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박원순…상대 ´끌어안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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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박원순…상대 ´끌어안기´, 왜?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6.21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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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게 손 내미는 거물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신구범 전 제주지사(왼쪽)와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 ⓒ뉴시스

‘끌어안기’가 정치계의 새 트렌드가 될까. 지방선거의 당선자들이 잇따라 적장(敵將)에게 손을 내미는 행보로 관심을 끌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는 상대였던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전 제주지사를 인수위원장 직에 선임하는가 하면,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고문직을 제의했다. 경기에선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의 여야 연정(聯政)실험이 진행 중이다.

원 당선자는 ‘협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신 전 지사를 ‘파격 인선’했다. 이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승자독식’, ‘일방통행’이라는 단어는 원희룡 도정에는 없다”며 “더 큰 제주를 위해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과 정책·인사를 모두 합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19일 오전 정 전 의원과 만나 소회를 나누고 서울의 발전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겉으로는 정 전 의원이 박 당선자를 찾아 재선을 축하하는 모양새였지만, 실상은 박 당선자가 먼저 전화를 걸고 이를 공표하는 등 ‘초청’하자 이에 정 전 의원이 화답한 것이다. 박 당선자는 시장실 입구까지 나와 "고생하셨다"며 반갑게 맞았다.

이날 박 당선자는 정 저 고문에게 "여러 제안과 공약을 하셨으니 고문으로 모시고 핫라인을 만들어 경청하겠다"고 제안했고 정 전 의원은 “고문이 아닌 자원봉사로 하겠다”고 답했다.

남 당선자는 지난 1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야권과 정책협의를 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경기도서 그가 구상하는 ‘대연정(大聯政)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어 남 당선자는 낙선한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공약들 중 좋은 공약은 추진할 것이고, 정책연대와 인사권 일부을 야당에게 줄 것을 약속했다.

선거 후 상대편의 인물이나 정책‧공약을 끌어안는 것은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몇 안되는 사례도 예의상 손 내미는 시늉 정도로 그쳤던 것이 대부분이다. 차기 대권이 거론되고 있는 이번 지방선거의 거물급 당선자들이 이런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원희룡이나 박원순 같은 사람들은 크게 보면 기본 정치방식, 정치모델을 뛰어넘어 새로운 정치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며 “낡은 틀을 깨고 상대의 핵심인사 발탁을 불사하며 인적혁신을 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향후 자신들의 정치적 비전까지 담은 행보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같은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원(희룡)‧박(원순)‧남(경필) 이들은 계파가 뚜렷하지 않거나 몸담은 정당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 비교적 파격적인 정치실험도 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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