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취업을 못하는가①> 취업준비생, 현실은 ´절망´
스크롤 이동 상태바
<우리는 왜 취업을 못하는가①> 취업준비생, 현실은 ´절망´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4.04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취업박람회에 모인 취업준비생들 ⓒ 뉴시스

# 김태균(가명), 취업 재수생, 25세 남성, 대전 D 4년제 사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점 4.3/4.5, 토익 935점, 토스 6 lv(140점), 독일 교환학생 1년, 대전시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 80시간 (학교생활과 병행하며), 공기업 인턴 6개월

-지난 하반기 취업 지원 서류 합격 승률:50 전 2 승

-서류통과 기업:삼성전자 영업마케팅 분야(삼성은 결격 사유만 없다면 모두 인적성을 볼 수 있다), cj 제일제당 영업분야

김 씨는 억울했다. 그는 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취업을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학 때문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지방이고, 거기다 국립대도 아닌 학교를 다녀서 취업할 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면서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이 들어 그것을 보안하기 위해 다른 스펙을 올리려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취업을 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학벌 인 것 같다”며 “내가 다른 스펙은 객관적으로 다 좋은데 학교만 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씨는 “나보다 학점과 토익이 낮은, 그야말로 스펙이 별로인 같은 과 동기들은 공무원 준비를 하거나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초대졸 모집에 지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 정현진(가명), 취업 사수생, 27세 여성, 서울 S 4년제 사립대학교 철학과, 학점 3.8/4.5, 토익 880점, 오픽 IH, 중국어 HSK 5급, 환경단체 인턴 6개월, mos 자격증(mos자격증은 이력서에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하반기 취업 지원 서류 합격 승률:100전 7승

-서류통과 기업:삼성 SCSA 프로그래머 분야, LG유플러스 STAFF 부문, GS 리테일 영업, 나머지 회사는 중견~중소기업.

정 씨는 대기업 중 서류합격된 2 곳 중 한 곳은 인적성에서, 한 곳은 면접에서 탈락됐고 중견기업은 면접에서 탈락됐다고 전했다. 최종 한 곳 붙은 중소기업은 정 씨가 생각한 업무와 달라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씨는 소위 서울 명문대학교라고 불리는 학교에서 취업이 되지 않아 졸업을 미뤘다. 그는 현재 6학년이다. 정 씨는 취업을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과 때문인 것 같다”면서 “내 과가 문사철과 중 하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문사철 과란 문학(文), 역사,(史), 철학(哲)과다. 보통 국문학과, 역사학과, 철학과를 ‘문사철’과 라고 칭한다.

정 씨는 “문사철과를 전공한 학생들은 취업을 잘 못한다”라면서 “우리가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 드물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정 씨는 이어 “때문에 우리는 ‘전공과 무관’한 영업 부분 밖에 지원을 못한다”라며 “하지만 영업 부분도 이공계를 선호하거나 경영학과를 선호해 우리는 지원해도 보통 탈락한다”고 말했다.

정 씨는 “취업도 너무 길어지니 정말 힘들다”면서 “생활 패턴도 뒤죽박죽이고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그는 특히 “경제적으로도 참 힘들다”면서 “집에서 용돈 타 쓰자니 나이가 너무 많아 눈치 보이고, 아르바이트를 하자니 취업 준비하는데 방해될 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정 씨는 “다음에 아이를 낳게되면, 무조건 이공계를 보낼 생각”이라며 “이공계는 취업이 잘된다”고 밝혔다.

#3.김진행(가명), 고시준비 하다가 취업으로 방향을 바꿈, 29세 남성, 서울 K 대학교 건축학과, 학점 3.4/4.5, 토익 800, 토스 lv5.

-지난 하반기 취업 지원 서류 합격 승률:40전 9승

-서류통과기업: 삼성 물산, 두산건설, LG 하우시스 등.

인적성에서 7 곳 떨어졌고 2 곳은 면접까지 갔으나 떨어짐.

전 씨는 “취업이 이상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이렇게 안 될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도대체 뭐가 잘못되서 번번히 탈락하는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시즌이 최악인 것 같다”면서 “2011년 쯤 내 동기들은 거의 대부분 대기업으로 취업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 때 당시엔 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2년 동안 공부만 했다”며 “2년 후에 취업 하려니 이과여도 정말 죽을 맛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얼마나 더 독해져야 취업에 성공할지 모르겠다‘면서 ”도대체 뭐가 문제라 번번히 떨어지는지 이유라도 좀 알고 싶다“고 언급했다.

<시사오늘>이 만나본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대기업을 원하고 있었다. 게다가 취업이 안되는 이유를 학벌, 과 등 개인탓으로 돌렸다. 충분한 스펙을 지녔음에도 '부족하다'고 느껴 특별한 스펙을 쌓기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도 대답했다.

지난 해 삼성그룹의 경우 4000명을 모집하는 하반기 시즌에 10만 3000명 정도가 몰렸다. CJ의 경우에도 600~700명 사이로 채용하지만 8~9만 명이 몰렸다. 대기업 쏠림현상으로 인해 경쟁률이 지나치게 올라 떨어지는 게 당연한 현상이 됐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