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50년 죽마고우의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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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50년 죽마고우의 진검승부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2.2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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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관전포인트(16)> 이시종vs윤진식 구도…정우택 · 새정련 변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새누리당 윤진식 의원(오른쪽)과 이시종 충북도지사 ⓒ뉴시스

제일 친한 친구가 적이다. 오는 6‧4 지방선거의 충청북도지사 선거 구도다. 충북에선 50년 지기인 이시종 충북지사와 윤진식 의원이 맞붙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의 등판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새정련)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이시종 현 지사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 이 지사는 71년 제 10회 행정고시를 통과하고 충청북도 법무관, 내무부 사무관,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두루 거친 관록의 행정가다. 95년부터는 민선 1~3기 충주시장을 지냈다. 이후 17대 국회에 입성, 재선까지 성공한 뒤 지난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에 당선됐다.

새누리당에선 윤진식 의원이 거론된다. 윤 의원 역시 이 지사와 유사하게 72년 제 12회 행정고시를 통해 재무부 사무관으로 출발, 재정경제부 차관을 거쳐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정통 관료다. 18대 재보궐 선거와 19대 총선에서 승리한 재선의원이기도 하다.

이 지사와 윤 의원은 청주고 동기동창으로, 고교 때부터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알려졌다. 둘 다 충주 태생으로 고향도 같다. 행시 출신 정통 행정가 타입의 인사인 이들은 걸어온 길도, 이미지도 흡사하다. 그러나 몸담고 있는 정당이 달랐다. 이 지사는 민주당, 윤 의원은 새누리당과 정치를 시작한다. 그렇게 이들은 우정과 무관하게 정적(政敵)의 길을 걷게 됐다.

충돌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일어났다. 충북의 양대 심장 충주에서 맞붙은 둘은 선거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벌였다. 결국 선거는 1500여 표 차, 민주당 이 지사의 신승으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둘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지사가 지방선거에 나서며 공석이 된 충주시는 재보궐선거가 열리게 되고, 윤 의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재보궐에서 승리한 윤 의원은 이 지사의 자리를 채우며 국회에 입성한다. 이후 그는 19대 총선에선 69.3%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며 재선에 성공한다.

윤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었으나, 지난 2월 6일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며 거칠 것이 없어졌다. 이후 연일 이 지사를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도는 민선4기 정우택 지사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오송역세권개발사업도 주민들의 눈물과 분노만 남긴 채 원점으로 되돌려 놓은 전력이 있다”며 “이는 이시종 지사의 무능과 독선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충북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자대결의 경우 이 지사가 37.0%, 윤 의원이 29.3%를 기록하며 이 지사가 조금 더 앞서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적극투표층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윤진식 의원이 35.4%로 이시종 지사(33.5%)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혼전이 예상된다.

변수는 정우택…새정련 움직임도 ‘주목’

양자대결 구도로 조망되는 충북지사 선거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판이 짜인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 측에서 후보군이 형성되며 치열한 경선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서규용 전 장관과 이기용 교육감이 출마 의사를 직 ‧ 간접적으로 드러낸 가운데,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이 부상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15, 16, 19대에 걸친 3선 의원이다. 민선 4기 충북도지사를 지내기도 한 그는 지난해 “충청권의 인구가 호남권의 인구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은 5명이나 적다”며 충청권 국회의원 수 불이익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출하기도 한 충청 여권의 핵심 인사다.

앞선 여론조사의 다자대결 구도에서 정 최고위원은 25.7%를 기록, 29.2%를 기록한 이 지사를 바싹 쫓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42.%를 얻으며 이 지사(33.3%)를 앞서기도 하는 등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정 최고위원의 출마 여부가 여권 최대의 변수라면, 야권 최대의 변수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새정련이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모름 ‧ 무응답은 평균 20%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아직 충분한 부동표가 남아있는 시점에서 새정련의 행보는 판을 뒤흔들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호남이나 수도권에 비해 충청권의 안풍(安風)은 강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충북은 대전이나 충남에 비해서도 뚜렷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창당이 가시화되고 세를 결집할 경우, 민주-새누리의 박빙 구도 양상에서 캐스팅 보드를 쥘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신언관 정책네트워크 내일 충북포럼 상임대표는 21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충북도당 창단준비위원단 임명 절차가 마무리 되면 준비작업이 가시화 될 것"이라며 "윤여준 공동위원장이 충청권 조직 인선을 맡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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