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동자 “월급 적다고 감정 없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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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노동자 “월급 적다고 감정 없지 않아”
  • 정민지 기자
  • 승인 2014.06.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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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민지 기자)

대형마트 직원들이 감정노동 가치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사원들의 감정 노동을 인정했다.

최근 이마트 노조는 매장 근무자들의 감정노동 가치 인정을 회사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감정노동 피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장했다. 판매직 사원들이 고객들의 폭언, 폭행, 인격 모독 등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노조의 요구사항에는 월 6만 원 추가 수당 도입, 매장 고객센터에 폭언·폭행 예방을 위한 경고 포스터 설치 등이 포함됐다.

▲ ⓒ뉴시스

노조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감정노동 인정, 업무 스트레스 관련 매뉴얼 등을 회사에 요구했지만 합의되진 않았다”며 “현재로써는 합의 가능성이 낮아 보여 대표 노조가 만들어지면 교섭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의 계산대와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고객들의 폭언 등으로부터 마트 직원들이 무방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물건을 못 찾은 고객이 ‘왜 마음대로 물건 위치를 바꿨냐’고 따지고, 수박이 달지 않다며 환불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그간 고충을 털어놓았다.

또, “바로 환급이 안 되는 체크카드 경우, 설명을 해도 ‘너희가 내 돈 가로챈 것 아니냐, 말도 못 알아듣는 게 왜 여기 서 있냐, 높은 놈 나오라 그래’라며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 한 위아래로 훑어보며 ‘네가 제일 높아?’라며 반말로 얘기한 적도 있다”며 소위 ‘진상’ 손님들에 대해 하소연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마트에서 9, 10시간 근무하고 있다”며 “월급을 조금 받는다고 해서 감정이 조금 상하는 건 절대 아니다. 우리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니까 조금 더 인간적으로 대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태흥 감정노동연구소 소장도 “그 자리를 피하고 상대 하지 않을 권리인 ‘감정노동방어권’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금 한명숙 의원 측이 비슷한 법안을 발휘해놓은 지 3개월 됐다. 하지만 아직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한 “대형마트의 경우 회사 소속 직원 12%밖에 안되고 나머지는 비정규직, 파견직, 입점 업체 직원”이라며 “보호해 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심각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홈플러스는 단체협약을 통해 사원들의 감정노동을 인정해 조치를 취했다. 

단체협약에는 ‘노사는 조합원의 감정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또, 소비자들의 폭언과 폭행 등에 대비한 매뉴얼을 만들고, 직원이 소비자에 의해 폭행 등의 피해를 받을 경우 소비자와의 ‘2차 대면’을 막고 유급 휴식시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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