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폭풍 시나리오①> 대권잠룡 기상도는?…원희룡 안희정 '주목'
스크롤 이동 상태바
<지방선거 후폭풍 시나리오①> 대권잠룡 기상도는?…원희룡 안희정 '주목'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5.27 0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몽준 박원순 '외나무 다리 경쟁', 승자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6‧4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소위 ‘잠룡’으로 불리는 차기 대권 주자들의 판도도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의 승리를 발판으로 한발 앞서갈 수도, 패배의 여파로 주춤할 수도 있다. 지방선거 후폭풍이 차기 대선후보급 인사들에게 미칠 영향을 <시사오늘>이 짚어봤다.

▲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 ⓒ뉴시스

정몽준 vs 박원순 ‘대권 직행 티켓’ 놓고 외나무다리 결투

서울시장은 차기 대권으로 가는 ‘엘리트 코스’로 평가된다. 역대 서울시장들은 대부분 차기 대권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 중 이명박 전 시장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선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격돌한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일찌감치 대권 후보급으로 분류돼온 거물이다. 친박계가 내세운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전 최고위원을 꺾고 최종 후보가 됐다. 현역 최다선 의원(7선)이기도 한 정 후보는 2002년 월드컵 4강 바람을 타고 돌풍을 일으키며 한차례 대권에 도전한 바 있다.

정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다시 한 번 차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냄과 동시에 여권에서의 입지도 단단해진다. 계파가 뚜렷하지 않은 것이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정 후보지만, 서울시장이 될 경우 아예 ‘친몽’과 같은 본인의 계파가 생겨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패배할 경우엔 정치적 타격과 함께 사실상 대망(大望)은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후보는 비교적 최근에 급부상한 인사다.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시민운동가였던 박 후보는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찬반투표 부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급히 열린 재보선에서 ‘안철수 신드롬’에 힘입어 당선됐다. 이후 정치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정치력과 무난한 행정력을 선보이며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다.

박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단번에 차기 대권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새정치연합이 저조한 정당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거둔 승리가 된다. 그 가치가 더욱 고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 정치적 기반이 단단하지 못한 박 후보는 급부상한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잊혀질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번에 시장이 되는 사람은 차기 대선까지 정치적 입지가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신 낙선하는 쪽은 당분간 정치를 쉬어야 하는 만큼 부담도 클 것”이라고 전했다.

▲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충남도지사후보 ⓒ시사오늘,뉴시스

원희룡과 안희정, 변방에서 ‘차세대 리더’ 도전

“도지사도 대통령이 되는 시대가 와야 한다.”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인 원희룡 전 의원이 지난 3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다. 예비후보였던 그는 이 언급을 통해 차기 대권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이로 인해 ‘도지사를 대권 발판으로만 보는 것 아니냐’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원 후보는 서울에서 3선을 하며 여권의 차세대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사다. 대권 후보로 가는 가도로 알려진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와는 달리 제주지사는 ‘변방’의 수장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원 후보의 제주지사 도전은 사실상 ‘하향지원’이라거나 ‘중진차출의 희생양이 됐다’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원 후보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이냐 지방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행정가로서 내 능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거나 고전하는 가운데, 제주에서 원 후보는 상대적으로 강한 우세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선거 결과가 여당의 패배 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제주에서 원 후보가 승리할 경우 차세대 대권주자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다만 패배 시엔 정치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치명상이 예상된다.

여권에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가 있다면 야권엔 새정치연합 후보로 충남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안희정 후보가 있다. 안 후보는 당내의 계파를 아우를 수 있다는 평이다. 당내 주류인 친노의 장자(長子)를 자임하는 그지만 당내 계파갈등으로부터는 비교적 자유롭다. 원외(院外)에 있던 것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야권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충청 인사라는 점도 안 후보의 강점이다. 정치권에 불고 있는 ‘충청 대망론’은 안 후보의 뒤를 밀어줄 수 있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며 어느 한 곳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시점에서 안 후보는 충남지사 선거에서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 <에이스리서치> 22일~24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35.6%를 기록,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26.2%)를 앞선다.

안 후보가 승리할 경우 지방선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는 굳어질 수 있다. 패배할 경우엔 안 후보는 물론, 친노계 전체의 정치적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문수‧손학규…지방선거 패배가 오히려 약?

지방선거에 현역 의원이 대거 출마하며 7월 재보선의 판이 커졌다. 최소 10곳 이상 빈자리가 생기면서 잠시 재야에 머물던 잠룡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일찌감치 3선 도전을 포기했다. 차기 대권을 노리려면 원내에 빨리 복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이다. 김 전 지사의 7월 재보선 출마설이 점쳐지는 이유다.

지방선거가 새누리당의 패배로 끝날 경우 김 전 지사의 중앙복귀는 빨라질 수도 있다. 친박계의 힘이 빠지며 김 전 지사가 당내 세를 넓힐 여지가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정계의 한 인사는 “김 전 지사가 서울 서대문을 재보선에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선거법상 경기도에서 재보궐에 나오려면 선거 120일 전에 사퇴를 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의 출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손 고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다시 정치일선에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완패를 당할 경우, 손 고문의 발걸음은 빨라질 전망이다. 어수선한 야권을 이끌 리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손 고문의 역할론이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고위직 인사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지방선거에서 질 경우 현 지도부(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것”이라며 “범야권을 하나로 모을 인물이 필요하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