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의 행당 서울숲더샵은 '안전 불감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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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의 행당 서울숲더샵은 '안전 불감지대'?
  • 박상길 기자
  • 승인 2014.02.05 09:4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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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구조안전진단 결과 축소 후 공사 강행에 입주 예정자 '덜덜'
사측 "화재 피해 영향 적다" VS 입주 예정자 "정확한 안전 진단해달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상길 기자)

▲ 서울숲더샵 입주 예정자 대표단이 화재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시사오늘

오는 9월 입주 예정인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더샵 아파트 564세대의 입주예정자들이 포스코건설의 안전불감증에 제대로 뿔났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11월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피해 영향이 적다며 공사 강행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사고와 관련 정확한 구조안전진단이 필요하다며 공사 중단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포스코건설이 구조안전진단에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계약파기라는 초강수를 두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태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11월 23일 낮 12시 20분경 38층의 서울숲더샵 아파트 건물 103동 4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1시간가량 발생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또한 일주일 후 입주자들의 요구로 열린 원인 설명회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4층이 아닌 5층 내부 및 외벽 사진을 공개했다가 입주자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입주자들에 따르면 경찰 조사결과 하도급업체 직원인 오 모씨가 점심식사 전 사고 현장에 코드를 꽂아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실은 들어본 적 없다"며 "소방청의 조사결과 화재 발생은 원인 미상이었으며, 관할 경찰서(성동경찰서)의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의혹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포스코건설은 입주자에게 구조안전진단결과를 건축구조기술사회와 다르게 통보했다.

이들은 대부분의 피해 정도가 2~3등급에 해당, 콘크리트 피폭부위는 손상이 있으나 내부 콘크리트와 철근은 화재 피해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축구조기술사회의 보고서에는 육안상 4등급에 해당하는 구조체 폭열 현상이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다고 입주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구조안전진단검사를 통해 화재 피해 정도는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나뉜다. 1등급은 '피해 없음', 5등급은 '재시공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4등급은 화재 시 발생한 열로 콘크리트가 녹아내리는 폭열과 철근 노출 및 강도 저하가 발생했다는 것을 말한다. 3등급은 구조체 표면의 균열과 피복 콘크리트 폭열 현상, 2등급은 마감재 부분에 그을음 등이 있는 것을 뜻한다.

포스코건설은 구조안전진단 결과와 관련 폭열 현상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입주자들은 "포스코 윤리와 고객 중심은 말뿐이고 현실은 진상 갑질이다. 불 내고 모른 척하는 건설사인데 더샾 (아파트) 브랜드 믿음이 안 간다", "부모님이 포스코면 믿을 수 있는 회사라 분양 어떠냐 하시든데 불안해서 못하겠네요"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보면 기업의 진심을 알 수 있죠", "잘못한 게 있으면 시인하고 반성할 줄 아는 성숙한 기업이 됐으면 좋으련만" 등 불만을 터뜨렸다.

결국 입주자대표단은 관할 경찰서인 성동경찰서에 화재 원인 재수사 및 부실공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의뢰함과 동시에 대표단이 선정한 업체의 안전 진단을 요구했다.

아울러 안전 진단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손해를 입은 계약 호수의 현장 공개 및 정동화 부회장이 참석하는 공식 해명, 구체적인 보상안 등을 제시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들이 2차 안전 진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코어(건물 내 계단과 엘리베이터 등이 한 곳에 집중된 부분)를 채취하는 등 화재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 입주자의 참여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선정한 구조진단업체인 건축구조기술사회가 진행한 1차 구조안전진단 과정에서는 이런 과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같이 정확한 (사고) 원인 분석에 대한 입주 예정자의 항의가 거칠어지자, 포스코건설 측은 입주자들이 선정한 대한구조학회 지남용 교수팀의 2차 구조안전진단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 교수팀은 현재 5~6주간에 걸쳐 2차 점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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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경영 2014-02-10 13:49:05
포스코 건설의 대처가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네요. 저도 포스코건설에 대한 신뢰가 높았은데 이번 사건의 대응자세를 보니 어른들이 표현하는 양아치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잘못한 점이 있으며 겸허히 받아 들이고, 자신있다면 정정당당히 피해조사에 임하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포스코 팬 2014-02-07 00:47:21
저는 포스코 팬이었습니다.빌게이츠가 포스코송도사옥에서 본 글귀를 보고 세계를 다니며
포스코를 자랑해 주었죠.
저는 이제 포스코의 팬이 아니라 포스코의 안티가 되었습니다.
가슴 아프고,화가 납니다.현장의 인부들이 남기고 간 물품이 무언의 증언을 하고 있어요.

서울시민 2014-02-05 17:56:31
이게 숨겨서 될일 입니까?
진정한 국민의 기업이 될려면 정정당당해야 하지 않을까요...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용서를 구하고
입주예정자들과 원만한 합의를 해야 된다고 봄다.
웬지 포스코 믿음이 확 깨내...

정의의 사도 2014-02-05 15:08:54
숨기고 덮고 거짓말하고 밟고 그런 기업은 사라져야합니다.
잘못이 잇으면 인정하고 사과하고 벌을 받아야합니다.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은 절대 용서할 수 없어요.
진실을 밝히고 명쾌하고 깔끔하게 제대로 수습하지않으면 크게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생애 최초입주 2014-02-05 14:51:04
대한민국 기둥 기업인 포스코건설...
임직원의 윤리의식 부재, 꼼수 분양 등등.
저의 생애 최초 아파트는 불길에 그을린 헌집입니다. 과연 그들 본인 혹은 가족이 산다면 이렇게 막장 대응을 할까요? 그을린 자동차는 자발적 리콜하고 피해보상 절차를 밟습니다.
하지만, 지금 포스코건설은 아무런 대응없이 자동차를 교체할지 고객이 알아서 판단하고 가급적이면 페인트칠 다시 해줄테니 계속 타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