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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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0.04.19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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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여론조사 수위달리며 ‘대세론’ 확산
한명숙 무죄판결로 오세훈 대세론 ‘흔들흔들’
정치권, ‘원희룡 대안론’?‘ 제3후보론’ 급부상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당초 시장 프리미엄을 앞세워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던 오세훈 후보의 낙승이 점쳐졌으나, 야권의 유력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판결’로 선거전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9일 한 여론조사 기관이 서울시민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한 전 총리가 39.2%의 지지율로 오 시장(37.6%)을 1.6%차로 따돌리며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의 본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 민심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세훈 현시장.     © 뉴시스
때문에 당내에서는 ‘원희룡 대안론’이나 ‘제3후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선거막판 ‘후보단일화’도 경선판도를 뒤흔들 변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전을 들여다봤다.
 
원희룡 대안론

원희룡 대안론의 실체는 ‘당심’이다.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월간지 <한나라비전>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월드에 의뢰해 지난달 25~27일 3일간 한나라당 중앙위원들 3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원희룡 후보는 43.8%의 지지율로 오세훈(24.1%) 현 시장을 두 배 가까운 격차로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 한명숙 전총리의 무죄판결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관만 할 수 없게 된 한나라당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심에서 오세훈 시장을 추월한 원희룡의원.     © 뉴시스
물론 민심은 아직까지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오세훈’ 편이다.

같은 날 <한나라비전>이 서울지역 일반시민 700여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오 시장이 45.0%를 기록해 원(21.2%) 후보에 앞섰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당원과 민심 비율을 합산, 서울시장 경선 후보를 뽑는다면 원 후보가 오 시장을 2.3% 차로 따돌리며 승리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경선은 당심과 민심의 비율이 50대 50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심과 민심이 6대4로 반영된다. 지난 2006년 서울시장 경선전을 보더라도 그렇다. 때문에 오 시장이 2006년도와 같이 압도적 국민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어, 당심에서 원 후보와 큰 표 차이가 나면 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원 후보가 당심을 확고히 한 경우는 비단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3월 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이 서울에 거주하는 한나라당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40.8%의 지지율로 1위로 차지하며 오 시장(29.2%)을 크게 압도하며 ‘당심=원희룡’이라는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원 후보는 이에 대해 “‘오 시장의 4년 연장은 안된다’는 당의 목소리가 반영돼 나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제3후보론

제3후보론은 야권의 유력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의 수뢰혐의에 대해 1심의 무죄선고가 있은 직후인 지난 9일 서울시민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가 39.2%의 지지율로 오 시장(37.6%)을 1.6% 앞지른 것으로 나오면서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선거가 가까워올수록 현역 프리미엄이 힘을 잃기 마련이다. 현재까지는 오 시장이 근소한 차로 앞서거니 뒤서기니 하고 있지만 선거 막판으로 가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구로구청장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지난 2월초 민주당에 입당한 이성 전 서울시 감사관 ‘변수’도 제3후보론을 부추기는 이유다.

이 전 감사관은 서울시 중책을 맡았던 인물.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서울시 중책을 맡았던 이 전 감사관이 오 시장과 관련한 모종의 ‘파일’을 지니고 있을 것이란 풍문이 돌고 있고, 실제로 민주당이 삼고초려 끝에 이 감사관을 영입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고 있다.

특히 이 전 감사관이 오 시장의 핵심요직을 거치며 오 시장 최측근으로 일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엇인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가의 전망이다.

이에따라 당 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던 ‘제3후보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제3후보론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만큼 인지도를 가진 후보를 데려오기도 쉽지 않아 여권 내부의 고민은 그만큰 커질 수밖에 없다.

당 내 한 중진 의원은 이와 관련 “당 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3후보론이 제기돼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태에서 제3후보론을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
 
또한 오 시장이나 원 후보, 나 후보만한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 제3후보론은 이미 물 건너가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듯 한 전 총리와의 가상대결 수치나 이성 전 감사관의 ‘X파일’ 등의 후문이 돌면서 제3후보론은 경선 막판까지 꾸준히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오 시장 측은 “서울시의 방침은 원칙상 언론과 전화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오 시장과 직접 대면 인터뷰하거나 서면으로 할 경우에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후보단일화

후보 간 단일화도 경선전의 최대 변수다. 현재까지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며 수위를 달리고 있지만, ‘원희룡-나경원’ 간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파괴력은 단숨에 ‘오세훈 대세론’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데일리안>이 GH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3월 28일 30~40대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한 ‘한나라당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오 시장이 35.3%의 지지율로 1위, 원 후보가 14.6%로 2위, 나 후보가 14.4%로 3위를 차지해 오 시장이 계속해서 앞서가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번 조상서 ‘현 시장 교체론’에 55.8%가 찬성했다.

다시 말하자면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표심이 ‘반(反)오세훈’을 향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 후보의 경우 “오 시장의 4년 연장은 안된다는 것이 당의 목소리다. 내가 단일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고, 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후보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 후보는 후보단일화에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지만 “오 시장의 독자행보를 막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막판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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