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동반성장 외면④> 정운찬, "성장 이어가려면 동반성장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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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동반성장 외면④> 정운찬, "성장 이어가려면 동반성장 해야"
  • 방글 기자·정민지 기자
  • 승인 2014.06.02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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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정민지 기자)

▲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시사오늘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데도 여전히 쌩쌩 찬바람이 부는 기업이 있다. 대기업의 신규 사업 진출 이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중소기업제빵협동조합이다.

MB정권 때부터 불어온 동반성장의 바람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동반성장 중에서도 경제활동에 집중됐다. 하지만 이번 롯데제과와 동반성장위원회, 제빵조합의 상황은 말 뿐인 동반성장의 사례로 해석된다.

동반성장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이고, 동반성장위원회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실질적?구체적 동반성장에 대해 알아보고자 22일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찾았다.

정 이사장은 초대 동반위 위원장으로 지난 2010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활동했다.

-동반성장이나 경제민주화, 의미가 포괄적이다. 정확한 단어를 설명해 달라.

“동반성장은 우리 사회가 양극화의 개선 없이는 성장둔화를 피할 수 없다는 문제 의식에서 나왔다. 이같은 문제 의식은 ‘함께 가는 가운데 다같이 성장하자’는 공존을 통한 성장과 ‘함께 나누는 가운데 다같이 성장하자’는 분배를 통한 성장으로 확대됐다. 현재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양대문제로 가계부채와 중소기업 부실이 꼽힌다. 분배의 공정성을 개선하지 않고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중요한 이유다.

사실 2010년 말부터 지금까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동반성장은 빈부 간 동반성장, 도시·농촌 간 동반성장, 지역 간, 수도권 비수도권 간, 남녀 간, 세대 간, 남북 간, 국가 간 등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다만 대중소기업을 주로 논의하는 이유는 그 문제가 가장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은 도시나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대중소기업 간 문제가 완화되면 다른 동반성장의 문제도 완화될 수 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동반성장이 있는 사람 것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자는 게 아니라는 거다. 그건 틀린 말이고, 경제 전체를 크게 하되 분배를 좀 더 공정하게 하자는 얘기다.

최근에는 취업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도 동반성장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기업하고 노동자 간 공정거래다. 기업이 내놓은 근로조건이 마음이 안들면 과감하게 일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가 대등한 관계에서 일거리를 거래하는데, 일을 안한다고 해도 근로자가 피해를 보면 안 된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좋은 일자리가많을 때 가능하다. 꼭 그 기업이 아니더라도 일할 곳이 있으면 된다는 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가 한동안 많이 대두됐던 이유도, 중소기업이 거래를 끊으면 생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철저하게 갑을관계가 됐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민주화는 동반성장 중 경제적 측면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동반성장이 경제민주화를 포함하는 형태다.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자면 동반성장은 경제민주화의 목표고, 경제민주화는 동반성장의 수단이 된다.”

-동반성장이 왜 필요할까.

“성장이 이어져야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인구 5000만에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 50-20그룹에 속하게 됐다. 국가신인도 역시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투자가 부진해 잠재성장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대기업은 돈은 많은데 투자대상이 부족하고, 중소기업은 투자대상은 있는데 돈이 없다. 이같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대기업으로 흐를 돈이 합리적으로 중소기업에 흘러가게 해야 한다. 그러면 중소기업의 투자를 촉진, 성장이 가능하게 된다. 우리가 관심을 둬야할 것은 중소기업 부분의 이노베이션이다. 중소기업의 이노베이션이 활발해져야 우리 경제의 편중구조가 해소되고, 경제구조가 다양해져야 외부충격에 있어서도 강해질 수 있다.

동반성장은 또, 여러가지 양극화로 인한 사회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시작이다.”

-경제적 동반성장을 이루기 위한 수단 중 하나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봐도 될까.

“물론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은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의 구체적 방법 중 하나였다. 대기업의 지네발식 확장을 금지하고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대기업들의 신규 참여 확대를 금지하는 업종을 선정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주자는 취지였다.”

-초안에 있던 ‘대기업 신규 참여 자제’라는 항목이 권고사항에서 삭제돼 문제가 된 일이 있다. 가능한 일인가.

“초안은 수십가지가 될 수 있다. 권고사항은 그것들을 정리한 거다. 당연히 다를 수 있다. 결론은 마지막 권고사항이다.”

-최종적으로 합의된 권고사항은 양 측의 동의를 얻은건가.

“합의가 된 부분을 동반위가 통과시키는 거다.”

그는 “동반성장은 세계적 추세”라며 “큰 사람이 큰 마음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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