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해외수주 1위 뺏기며 명성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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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해외수주 1위 뺏기며 명성 ‘흔들’
  • 전수영 기자
  • 승인 2013.12.20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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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정의선 부자 간 경영승계 마스터플랜 변경되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전수영 기자)

▲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뉴시스

해외 공사 수주 부문에서 수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온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금액은 81억 달러다. 반면 삼성물산은 136억 달러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조만간 20억 달러 규모의 가스 플랜트 신축 공사를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삼성물산을 앞지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모두가 해외 수주 100억 달러를 넘기면 역대 3번째인 경사이긴 하지만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해왔던 현대건설로서는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다.

수년간 국내외 건설경기가 침체됐지만 현대건설은 지난 2011년 현대자동차에 인수되면서 해외공사 수주액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주액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현대엠코 사장에서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정수현 사장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몰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진짜 이유는 현대건설을 통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그룹’의 적자는 인식을 대내외적으로 심어주기 위한 것과 함께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故) 정주영 전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공업사(현 현대자동차)와 현대토건사(현대건설)를 주축으로 현대그룹을 성장시켰다. 정몽구 회장으로서는 현대건설을 품 안에 안게 되면 적통으로서의 확고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제수인 현정은 현 현대그룹 회장과의 분쟁을 불사해서라도 현대건설을 인수에 공을 들였다.

업계는 건설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건설이 합병할 경우 현대엠코의 주식 가치가 상승할 것이고, 이는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 간의 경영승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은 현대엠코 주식 200만 주(10.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 부회장은 501만2621주(25.06%)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대글로비스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이 나머지 64.94%를 가지고 있어 현대엠코의 주식 가치 상승은 정 회장 부자의 그룹 지배구조 강화에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배경 속에서 현대건설이 해외공사 수주에서 삼성물산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단순한 사건이 아닌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9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예상보다 큰 폭은 아니었지만 이번 인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여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사장단 인사가 끝나기는 했지만 현대차그룹이 미래를 위해 인수한 현대건설이 해외공사 수주 1위를 빼앗긴 정수현 사장으로서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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