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외식업계 조용한 가정의 달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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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외식업계 조용한 가정의 달 행사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5.0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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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여파로 업계들 행사 올스톱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주류업계는 세월호 추모 분위기에 가정의 달을 앞두고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뉴시스

유통 관련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국가를 뒤흔든 비극적인 세월호 참사가 소비자의 지갑을 굳게 닫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에 타격을 맞은 업계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화장품 및 미용, 패션업계도 매출감소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1년 중 행사가 가장 잦은 ‘가정의 달’ 5월은 ‘예년과 같은 5월’로 맞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업계들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어야 할 때이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보름 넘게 손을 놓고 있다. 되레 5월 행사를 조용하게 마무리 짓고 월드컵을 앞둔 6월에 맞춰 각종 이벤트성 행사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업계 이벤트 줄이고 할인행사 주력

유통업계는 행사취소로 인한 타격이 꽤 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나이트 파티 등 떠들썩한 이벤트 공연을 축소 또는 취소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신세계백화점은 매년 수천여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어린이 그림잔치’를 취소했고, ‘골드 키즈페어’ ‘매직쇼’ ‘페이스페인팅’ 등 가족단위 이벤트를 전면 중단했다. 현대백화점도 가수 초청 공연, 사인회 등을 취소했다.

외식업계를 대표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경우 가족세트메뉴 출시를 일시중단했다. 실제로 ‘차이나팩토리’ ‘투썸플레이스’ 등 다양한 외식브랜드 사업을 펼치고 있는 CJ푸드빌은 가정의달을 맞아 할인이벤트와 각종 행사 등을 모두 중단키로 했다.

국내 대표적인 제과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홍콩 디즈니랜드 여행권 행사를 일시중단했다. 그러나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던 계획을 전면수정, 〈겨울왕국〉의 엘사를 내세운 ‘디즈니 캐릭터 케이크’를 출시하고 5월 한달 동안 문화소외지역에 케이크를 전달하는 행사를 계획했다.

대형마트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어린이날을 겨냥한 ‘풍선 나눠주기 행사’와 ‘페이스페인팅’ 등 이벤트를 대부분 취소했으며, 매년 고객들에게 보냈던 이벤트 관련 문자 발송도 생략했다. 롯데마트 역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화려한 행사나 축제 분위기를 자제하고 어린이날 마케팅을 조용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화장품 업계와 패션 업계들도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각종 경품 이벤트와 신제품 출시 등을 계획했지만, 요란스러운 이벤트를 축소하고 할인행사만 진행키로 했다.

‘물’ 강조한 주류업계 광고 중단 ‘울상’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단연 주류업계다. 세월호 참사로 침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마음 놓고 술을 마시는 소비자들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기 때문. 이로 인해 주류업계는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뒤에서 남모를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맥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롯데주류는 시판도 전에 ‘홍보 잠정 중단’이라는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롯데주류는‘클라우드’ 맥주시판과 동시에 톱스타 전지현을 내세워 대대적인 TV광고와 시음 마케팅 등을 시도할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지 TV광고는 물론, 마트에서 진행하던 시음행사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모두 TV광고는 물론 마케팅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5월 나들이 시즌과 6월 월드컵 시즌을 앞두고 술 수요가 한창 늘어날 때인데도 아무런 마케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하이트진로는 현빈을 모델로 내세운 ‘뉴하이트’를 출시했지만 광고효과에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분위기가 좋아질 때까지 TV광고를 당분간 중단한 상태이기 때문. ‘d finish’와 ‘맥스’ 중 맛있는 맥주를 뽑는 이른바 ‘맥통령선거’도 세월호 사고 이후 바로 중단했다.

오비맥주도 카스 TV광고를 전면 폐기했다. 특히 이번 카스 광고는 물을 강조한 ‘슬라이딩편’을 내세우기로 계획했으나 세월호 침몰로 인해 새로 촬영하는 것으로 합의를 본 상태다.

주류업계는 5월 황금연휴가 끝난 중순부터 6월 월드컵을 겨냥한 이벤트 및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란스러운 마케팅을 진행하다 자칫 여론의 뭇매를 피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가적 분위기와 국민 정서상 주류업계가 민감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축제와 파티를 강조하는 주류가 지금 상황에 알맞지 않아 잠정 중단한 상태로 광고 마케팅 등의 재개 시기는 사회 분위기상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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