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동반성장 외면①><단독>동반위, 중소기업 외면하나…롯데성장 버팀목?
스크롤 이동 상태바
<롯데제과 동반성장 외면①><단독>동반위, 중소기업 외면하나…롯데성장 버팀목?
  • 방글 기자
  • 승인 2014.05.16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락된 ‘신규 대기업 진입 자제’…불협화음 불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롯데제과가 햄버거빵 시장 진출을 두고 한국제과제빵공업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햄버거빵은 지난 2011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롯데제과 측에서 롯데리아에 납품하기 위해 햄버거빵 공장을 만들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초안과 권고사항에 차이가 있어 롯데와 동반성장위원회 사이 커넥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대기업의 신규 시장 진입을 자제한다'던 초안이 권고사항에서 ‘대형 유통망 및 기존 프랜차이즈 공급 등은 대기업이 담당하도록 한다'로 바뀐데 대해 제빵협회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롯데 측이 오는 7월 기계를 들여오며 햄버거빵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내에서는 롯데리아가 삼립에서 받던 납품 물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롯데제과에 물량을 내어줄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롯데제과의 햄버거빵 사업 진출을 둘러산 ‘중소기업 상생외면’ 논란과 동반성장위원회의 ‘롯데성장을 위한 커넥션 의혹’을 <시사오늘>이 짚어본다. <편집자주>

▲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햄버거빵의 합의서 초안과 권고내용에 차이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사오늘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011년 햄버거빵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했다.

△ 상기품목(햄버거빵)의 신규 대기업 진입을 자제한다.
△ 삼립은 햄버거빵류에 대한 시장확장을 자제한다.
△ 삼립은 군납조달시장의 진입을 자제한다.
△ 중소기업계에서는 상기품목의 시장보호를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 동반성장위원회는 상기 사항에 대해 이행여부를 반기별로 점검, 중대한 위반사항이 발견될 시 시정을 권고한다.

동반성장위원회가 한국제과제빵공업협회와 삼립을 통해 이끌어낸 합의서 초안이다.

당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대기업은 삼립 뿐이었다. 합의서에 ‘삼립’이라고 명시돼 있는 이유다.
 
하지만 동반위가 배포한 권고내용은 초안과 크게 차이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삼립이 아닌 대기업의 신규진출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

동반위는 지난 2011년 12월 햄버거빵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고, 품목별 권고 내용을 고시했다.

권고 내용은 크게 △일반 소매시장 사업축소와 △군납시장 확장 자제로 나뉜다.

문제는 ‘일반 소매시장 사업축소’의 하위 항목인 ‘기타 대형 유통망 및 기존 프랜차이즈 공급 등은 대기업이 담당’에서 발생했다.

처음 합의했던 ‘상기품목의 신규 대기업 진입 자제’와 정확하게 상반되기 때문이다.

삼립의 사업 확장은 명확히 자제했지만, 대기업의 신규 진입은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놨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동반위 측은 “초안은 초안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제빵협회 측은 “중소기업적합업종을 지정해 놓고 공급 물량은 대기업에 내어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동반위 측의 잘못으로 최초 협상과정에서 합의됐던 부분이 누락됐고, 협상에도 없던 내용이 포함된 것은 동반위가 롯데에 특혜를 준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롯데제과가 권고사항의 틈을 비집고 공장을 신축하겠다고 나서면서 심화됐다.

롯데제과 측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번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롯데제과가 자체라인을 만든다는 얘기는 한참 전부터 있어왔다”며 “설비 투자에 시간이 걸려 미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롯데제과가 기린을 인수한 이유도 햄버거빵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라고 전했다.

롯데제과 측 역시 햄버거빵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롯데제과 측은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햄버거빵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공장 신축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누구라도 뛰어들고 싶은 사업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빵협회 측은 “롯데제과가 햄버거빵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것은 롯데리아 물량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상생을 외면한 처사일 뿐 아니라 내부거래로 매출을 올리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협의 도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햄버거빵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11월까지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점점 더 심화될 전망이다.

동반위에 따르면 햄버거빵에 대한 적합업종 재선정 여부는 9월께 결정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합의하지 못하면 적합업종에서 제외되거나 강제권고될 수 있다.

제빵조합 측은 “햄버거 빵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되며 몇몇 공장들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이사(왼쪽)와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 각사 홈페이지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열정적으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