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도민준' 김수현 "나는 아직 도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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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도민준' 김수현 "나는 아직 도전자"
  • 박필립 기자
  • 승인 2014.03.06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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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필립 기자)

▲ 김수현ⓒ키이스트

도민준의 차가우면서 활발한 매력은 한국과 중국 열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이하 '별그대') 종영기념 김수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는 이날 ‘외계인’ 도민준이 아닌 인간 김수현으로서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톱스타임에도 불구 취재진 앞에서 겸손한 태도와 수줍은 미소로 일관, 현장 여심(女心)을 흔들었다.

그는 "얼굴이 작아서 다른 배우에게 피해를 주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 음, 그게, 하하하"라고 웃다 "어머니 감사합니다"라고 외쳐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가벼운 듯하면서도 진중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별 그대 비하인드 스토리와 앞으로의 포부 등 많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①가질 수 없는 매력의 남자, 도민준

연기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그는 "영화 '타짜'에서 김혜수 선배님 대사 중에 '이 남자 가질 수 없는 건가?'라는 대사가 있었어요. '가질 수 없는 남자는 굉장히 갖고 싶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준도 천송이(전지현 분)에게 무릎을 꿇기 전까지는 가질 수 없는 남자였죠. 그런 점들을 표현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민준과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민준이 형은 아는 것이 많고 저는 많은 공부가 필요한 상태예요. 공통점이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가 가진 진중한 모습을 닮았어요(웃음)."

실제 성격에 대해서도 말했다.

"(다른 분들이 볼 때) 집요하다고 할 수도 있을만한 성격이예요. 최근에 가까운 사람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너는 그렇게 성격이 한 곳에 치우쳐서 (연기할 때도) 집중을 한 곳에만 하는 것 아니냐'고 했어요. '네가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이야기한 전체를 봐야 하고 시야가 넓어야 하고 그런 것에 틀어지지 않겠나'라고도 하더라고요."

"생각하다가 그런 대답을 했어요. 숲을 보는 게 아니라 나무를 보는 것은 맞지만, '나무들'을 보는 것이라고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 드라마 촬영을 할 때, 연기할 때 매 컷들 매 신들 드라마 전체를 만드는 것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됐죠. 연기할 때 어떤 감정을, 단어를 쓰는 데 있어 집요하게 표현하려고 하고 그런 감정들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민준은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조선땅에 떨어진 외계인이라는 설정의 인물이었다. 그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김수현은 그가 살아온 400년의 세월을 표현하는 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민준의 세월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처음 생각했던 건 '인간에 대한 상처'였어요. 처음 지구에 도착했을 때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상처를 받아가면서 감정을 누를 수밖에 없게 되고 점점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아간다고 할까요? 특별히 외계인이라서 다르지 않겠냐는 생각보다는 드라마 안에서 주어진 일을 하다 보면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감정선을 똑같이 가져왔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었어요."

"조선 시대 분장이나 개화기 시대 분장 같은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이전에 사극(해를 품은 달)을 해서 그런지 도포 자락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많은 분이 같은 모습을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②민준과의 싱크로율, 현장 소통으로 이뤄내

▲ 김수현ⓒ키이스트


'외계인' 민준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현장 관계자와의 소통을 꼽았다.

"특별하게 어떤 작품을 참고하거나 도움받지 않았어요. 작가님,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작가님과 감독님의 허락을 받으며 방향을 잡아 만든 캐릭터예요. 그렇게 현장에서 만든 캐릭터라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극 중 민준은 염력을 쓰고 시간을 정지시키고 공간이동을 하는 등 자유자재로 초능력을 사용한다. 김수현은 여러 능력 중 가장 갖고 싶은 것으로 공간이동능력을 꼽았다.

"시간을 멈추는 능력도 좋고 공간 이동 능력도 좋은데요. 그래도 공간 이동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집에도 빨리 갈 수 있고요.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는 초능력을 사용할 때 나올 때마다 눈에 힘을 주거나 하는 식으로 이를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애로 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웃음). 촬영할 때 스태프도 다 지켜보고 있고 심지어 주변 동네 주민도 있는데 저 혼자 눈을 부릅뜨거나 몸을 움직여야 했거든요.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친구들도 방송보고 제가 진짜로 초능력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별 그대는 드라마 전개 못지않게 에필로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그는 에필로그 신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천송이에게는 비밀로 하고 시청자에게 따로 얘기해주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나는 이미 천송이와 사랑에 빠졌어'라고 말하는 비밀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그렇게 비밀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연기할 때도 재밌고요. 굉장히 좋았어요."

그는 전지현과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지현 누나와 '도둑들' 이후 드라마에서 만나게 돼 편했어요. 물론 나이 차이는 있지만, 누나 성격이 워낙 쾌활해서 현장 분위기 맞추는 데도 좋았고요. 캐릭터 준비를 많이 해줘서 촬영하는 동안 진짜 천송이와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라마 명장면은 뭐니뭐니해도 민준과 송이의 달달한 키스신이다. 달달한 키스신 뒤엔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을까?

"민준은 키스하면 기절하는데, 능숙해 보여야 하나 어설퍼 보여야 하나 고민했어요. 도민준만을 표현하려고 했다면 좀 딱딱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많은 분이 이 장면을 보면서 '어우~어떡해'라는 얘기를 듣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부러 각을 더 만들기도 했다."

드라마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도 키스신을 꼽았다.

"키스 장면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도민준이 얼음 호수에서 시간을 멈추고 천송이에게 가 손잡고 키스한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촬영 날 눈도 많이 오고 얼음도 꽝꽝 얼어있는 차가운 분위기였는데, 따뜻한 느낌을 섞을 수 있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 기분 좋았어요"

그는 키스신 현장 분위기도 공개했다.

"현장 분위기는 굉장히 화기애애했어요. 모든 남자 스텝들이 속된 말로 죽겠는 거죠. 다들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걱정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그가 캐릭터를 잘 고르고 흥행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캐릭터가) 사랑 받는데는 작품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서는 일편단심의 슬프고 가슴 아픈 가상의 왕,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는 임무 수행을 위해 간첩으로 활동하다 정 들어버린 스파이. '별그대'에서도 그랬고. 많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열 수 있을만한 캐릭터였다고 할까. 그런 부분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고 생각해요."

▲ 김수현ⓒ키이스트

③별그대 만족스러워…계속 도전할 것

그는 별그대 결말에 만족했을까. 결론적으로는 YES였다.

"민준은 시한부는 아니지만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죠. 하지만 감독님을 포함해, 그 누구도 결말을 모르고 있었어요. 시청자들의 눈물, 콧물을 쏙 빼고 싶어서 새드 앤딩이 되길 바랐지만 행복하게 마무리가 됐어요. 그래서 종방이 실감 날 때까지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하지만 많은 분이 해피 엔딩 결말을 사랑해주셔서 좋았어요."

그동안 김수현의 작품은 달달한 로맨스가 주를 이뤘다. 이에 로코에 잘 어울리는 배우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김수현은 NO라고 대답했다.

"아직 도전자라고 생각해요. 여러 인물에, 여러 성격의 캐릭터를 도전할 생각이예요. 하지만 시기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 제 위치에서 연기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고요. 지금은 아직 '해보고 싶다', '표현해보고 싶다'라는 느낌이 드는 작품을 더 하고 싶어요"

"도전자 자세에서 최대한 변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제까지나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예요. 아직 어떻게 변했다는 건 잘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도전해나갈 생각이예요."

한편 김수현은 광고촬영 등 국내 스케줄을 소화한 후 16일부터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을 돌며 아시아 팬미팅 투어를 진행한다. '민준 앓이'가 시작된 중국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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