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은 '종편' 재승인 심사, 그들은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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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남은 '종편' 재승인 심사, 그들은 무엇을 남겼나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2.04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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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종편의 가장 큰 문제는 '이념·정치적 편향', 개국 포부 어디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2011년, 종합편성채널 4사가 개국할 당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탄생부터 삐그덕거렸다. 출범 당시 미디어법은 일명 '날치기' 논란으로 위헌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의를 제기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 4사가 개국 할 것을 승인했고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보수언론사의 방송출범 과정은 그리 탄탄하지 못했다. 그 결과 '종편은 이명박 대통령이 조중동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특히 종편선정위원장 이병기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중 한명으로 싱크탱크 위원에 있었던 인물이었다. '종편사업자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여론독과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각종 논란에 휩싸였지만 우여곡절 끝에 종편은 2011년 12월 개국했다. '시청자는 기존 지상파 외에 4개의 지상파와 유사한 방송사들로 인해 채널 선택권이 높아진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또 지상파 독과점이 깨지면서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종편 채널의 등장으로 방송 시장에서 건전한 경쟁이 벌어지면 국내에서도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 후로 2년이 지났다. 햇수로는 4년차다. TV조선과 JTBC의 재승인 심사 만료일은 오는 3월 31일이고 채널A는 4월 21일이다. MBN은 하반기에 예정돼있다. 이들 중 누가 살아남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과연 종편은 개국 당시 선언했던 대로, 공정하고 엄중한 보도를 통해 국민의 질을 높였을까.

▲ 2013년 7월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종편승인심사 검증 TF 1차 기자회견'장.ⓒ뉴시스

종편은 한국 언론의 '암세포'? 종편의 '이념·정치적 편향'이 문제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언론·방송학자 48명에게 '종편 점수'를 묻는 조사를 실시했다. 학자들은 평균적으로 45.23점을 매겨 낮은 점수를 기록했고, 점수가 박한 최대 이유로 '이념·정치적 편향'을 꼽았다.

가장 낮은 점수를 준 사람은 정연우 세명대 교수로 0점을 줬다. 그는 종편을 "언론 환경을 나쁘게 만드는 한국 언론의 '암세포'"라고 다소 자극적인 어휘를 써가며 평가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사람은 강남준 서울대 교수로 80점을 줬다. 그는 종편을 "지상파 시청률 떨어진 건 종편 영향력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학자들은 종편이 개국 당시 말했던 것 처럼 방송 미디어 발전 기여도를 높였을까.

'기여하지 못했다'가 87.5%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기여했다'가 6.3%, '기타'가 6.2%로 나타났다.

이렇듯 전문가들은 종편에 대해 쓴소리를 서슴지 않는 반면, 일반 여론은 어떨까.

지난해 9월 <리서치뷰>가 응답자 1천명을 대상으로 "종편이 필요 하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47%가 '필요없다'고 응답했고, 4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없다'고 응답한 사람 중 종편의 부정적인 점은 '편파방송 등 불공정보도'를 1위로 꼽았고, 그 뒤를 '막말 등 저질방송'이 18%, '재방송 비율이 높고, 보도 일색이라서 볼만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가 17%를 차지했다.

종편 시사 프로그램엔 보수논객多, 진성호·변희재 가장 많이 출연해

지난해 10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종편 과 <채널A>의 오후 2~6시대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의 시사토크 프로그램 패널 70% 이상이 '친정부' 성향 인사인 보수논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종편 시사프로그램 중 가장 많이 출연한 사람은 진성호·변희재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돌아온 저격수다>에는 두 달간 122명의 출연자 중 117명(96%)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돼 가장 많은 보수논객이 출연했다고 밝혔다.

종편 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을 둘러싼 ‘종북 논란’에 관한 것으로 모두 74건이 다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조선일보>는 "민언련이 방송법도 모른다"며 반박 기사를 내기도했다.

'종편' 영향력 얼마나 대단하길래…朴, 당선 1등 공신?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굳건한 이유는 종편이 뒷받침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당선된 결정적 이유는 '종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본인의 회고록에, "매우 완강한 소수 의견에 막혀 저와 선대위는 종편과는 끝내 거리를 두었다"며 "대선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엄연한 실체를 모른 체할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언급, 종편에 출연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다.

또 지난해 2월 민주당원들은 99.1%가 "종편이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 당 내부에서 '종편 때문에 선거에 패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에서 이런 지적을 한 것은 다름아닌 종편 방송인 JTBC다.

JTBC의 프로그램인 <썰전>에서 특히 허지웅 씨는 종편 보도가 "거지 같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씨는 "대선 결과 자체가 앞으로 종편 채널 경영권에 있어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종편들의 대선보도가 대선 전후로 너무 선정적이고 편파적이었다"며 "이것을 ‘뉴스쇼’라는 개념으로 만들어서 시청자들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은 지나갔다. 이것은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스스로 지적했다.

진행자인 김구라 씨는 "낮에 (패널들이) 나와서 하루 종일 대선 문제로 토론을 하고, TV를 켜면 <쾌도난마>(채널A) 등 종편이 24시간 대선문제로 ‘털고 있으니까’ 굉장히 (보수 의견들이)자극적이었다"며 "종편에는 다 강용석(독설가들 집합)이 있었다"고 지적, 종편이 '보수화'된 것을 지적하는 언급을 했다.

약육강식 '종편',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월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재승인 심사는 14명 위원이 4일 동안 합숙하면서 진행한다고 알렸다. 방통위는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한다. 현재 방통위원 5인의 마지막 안건이다.

일각에선 현재 방송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방송사들이 '퇴출' 당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이번 재승인 심사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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