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 겉과 속 다른 이중행보…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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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공룡 이케아, 겉과 속 다른 이중행보…진실은?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6.03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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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외면한 상생협약?…지점 내 롯데마트 입점 꼼수 부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이케아 광명점과 롯데 아웃렛 광명점 유치에 소상공인들이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명 가구공룡이라 불리는 ‘이케아’가 국내 최초 광명시점에 출점할 계획이다. 그런데 당초 이케아가 국내 출점 시 지역 인근 중소유통기업과 상생구도를 이어가겠다는 협약을 깨뜨리고 유명 대형마트와 손잡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케아의 이중행보, 과연 속내는 무엇일까.

장기불황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국내가구업계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세계 1위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한국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면서 국내가구업체들은 긴장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이케아가 국내출점을 앞두고 약속한 소상공인과의 상생발전 협약을 무색하게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영세상인 판매부지…알고 보니 지하 주차장

이케아에 따르면 올해 9월 광명시에 첫 출점을 한다. 이케아 광명점의 규모는 무려 2만2400㎡로 축구장 10배 크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시는 이케아 입점을 위해 중국 상하이와 스웨덴 본사까지 직접 찾아가며 유치에 적극 나섰다.

광명시의 이 같은 노력에 이케아는 국내 출점을 결정한 뒤 광명시와 협약을 맺고 광명시의 가구 소상공인들에게 이케아 내 350평 규모의 전시장을 내주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이케아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광명시민 일자리 창출과 및 소외계층 봉사활동,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의지를 내보였다.

이 상생협약은 광명시 가구유통 상인들의 피해예방과 지원책을 강구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7월부터 5차례에 걸친 진통 끝에 겨우 이뤄진 바 있다.

그러나 이케아의 실제 행보는 이와 정 반대였다.

업계에 따르면 광명에 신축될 이케아가 지역 가구 소상공인에게 내주기로 한 판매 공간은 본 매장 내가 아닌 지하 주차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케아 광명점은 지하 2층, 지상 4~6층의 2개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소상공인에게 내줄 곳은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주차장 입구였던 셈이다.

이에 광명시청에서 상호간 상생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하는 등 상생협약에 만전을 기했으나 “이케아는 결국 시늉만 한 것”이라는 시민의 비난세례가 이어졌다.

가구업계 뿐 아니라 의류·유통 소상공인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광명사거리 패션문화의거리 상인회에 따르면 “코스트코에 이어 이케아 광명점 내에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영세상인이 거리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대기업들의 전형적인 나눠먹기식 경영행태”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롯데 아웃렛은 KTX 광명역 역세권에 들어설 예정이며, 이케아 역시 롯데 아웃렛 옆에 국내 1호점으로 들어선다. 두 기업은 통로를 통해 두 매장을 연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대형 기업이 손잡고 중소유통업체를 소외시키고 매출이익에만 혈안이 돼있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

만약 두 기업의 협력구도가 이뤄지면 영세상인은 길거리에 나앉게 될 수 있어 광명사거리 패션문화의거리 상인회는 롯데 아웃렛 출점을 막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이케아가 LH공사로부터 부지를 사들인 후 그 일부를 KTB자산운용을 통해 롯데에 넘기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소상공인들은 중간에 KTB자산운용이 끼어든 것 뿐, 롯데와 이케아 양측이 더 많은 고객을 끌기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소상공인들은 롯데그룹으로 넘어간 부지에 롯데쇼핑이나 백화점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해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았지만, 명품 및 유명 브랜드가 포함된 프리미엄 아웃렛이 들어선다면 패션문화의거리 상권이 크게 영향 받을 것으로 보고 시위에 나섰다.

국내 인력에 대한 대접이 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과 손잡고 나눠먹기식 경영…비난 거세져

지난달 15일 광명에서 열린 이케아 채용설명회에서 등장한 직군은 음식팀, 물류팀, 고객지원팀, 판매팀 등 단 4가지에 불과할 뿐 핵심 인 재무나 기획 등의 분야는 설명회에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핵심 직무는 이케아 홈페이지의 채용란을 통해 이력서를 내고 비공개로 채용해 빈축을 샀다.

이에 <시사오늘>은 이케아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결국 연락이 닿지 않았다.

광명시의 대형 가구업체 유치는 국내 소상공인을 외면하고 이케아 측의 의견만 크게 반영시킨 ‘불공정 상생협약’을 맺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광명시청 관계자는 “4월 말에 이미 중소기업과 상생협약을 체결한 바 있고, 이후 영세상인들의 반발에 관련해서는 우리도 잘 모르는 부분”이라며 “자세한 정보는 언론보도를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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