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먹구름 뿌린 GS칼텍스, 허진수 책임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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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먹구름 뿌린 GS칼텍스, 허진수 책임론 ´급부상´
  • 박상길 기자
  • 승인 2014.04.23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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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임원 기름 유출량 축소·은폐+신용등급 강등 악재 겹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상길 기자)

▲ GS칼텍스 전경ⓒ뉴시스

해양수산부가 내세운 해양 안전 강국 구호가 무색해지고 있다.

여수 기름 유출 사고에 이어 해외 해양 수산물 불법 투기, 부산 화물선 충돌 사고, 세월호 침몰 등 해양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올해 국내 대형급 해양사고는 GS칼텍스로부터 시작됐다. GS칼텍스는 지난 1월 전라남도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의 유출량 축소·은폐로 바다의 무법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임원이 고의적으로 유출량을 은폐한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져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는 추세다.

지난 18일 광주지검 순청지청에 따르면 GS칼텍스 여수공장 생산1공장장 박 모 전무(54)는 사고 당일 원유 800리터가 유출된 것을 알고도 이 사실을 축소·은폐했다. 그는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여수 해양경찰청은 당시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유출량이 16만4000리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영록 민주당 의원도 사고 당일 64만200리터가 유출됐다고 발표하는 등 유출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박 전무가 폭발 위험성이 강한 위험물인 나프타 유출 여부에 대해서도 은폐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원유를 수입해 가공하는 정유 생산공장은 작은 사고라도 본사에 보고해야 한다. 작은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선 조처 후 바로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여수 기름 유출 사고를 대형사고로 분류했다. 정유생산 시설의 원유 부두 송유관은 원유를 기름 생산공장으로 끌어오는 중요한 시설이라며 송유관이 파손되는 것은 작은 사고가 아니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이 논리대로라면 박 전무는 GS칼텍스 핵심 생산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를 본사에 보고하지 않은 셈이다.

GS칼텍스측은 유출량 은폐와 관련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세월호 침몰로 악화된 국민 여론에 몸을 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태 방조' 허진수 부회장 책임론 급부상

기름 유출 사태 방조와 관련해 허진수 부회장 책임론도 급부상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당초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이 수그러들자,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박 전무가 기름 유출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축소·은폐 혐의에 대해 GS칼텍스 측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사과문을 게재한 것과 허진수 부회장이 피해 마을을 방문한 게 전부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사고 지역 주민의 건강을 조사한 결과 방재 작업에 참여한 주민 몸에서 유해물질 벤젠과 에틸벤젠의 대사체인 뮤콘산·페닐글리옥실산 수치가 각각 72.2, 319㎍/g-creatinine(이하 ㎍/g-cr)를 기록했다. 나프탈렌 대사체인 2-나프톨은 4.73 ㎍/g-cr로 측정됐다.

방재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의 경우 뮤콘산·페닐글리옥실산은 48.5, 292 ㎍/g-cr, 나프탈렌 대사체는 3.71㎍/g-cr를 기록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우선 "사고와 관련해 주민 보상 문제는 충분히 이행 중"이라며 "40~50억 예산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름유출 은폐 의혹과 관련해서는 검찰 조사와 법원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 허진수 부회장ⓒ뉴시스

'엎친 데 덮친 격' 신용등급 하락

기름 유출 사건이 GS칼텍스의 신용등급 하락에 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사태가 수습되기도 전에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같은 달 7일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한 단계 내렸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분류상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다.

무디스는 GS칼텍스의 핵심 사업인 정유부문의 불황과 파라자일렌(PX) 제품의 영업환경 악화 등을 강등사유로 사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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