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城허물기③> 해운대가 낙점한 남자, 부산성을 점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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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城허물기③> 해운대가 낙점한 남자, 부산성을 점령하라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2.15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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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운대, 마이 변했다 아이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부산, 박시형 기자 홍세미 기자)

▲ 부산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비오는 해운대시장 입구 ⓒ 시사오늘

‘해운대’는 고유명사가 됐다. 수십년 전에도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입소문이 해외까지 퍼졌다. 관광객을 위한 해운대 마린시티, 신시가지와 각종 호텔이 들어서면서 세계 관광 명소 반열에 합류했다. 해운대는 그렇게 근 10년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짧은 시간 많은 발전을 한 탓에 부작용들이 많이 발생했다. 해운대구만 발전을 하면서 서부산과 빈부격차가 너무 벌어졌다. 부산 시민들은 불만이 있는 듯 보였다. 균등한 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부산에서 살기가 만만치 않다.

부산 서민들은 더 살기 퍽퍽해 진 탓일까.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시민들은 단순히 ‘새누리당 시장’보단, 부산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실용적인 시장’을 필요로 한다.

이젠 ‘당 보단 인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로 여럿 거론되는 가운데, 부산 시민들은 누구를 마음속으로 낙점하고 있을까. 민심을 듣기 위해 2월 7일 부산 해운대로 향했다.

부산 해운대구 택시업 김기사 (남, 62세)

-해운대에 관광객들 많이 오나요.

“요즘은 별로 없지예. 겨울이라 그런가 좀 뜸 해예. 예전엔 일본 사람이 많았는데 이젠 중국사람이 더 많이와예. 봄되면 나아질라나…. 그런데 서울사람인갑제, 뭣 때문에 내려왔는교.”

-지방선거 때문에 부산 민심 탐방하러 왔어요. 부산 시장에 누가 나오는지 알고 계시나요.

“서병수, 오거돈, 권철현, 이해성, 박민식이 나오는 정도는 알고 있어예. 출마선언은 안했어도 김영춘도 나온다 카데요”

-누구를 선호하시나요.

“아직 잘 모르겠심더. 정확하게 누가 나오는지 다 정해지지 않았으니 아직 생각은 안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고르라카면 오거돈이지예. 내는 오거돈 잘 모르겠는데 여론조사나 부산시장 적합도 1위하데예. 서병수는 정치인이고 오거돈은 행정가고. 행정가가 이끌어야 잘 돌아가지 않겠습니꺼. 권력만 생각하는 정치인보다는. 오거돈이 구청장부터 해가지고 여까지 올라온 거 보면 이번에는 될 수 있지 싶은데예.”

-새누리당 지지율이 더 높은데 가능할까요.

“예전 YS 때나 여당 지지율이 높았지, 지금은 달라졌어예. 아마 새누리당이 야권 지지율보다 높아도 약간 높을껄예. (지지율)60%도 못받을 것 같은데……야권이 많이 올라갔지예.”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YS, DJ 때나 지역 분할이 있었지, 지금은 안그래예. 지금은 지역감정 많이 사라졌어예. 20년 전엔 무조건 새누리당이라 하는기라. 아무것도 안보고. 지금은 그래 말하는 사람 없어예. 누가 정당보고 뽑는다카데예, 인물보고 뽑지.
부산이 영남권이라고 해도 박근혜가 경북서 지지도가 있지, 경남에선 별로 없어예. 또 대통령은 항상 정책 발표하고 이슈되고, 그 다음에 하는게 공약 파기 아닙니꺼. 그렇게 공약 파기만 하는데 누가 믿어예. 신뢰가 많이 떨어졌지예. 새누리당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일껍니도. 약속을 항상 안지키니까.”

-안철수 의원은 어떻게 보시나요.

“안철수 그런데로 좋아하지예. 부산 시민들은 민주당처럼 안철수를 배척하진 않는 모양이데예. 살기를 부산 진구에서 살았고, 연고가 있다 아닙니꺼. 지지도가 꽤 있어예. 아마 오거돈이 안철수 신당으로 나오지 않겠습니꺼.”

-부산에서 가장 개선돼야 할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광 오는 사람들이 보기엔 부산서 좋은데만 찾아다니고 하니까 좋아 보이지, 실상 들여다보면 못사는 동네는 엄청시리 못 살아예. 가스도 전기도 안 나오는 곳에서 살기도 해예. 이게 다 정치인들이 못해서 그런거 아닙니꺼. 그래서 요즘은 정치 얘기 잘 안해예. 몇 십 년 전만 해도 모이면 정치얘기 많이 했는데, 요즘은 먹고 살기 바빠가 그런 얘기도 잘 안해예.”

기자는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 해운대시장으로 갔다.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해운대의 예전 모습을 찾기 힘들었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운대시장은 여전했다.

해운대시장 ⓒ 시사오늘

해운대구 이 모 할머니 (여, 83세)

-해운대가 많이 변했어요.

“하모. 많이 변했지. 건물들도 많이 들어섰다. 잘살게 변했다.”

-해운대가 지역구인 서병수 의원이 부산시장에 나온다고 하던데. 어떻게 보시나요.

“서병수가 참 잘했다. 못한 게 뭐 있노. 서병수가 해운대 토박이로 계속 지켰다. 지역에서 국회의원 되면 뭐하노. 죄다 서울로 올라와가 안내려오는 사람 많다 아이가. 서병수는 계속 해운대 토박이로 남으면서 못 한 것 없이 잘해왔다. 서병수가 시장 할 때 됐다.”

옆에 있던 정 모 씨(남, 62)

“할머니는 6~70대니까, 서병수 지지하지. 우리 같은 4~50대들은 그렇지도 않아예. 오히려 오거돈이 많이 지지하지예. 오거돈이가 구청장 시절부터 부산 부시장까지 했고, 지지도도 높고. 서병수가 지역구 국회의원하면서 도대체 해운대에 뭘 해줬나 모르겠는데예. 미안한말이지만 한 게 없어보여예. 그런데 오거돈이는 정당이 없다는 점이 단점이지예. 많이 표를 끌어 모을 수 있을라나 모르겠어예.”

다과전문점 권 모 씨 (여, 63세)

-부산시장에 누가 나오는지 알고 계시나요?

“서병수, 오거돈이 나온다 카데예. 그런데 나는 서병수, 그 사람 별로라예. 너무 욕심만 부리는 사람 같아서예. 여기 앞 스펀지 건물 주인이었고 버스 운수업을 했는데, 자기네 버스만 신도시에 들여보내서 만날 버스가 부족했다 아닙니꺼. 하루에 몇 번 다니지도 않고 항상 만원이었어예. 상인들 왔다 갔다 하면서 장사해야 되는데 너무 불편해서 다니기 얼마나 힘들었는데예. 시 의원이었을 때도 자기 사업 불릴 생각만 했던 사람이 부산시장되면 말 다했지예. 얼마나 불려 먹을려고 또 부산시장까지 한다는 건지 모르겠어예.”

-그럼 야권에게 표를 주실 예정인지요.

“여권, 야권이 어디있어예. 그렇게 욕심 많은 사람이 되면 안된다는 생각뿐이지. 그런데 내가 오거돈이한테 투표한다고 해도, 되겠어예? 여기는 새누리당이 된다 아닙니꺼. 내가 새누리당 안 찍는다고 해도. 그래서 뭐 할 수 없어도, 지는 오거돈 뽑을 예정이라예.”

해운대구 운수업 김 기사 (남, 54세)

-부산시장 선거에 누가 나오는지 알고 계신가요.

“서병수, 권철현, 박민식, 오거돈, 김영춘이가 나온다 하데. 내는 그냥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좋고, 박근혜가 좋아예. 그냥 이유는 없는데, 보면 마음이 좋아지고 그러던데예.”

-그럼 새누리당 지지하실 예정인가요.

“글세…, 서병수가 유력하기는 한데 오거돈이랑 1대1로 붙으면 그건 또 모르지예. 게임이 된다 아닙니꺼. 오거돈이가 부산 부시장도 역임 하면서 많이 쌓았어예. 부시장 할 때 시장인 허남식보다 낫다 아닙니꺼. 당으로 보면 허남식이 나은데, 인물로 보면 오거돈이가 낫지예. 그런데 한 가지 단점이 그 사람 말이 어눌해. 그래서 신뢰가 좀 떨어지는 것 같데예.

여기 스펀지 땅이 서병수꺼고, 아버지가 운수회사(부산여객) 하고 국회의원도 했다 아닙니꺼. 아버지 때부터 서병수는 해운대에 계속 있었고, 여기서는 인지도랑 지지율이 꽤 높아예. 오거돈이보다 부산에서는 서병수가 인적 라인이 많이 형성돼있어서 선거 이끌어갈 땐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예.”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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