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김기춘 치부 ´우리가 남이가´ 현수막 내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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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파, 김기춘 치부 ´우리가 남이가´ 현수막 내건 까닭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5.2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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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복집 사건 건드리는 구원파…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금수원엔 김기춘 실장을 압박하기 위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시스

구원파 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엔 '우리가 남이가'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그 뒤 정문엔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가 보인다. 구원파는 검은색 바탕을 선택해 김기춘 실장에게 압박을 주고있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영화 대사에서 나올법한 말은 1992년 일명 '초원복집'사건 때 등장한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다.

1992년 대선을 앞두고 법무부 장관이었던 김기춘 실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승리를 위해 부산 초원복집에서 기관장들을 모았다.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죽자."

김기춘 실장은 영남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이 사건이 세상이 드러나게 된 것은 당시 대선에 출마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도청했기 때문. 정 회장은 민자당의 치부를 폭로하기 위해 초원복집에 도청 장치를 숨겨놔 녹음을 한 후 세상에 공개했다.

하지만 YS와 민자당은 주거침입의 부도덕성과 도청의 비열함을 내세워 정 회장과 통일국민당을 궁지로 내몰았다.

결국 통일국민당은 역풍을 맞았다. 영남은 결집해 14대 대통령에서 YS가 당선됐다.

구원파는 왜, 지금 김기춘의 약점을 노렸나

구원파가 김기춘 비서실장의 치부를 들어내며 정면승부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비서실장과의 악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991년 유병언 회장의 '오대양 사건'이 발발했다. 당시 김기춘 법무부 장관은 '오대양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조속히 매듭짓겠다'면서 유 회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유병언 회장은 오대양 사건에서 빠져나왔다. 김기춘 법무부 장관의 말이 무색하게 됐다.

그 후로부터 20년이 더 지났다. 김 비서실장이 그 때의 악연으로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구원파가 믿고 있다는 것.

결국 구원파는 1991년에도, 지금도 정부의 타깃이 된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으로 김기춘 실장의 최대 약점을 노려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의미의 "우리가 남이가"

이와 함께 공감을 사기위해 '우리가 남이가'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가 남이가'는 지역이나 단체를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

1991년 오대양 사건 당시 구원파는 '종교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현재도 구원파와 유병언 회장에 대한 수사는 종교 탄압이라며 반발하며 탄압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구원파는 자신들이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다른 종교단체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남이가'라는 대사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구원파가 '우리가 남이가'를 공개적으로 사용한 것은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치부를 들어내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른 종교단체의 공감을 사기위한 방편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21일 금수원에 공권력을 투입했지만 유병언 회장 부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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