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대란´ PB 상품의 이면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반값 대란´ PB 상품의 이면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5.26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싼 게 비지떡…부작용 속출에 소비자 불만 쇄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뉴시스

반값 홍삼, 반값 우유, 반값 전기레인지 등 대형마트들이 자체브랜드(PB) 상품판매에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품질을 뒤로한 채 가격경쟁에만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잇단 PB 상품 출시에 따라 반값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품질관리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가 선보인 반값 홍삼의 경우 가격 거품은 빼고 효능은 유지했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하면서 출시 6개월 만에 7만병 넘게 팔렸다. 그러나 지난달 일부 제품에서 거품이 발생해 전량 회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PB식품서 곰팡이·이물질 ‘부글’

해당 마트 측은 “논란이 된 상품은 단순 공정상의 문제이지 품질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PB홍삼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논란이 불거진 이후 판매량은 10% 이하로 줄었다.

지난해 가을께 모 대형마트에서 PB가공햄을 구입했던 다수의 소비자들 역시 햄 속에서 이물질을 발견한 뒤 해당 마트와 제조사 모두에게 일제히 리콜을 요청한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조사 측은 “해당 제품은 PB 상품이고 당사가 유통판매원이 아닌 제조사기 때문에 유통과정 추적이 어려운 형편”이라면서도 “도의적 책임을 느껴 당일 제조일자에 생산된 제품을 전량 회수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무분별한 베끼기 관행 또한 PB 제품의 또 다른 이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대형마트들과 편의점 등지에는 PB콘칩과 PB신짱‧뻥이요 등 브랜드 스낵부터 음료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제조된 모방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 PB상품들은 브랜드 상품과 이름은 물론, 겉포장부터 내용물까지 동일하게 제조돼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입할 시 브랜드와 PB 중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PB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서서 온라인몰까지 진출했다. 온라인 쇼핑의 규모가 커지면서 온라인몰 업체들이 대형마트처럼 PB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나선 것.

온라인몰 PB 시장을 섭렵한 곳은 오픈마켓 업체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주로 중소기업과 제휴를 맺고 PB 브랜드상품을 개발,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을 펼친다.

11번가에서는 PB멸치를 대형마트 절반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며, 인터파크의 경우 반값 TV로 가전제품 매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11번가는 앞서 주방용품을 유명 브랜드 절반 가격으로 내놓아 유명 브랜드보다 월등한 매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몰에서 PB 식품을 구입한 일부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상품불량을 고발하면서 온라인 PB 상품도 오프라인처럼 품질 신뢰도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몰에서 PB건조오징어를 구입한 한 주부는 곰팡이가 검게 핀 오징어를 줄이어 발견하고 해당 업체에 고발, 반품처리에 나섰다. 물론 업체 측에서는 전량 환불조치와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이미 상품 신뢰도는 낮아진 셈이다.

이와 관련해 대형 유통업체들의 독점과 우월적 지위 남용이 PB 상품의 폐혜로 새로이 지적되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PB상품의 판매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거나 중소업체와의 계약 과정에서 품질 관리 부담 등을 제조업체에 전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제품가 절하로 제조업체의 마진이 거의 없다는 것. PB제품 확대 취지 중 하나인 중소업체와의 상생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한 중소 납품업체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들이 계약과정 중 무리한 요건들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어 사실 중소업체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매우 부담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형 유통업체 측은 “공정거래법상 PB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시 대형유통업체가 모든 책임을 진다”며 “고객 컴플레인의 1차 응대는 무조건 대형마트가 진행하고, 2차 책임은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논의한 뒤 해결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중소 “부담” vs 대형 “피차일반”

이어 중소업체의 마진율 감소와 관련해서도 “PB상품 자체에 매입 장려금이 포함돼 있지 않아 원가를 낮추는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중소기업의 상품 판매 마케팅 진행과 판매 개런티 등을 업체에 꾸준히 지급하고 있어 대형마트 입장에서도 PB상품이 그리 큰 이득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애초 중소기업의 판로를 넓히기 위해 대형마트와 중소기업이 손잡고 기획한 PB상품. 이는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대형마트의 매출상승과 더불어 중소기업 제품의 원활한 유통순환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못미더운 PB상품의 품질관리와 카피 논란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하루속히 관련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