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風을 잡아라"…광주시장 노리는 야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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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風을 잡아라"…광주시장 노리는 야권 경쟁 '치열'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2.20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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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관전포인트(15)>강운태 vs 이용섭, 4년만에 '빅매치'
민주당 '친노'세력 독자행보, 왜?
안철수, 광주 접수 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김대중·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은 ‘호남風’ 덕분이었다. 호남은 대통령 둘을 당선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민주당 텃밭이었던 호남에서 다른 바람이 불고 있다. ‘安風’이다. ‘안철수 현상’의 근원지는 호남이었다. ‘못 살겠다. 엎어보자’는 호남 민심을 민주당이 대체할 수 없었다. 혜성처럼 등장한 ‘안철수’에 호남사람들은 매혹됐다.

안철수 의원은 인기에 부응하듯 신당 텃밭을 호남으로 정했다. 신당 창당 준비위원회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4명 중 2명도 호남사람으로 정했다. 민주당의 심장을 공격했다.

안 의원의 지지도는 한층 더 올라갔다. 신당인 ‘새정치연합’은 민주당보다 앞선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1월 광주·전남북에서 ‘새정치연합’은 45%, 민주당은 3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철수 현상’의 효과는 점차 떨어지는 것일까. 한국 갤럽이 2월 3일과 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이 34%, 새정치신당 27%로 역전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 둘은 각자의 텃밭인 호남에서 옥신각신 하고 있다.

▲ (왼쪽부터)강운태 광주시장, 민주당 이용섭 의원 ⓒ 뉴시스

“그래도 광주에선 민주당이지라”

호남지역 광주 시장으로 나설 야권 후보들은 누가 있을까.

가장 유력한 사람은 강운태 광주시장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민주당에, ‘현역 프리미엄’을 업고 있어 당선에 유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독주는 아니다. 4년 전, 강 시장의 라이벌이었던 이용섭 의원이 칼을 갈고 다시 돌아왔기 때문.

강 시장과 이 의원은 2010년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당시 강 시장은 37.8%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이 의원은 37.35%를 기록, 0.45%의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엇갈렸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광주에서 시작되는 민주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관건이자 2017년 정권교체의 열쇠다”며 “광주발전과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은 이번에도 여론조사에서도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여 ‘라이벌’임을 증명했다.

<중앙일보>와 지방 언론사가 시행한 10개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평균적으로 강 시장은 49.4%를, 이용섭 의원은 40.9%를 기록했다.

▲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 뉴시스

민주당 주류세력인 친노…텃밭인 광주에서 독자세력, 왜?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실장을 역임한 노무현재단 이병완 사장은 무소속을 택했다. 민주당 내 주류세력인 ‘친노’의 대표격인 이병완 이사장이 텃밭인 광주에서 무소속을 택했다는 것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달 22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광주로 거듭나고, 단일 야권을 창출하고, 광주와 대구가 ‘달빛동맹’으로 국민대통합을 이루는데 봉화를 들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당도, 조직도 없지만 어떤 기득권으로 부터도 자유롭다”며 “제가 믿고 있는 최고, 최선의 전략은 바로 광주시민이다. 시민들은 광주의 내일을 위한 최선의 전략이 무엇인지 알고 계실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 이사장은 왜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의 길을 택했을까. 민주당에선 강 시장과 이 의원이 투탑(two top)을 달리고 있어 이들의 자리를 뺏는 것은 아무리 당 내 주류세력이 친노라고 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또 광주에 상주하는 전직 언론인은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광주 여론이 민주당에게 신뢰를 잃은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대선 때였다”며 “지난 대선때 ‘친노’가 주도해서 전략을 짰지 않았느냐. 민주당이 패배로 이어지면서 호남 여론이 등을 돌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때문에 현재 호남에서 ‘친노’를 내세우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 민주당에서 지방선거에서  ‘친노’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병완 이사장이 무소속을 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이사장도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을 겨냥했다. 이 이사장은 4일 광주BBS 라디오 <빛고을아침저널>에 출연, "민주당, 안철수당 두당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시민을 볼모로 잡으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광주를 빼앗기면 망하니 '미워도 다시 한번 식'이고 안철수 신당은 '광주를 쟁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식의 공학적 전략만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을 선택하면 야당통합에 나서라는 광주의 명령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 악수하는 박주선-안철수 의원 ⓒ 뉴시스

안철수, 광주서 주도권 잡을 수  있을까. 문제는 '인물'

호남을 텃밭으로 정한 안철수 의원은 현재까지 민주당 못지않은 지지를 받고 있다. 안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변수’다.

하지만 안 의원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안 의원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높지만, 막상 내세울 인물이 없다는 것.

‘새정치연합’ 창당 추진 기구인 새정추 윤장현 공동위원장이 광주시장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측되지만 ‘파급력’을 발휘하는것은 미지수다. 작년 12월 8일, 새정추 공동위원장 4명을 발표한 후에 ‘파급력 있는 인물이 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안 의원과 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 한들 나설 주자가 없거나 시원찮으면 지지율이 폭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새정치연합’의 경우, 첫 선거이기도 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텃밭인 광주에서 승리할 수 없게 되면, 신당이 앞으로 정치계에서 자리잡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된다.

때문에 안 의원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은 최근 광주시장에 나설 인물로 민주당 박주선 의원과 접촉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박 의원은 1998년까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을 하다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 법무부장관을 역임, 제16대 새천년민주당으로 정계 입성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은 현재 민주당 내 주요 세력인 ‘친노계파’와 정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12일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종 결정을 한 것은 아니지만, 친노와는 정치를 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철수 의원의 신당 쪽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언급, ‘새정치연합’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사람 뺏기기’를 막기 위해 중진인 박지원 의원과 권노갑 고문 등이 나섰지만, 그다지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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