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모두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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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모두 OUT?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4.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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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으로 힘들다”며 당내 소장파 제기
한나라당 후보군, “현실성 없다” 부정적
‘2%가 부족하다?’ 최근 한나라당 내부에선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유는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에 이어 지난 4월 1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지만, 좀처럼 경선 흥행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

게다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무죄선고 이후, 여론의 관심이 온통 한 전 총리에게 쏠리자, 한나라당은 ‘한명숙 후폭풍’ 차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민주당뿐 아니라 민노당, 진보신당 등은 이번 무죄선고를 계기로 검찰 개혁과 동시에 ‘정권 심판론’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특히나 오는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과 맞물려 한명숙 효과가 극대화 될 경우, 여당으로서는 범야권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기 힘들다는 것.

▲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왼쪽 부터)     © 뉴시스

이런 이류로 여당의 일부 의원들은 야당의 정치적인 공세에서 좀 더 자유로운, 즉 비정치적이면서 동시에 보수층의 표심을 파고들 수 있는 제3의 후보론을 설파하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의 의중도 현재 한나라당 후보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높은 여론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오세훈 시장의 경우 친이계 인사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

현재 거론되고 인물 있는 제3후보군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 전원책 변호사 등이 있다. 일단 이들은 합리적이며 새로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로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현재 서울시장 제3후보로 거론되는 보수우파 진영 인사 중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는 수구냉전의 이미지로 고착화돼있는 한나라당의 보수이미지에서 탈피,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공동체적 가치와 조화를 중시하는 ‘합리적 보수’의 유연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그는 잠시 정치권에서 떠나있으면서도 지속적인 대한민국의 선진화, 즉 국가운영시스템 전반의 철저한 제도개혁과 더불어 모두의 의식개혁을 강조하는 선진 대한민국을 역설하며 보수진영의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박 이사장은 지난 2005년 5월 23일 참여정부의의 행정도시건설특별법 통과에 반발하며 탈당계를 제출, 끝내 의원직을 포기하는 강직한 모습을 보여주며 보수층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다른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4월 6일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는 어려운 것이다. 나는 24시간 나라를 고민해야 하는 정치를 할 만큼 정열적이지 못하다”며 현실정치 참여에 선을 그었다. 전 변호사는 이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은 물론, 안보, 환경 등 다방면에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내 현실정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 현실정치를 안 시켜줘서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거듭 제3후보군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 변호사는 대표적인 보수논객답게 향후 벌어질 무상급식 등 지방선거 이슈에 대해서는 입이 있는 이상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두언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지난 3월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등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정가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제3후보군 중 한명인 전원책 변호사(가운데). 그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자문역할을 했다.     © 뉴시스

서울시장 제3후보군, 현실가능성은?

 
이 같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제3후보군 영입에 대해 원희룡, 나경원 등 각 진영과 일부 의원들은 “현실가능성이 낮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원 의원은 지난 4월 13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후보 영입론은 다 지나간 이야기”라며 잘라 말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회위원장 역시 지난 3월 21일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서울시장 제3후보론과 관련, “제3후보 운운하는 것은 불필요한 기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공직자 신분으로 총리 공관에 부적절한 자리를 만들고 골프가게까지 드나든 한 전 총리가 서울시장으로 적합한지, 아니면 검증된 한나라당의 후보들이 적합한지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제3후보론 영입은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차세대 리더그룹 중 누가 나와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나 의원은 지난 3월 24일 BBS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재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서울시장 제3후보론은 오세훈 시장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어 “여론조사 1위인 오세훈 시장의 지지율이 ‘늘 견고하지는 못한 것이 아닌가’하는 당의 걱정이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뿐 아니라 역대 선거에서도 제3후보론 영입은 언제나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고공행진 지지율에 고전한 민주당은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현 총리의 영입설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고건 전 총리는 난색을 보였고, 정운찬 총리 역시 현실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불출마를 선언을 하며, 제3후보론은 힘을 잃었다. 그들은 왜 큰 꿈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경선에서 실패했을까. 그것은 바로 돈과 조직의 열세와 권력의지의 불충분 때문이라는 관측이 크다.

이미 당내에 상당한 조직을 갖춘 기존의 정치인들에 비해, 그들은 조직도 경선 자금도 없다. 또한 그들은 경선의 감동을 줄 만한 아이콘도 부재했다. 2002년 민주당 대권 경선 당시, 한 때 5%의 지지율로 채 되지 않았던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은 일관된 정치행보, 즉 지역구도 타파와 족벌언론과의 헤게모니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국 대권을 차지했다.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로 거론됐던 고건 전 총리는 현재 MB정부의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학자시절 MB노믹스를 줄곧 비판해온 정운찬 총리는 MB정부의 국정 2인자 자리에 오르며 갈지(之)자 행보를 보였다. 결국 이들의 행보는 부메랑이 돼 현재 차기 대권후보 지지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기성 정치권에 혐오증을 일으키고 있는 유권자들을 흡입할 만한 새로운 인물이 나올지, 아니면 집권세력의 이상적 지향점과 현실적 제약조건이 만나는 인물로 갈지 정치권의 눈이 4월 29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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