에 안 되더라”며 “허탈하다. 소득분위가 높아도 받아가는 걸 보면서 차등 장학금 지급은 이미 다 물 건너 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뉴시스

같은날 Y대학을 졸업하고 1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변모(24)양에게도 ‘학자금 대출’과 ‘반값등록금’에 대해 물었다.

그는 “500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 때문에 2700만 원 가량의 학자금대출을 떠안았다”며 “1년을 갚았지만 앞으로도 3년은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수강신청이 전쟁이 되는 상황에서 교육의 질 조차 500만 원 값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반값등록금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졸업자이긴 하지만,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 “반값까지 무리가 있다면 등록금을 현재의 3분의 2정도로 줄이고 동시에 장학제도를 확대?개편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등록금이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쓰이는 지 의문”이라며 “사용내역을 학생들이 알기 쉽게 공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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