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안희정 당선이 새정련에게 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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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안희정 당선이 새정련에게 주는 메시지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6.09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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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도층 안기 전략 보여준 박원순-안희정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8:9. 여야의 6·4 지방선거 스코어다. ‘무승부’라고 결정지었지만 사실상 야당의 패배다. 그동안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고 할 만큼 야당이 휩쓸었다. 정부에 대한 심판론 성격이 고스란히 지방선거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선 세월호 참사 악재가 겹치면서 여당에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새정치연합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패배했다고 볼 수 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선점했음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근본적인 문제를 자각하지 않는다면 오는 7.30 재보궐 선거에서도 좋은 성적을 맛보긴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 층 끌어들인 박원순-안희정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신당 창당하던 3월 첫째주 38.3%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그 후 4월 첫째주에 33.4%를, 5월 첫째주엔 23.9%를 기록하며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방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30.4%를 기록했다.

창당 초반 가지고 있던 기대는 20%선으로 떨어져 새누리당과 10% 이상 차이나며 큰 격차를 보였다. 당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은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리더십 문제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은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방선거를 통해 떠오른 잠룡들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당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며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박 시장은 7선의 정몽준 의원을 가볍게 제압하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충청남도를 시작으로 충북까지 새정치연합 세를 확장하며 충청권을 휩쓰는 데 한 몫 했다.

이 둘의 선전이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성향이 확실해도 신뢰를 줄 수 있다면 중도층 표심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중도 성향을 띠는 것 보단, 성향이 있어도 중도층 표심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안철수 김한길 공동 대표는 정치적으로 중도 성향을 띠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아무런 성향을 띠지 않는 것이 중도 성향은 아니"라며 "김-안 대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는 점이다"고 언급했다.

선전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향은 확실하다. 박 시장은 진보성향으로, 안 지사는 친노계파다.

박 시장은 참여연대 창립 멤버 중 한명으로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강남 3구 표심이 새누리당이 아닌 박 시장에게 기운 것이다. 진보적 성향을 띠고 있긴 하지만 박 시장이 서울시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성향을 압도할 수 있었다. 서울 전역을 휩쓸고 차기 대선 1주자로 떠오른 이유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경우 친노의 대표 주자다. 노무현 정부 시절 안 지사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함께 ‘좌희정 우광재’라 불리며 노 전 대통령을 수호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친노계파들 중 일부는 ‘강경파’라 불리며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기도 했다. 게다가 문재인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패배해 친노계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안 지사는 선명하게 친노계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부작용이 되진 않았다. 새누리당에서 내세운 친박계 핵심 정진석 후보와의 대결에서, 노무현 대 박근혜라는 구도보단 ‘현직 지사 안희정 대 친박 핵심’이라는 구도가 형성됐다.

안 지사는 현역 프리미엄을 살려 친박계 핵심 인사인 정진석 후보를 제압하고 당선됐다. 충남도뿐만 아니라 충북도지사, 대전시장, 세종시장 모두 새정치연합이 휩쓸면서 안 지사의 바람이 시작 됐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 명지대학교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 시장이 강남 쪽에서 표가 많이 나온 것은 재건축 정책처럼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라면서 “보수와 진보같은 정치적 성향이 중요하진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도지사가 당선된 가장 큰 이유는 현역프리미엄 때문”이라면서 “세월호 참사가 겹쳐 조용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데 이럴 땐 현역 프리미엄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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