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레드캡투어에 일감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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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레드캡투어에 일감 몰아주기?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01.20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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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캡투어 우회상장 5년만에 업계 5위, 독점 상품 공급 계약 등 이어져
LG그룹에 공급하는 렌터카, 회사 이익의 80% 수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 ⓒ레드캡투어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한 탓인지 계열사도 아닌데 범 LG그룹이 레드캡투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레드캡투어는 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6촌 손자 구본호 씨가 2006년 미디어솔루션과 합병해 상장한 회사로 범한판토스가 39%, 구본호 씨가 28% 지분을 보유 중이다. 대주주인 범한판토스는 구 씨가 46.14%, 구씨의 어머니인 조금숙 씨가 53.86%를 가지고 있어 레드캡투어 역시 사실상 구 씨 1인의 업체다.

레드캡투어를 2012년 업계 5위에 올려 놓은 것은 LG家의 힘이다.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은 상용여행, 패키지여행, 렌터카인데 2013년 3분기 기준 상용여행과 패키지여행은 269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렌터카는 같은 기간 매출이 1074억 원 규모. 알려진 바에 의하면 레드캡 투어가 벌어들이는 매출의 60%가 범LG가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범LG그룹 여행은 레드캡투어가 책임진다

LG계열과 분리된 GS그룹의 GS샵은 1위 여행업체인 하나투어와 레드캡투어 단 둘만 입점시켰다. 하나투어는 업계 1위 업체라 큰 이견이 없지만 점유율 4.5%에 불과한 레드캡투어가 해외여행 상품을 공급하고, 제주 렌터카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GS샵 관계자는 “오랫동안 레드캡투어와 거래를 하고 있었고, 주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판매해 선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GS샵은 LG와 GS가 분리되기 전 LG이샵이었다. 따라서 LG가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컸을 당시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이어 “한 때 여러 업체들이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는데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그에 따른 고객 클레임이 홈쇼핑에 제기돼 두 곳만 선택하게 됐다”고 업체 두 곳만 입점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인터넷 쇼핑몰은 여전히 여러 업체들이 입점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GS이샵의 경쟁사인 CJ몰만 보더라도 입점한 브랜드만 7개, 대형 쇼핑몰들에 입점한 업체를 모두 더하면 십 여개가 넘는다.

뿐만 아니라 LG그룹은 소속 프로팀을 레드캡투어에 단독 제공해 여행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했다. 레드캡투어는 겨울 시즌에 LG트윈스 야구팀의 전지훈련에 참여하는 상품을, 여름 시즌은 LG세이커스 농구팀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었다. 이 상품은 레드캡투어가 2009년부터 매년 독점 판매 중이다.

LG전자는 또 자사가 주최하는 ‘웨딩박람회’ 행사에 신혼여행 업체로 레드캡투어를 꼭 입점시켰다. 레드캡투어는 LG그룹 계열사도 아닌데 입점해 이윤을 챙겨왔다. 이들 범LG 그룹의 출장 여행 또한 마찬가지로 레드캡투어가 일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LG전자 직원은 “모든 출장이 레드캡투어라는 회사를 통해 진행된다”고 말했다.

▲ 2012년 기준 레드캡투어 사업 점유율 ⓒ레드캡투어

회사 이익 80%가 점유율 3.5%인 렌터카에서 창출

레드캡투어의 주수입원인 렌터카 역시 시장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다. 주요 5대 기업이긴 하지만 2012년 12월 기준 3.5%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회사 총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레드캡투어가 상장된 이듬해인 2008년 렌터카 등록대수는 5294대 였는데 매년 크게 성장해 2012년 현재는 1만928대로 2배 이상 성장했다. 레드캡투어가 법인 렌트카 비율을 공개하지 않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업계 2위인 AJ렌터카의 매출 구조에서 장기 렌탈 매출 비중이 63%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레드캡 투어도 약 6900여 대 수준일 걸로 예상된다.

이 중 상당수가 범 LG 그룹에 제공하는 렌터카다. 여행과 마찬가지로 LG와 GS, LS 그룹은 레드캡투어에서 법인용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캡투어의 2대 주주이자 최대주주인 구본호 씨는 배당을 통해 2012년 약 30억8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범LG가의 도움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다시 범LG가로 돌아가는 순환 고리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규모는 더 커지고 가진 자들이 더 가지게 되는 불합리한 일이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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