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노무현이 아닌 김영삼(YS)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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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노무현이 아닌 김영삼(YS)을 봤다'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3.12.22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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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에게 공천 준 YS의 담대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세운 기자)

영화 <변호인>은 개봉 나흘 만에 관객 120만 명을 돌파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해 개봉 전부터 끊임없는 논란이 일었다.

대전에서 판사직을 그만두고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한 변호사가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1년 부산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 사건’을 통해 인권변호사로 거듭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시작 전 ‘특정인을 주제로 하지 않고 있는 허구임을 밝혀둔다’며 노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정치적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변호인>이 노무현을 주제로 한다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송우석 변호사로 나오는 송강호는 옷 입는 스타일까지 노무현을 흉내냈다. 김상필 변호사로 분한 정원중 역시 당시 인권변호사였고, YS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김광일이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내용도 ‘세무전문변호사’, ‘요트’, ‘부산상고’ 등 노무현을 암시할 만한 게 자주 나온다.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노무현이라는 확신성이 든다.

▲ 영화 <변호인>은 개봉 전부터 노무현을 소재로 한 것이란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22일 이 영화를 관람한 필자는 ‘노무현보다는 YS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인권변호사였던 김광일 노무현 등 두 사람을 정계에 발탁시킨 인물이 김영삼(YS)이기 때문. 1988년 13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였던 김영삼은 부산의 대표적 인권변호사였던 김광일을 영입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는 지역주의가 극에 달했던 시기다. 대구 경북은 집권여당이던 민정당, 부산 경남은 YS가 이끄는 민주당, 호남은 DJ의 평민당, 충청은 JP의 공화당 등이 지역구를 ‘싹쓸이’ 하던 때다.

그 지역엔 말뚝만 박아도 당선이 되던 시기니, 공천을 받자면 수억 원의 자금이 오갔다.
부산 경남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돈 보따리를 들고 상도동을 오고 간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이었을까?

하지만 YS는 돈보다는 부산의 인권변호사를 택했다. YS는 아무 조건 없이 김광일에게 부산 중구 공천권을 줬다. 그러자 김광일은 아예 YS에게 “저를 믿고 공천을 줬으니, 저 말고 2명을 더 공천해 달라”고 떼를 썼다.

김광일이 추천한 2명은 노무현과 김재규였다. 그 자리에서 YS는 ‘오케이’사인을 보냈다.

노무현은 5공 정권의 주역인 허삼수와 한판승부를 벌이기 위해 부산 동구에서 공천을 받았다. 김재규는 “나 혼자만이라도 재야에 남아 있어야 한다”며 거절했다.

한국정치사의 한 획을 그었던 노무현의 탄생은 그렇게 이뤄졌다.
김광일이나 노무현도 YS가 없었다면 무명의 인권변호사로 인생을 마치지 않았을까 싶다.

김광일, 노무현…, 이들에게 선뜻 공천을 준 YS의 담대함이 영화 상영 내내 잊혀 지지 않았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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