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몽슈슈' 롤케이크…줄 안서면 못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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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몽슈슈' 롤케이크…줄 안서면 못 먹을까?
  • 노유선 기자
  • 승인 2014.06.23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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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후 2시면 동난다" 입소문, 마케팅 효과 톡톡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 '몬쉘코리아' '몽슈슈'의 도지마롤ⓒ뉴시스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 신사동 가로수길. 일요일 아침 한적한 골목에 사람들이 여럿 몰려있었다. 젊은이들이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신혼부부까지 줄을 서 있는 이곳, '살롱 드 몽슈슈(Salon de Mon chouchou)'는 일본에서 건너왔다. 제과업체 몽슈슈는 재일교포 3세인 김미화 대표가 2003년 오사카에 개점한 뒤 30개 남짓되는 점포를 오픈하고 한국으로 손을 뻗을 정도로 승승장구해왔다. 도대체 뭐가 그리 대단한 걸까?

◇ 맛? 멋?
'몽슈슈'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은 '도지마롤'이란 롤케이크다. 홋카이도산 우유를 사용한 생크림 롤케이크는 두 종류로 나뉜다. 생크림만 들어있는 것과 롤케이크 가운데에 딸기가 들어있는 것. 설명을 듣고,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돋을 정도다.

'몬쉘코리아' 마케팅 팀장은 "당일 생산하고 당일 판매하며 유통기한이 하루이기 때문에 품질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홋카이도산 우유면 뭐가 다를까? 인기의 비결이 단순히 ‘맛’에만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몽슈슈'가 한국에 들어온 건 지난 8월. 세련됨과 부(富)의 상징인 서울 강남, 신세계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본점에 먼저 둥지를 틀었다. "오후 2시면 없어서 못 판다"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몽슈슈'는 그 희소성 때문에 여성 고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강남에서만 판다는 한계에 오후 2시라는 제한까지. '몽슈슈'는 서울 여성들에게 한번쯤은 먹어봐야 하는 롤케이크로 자리 잡았다. 현재 서울에만 점포 3개가 운영 중이다. '몬쉘코리아' 마케팅 팀장은 "아무래도 프리미엄 상권에서 시작한 게 마케팅 기법이라면 기법"이라고 말했다.

▲ 도지마롤ⓒ시사오늘 노유선 기자

◇ 입소문 마케팅의 위력
지난 1월 일본 도쿄로 여행을 떠났던 기자는 '몽슈슈가 뭔지' 알아보기 위해 나섰다. 그런데 도쿄 한복판서 아무나 붙잡고 몽슈슈 매장을 물어봤지만 의외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동반자에게 "이거 유명한 거 맞아?"라고 의심어린 눈빛을 띄며 물었다. 알고 보니 '몽슈슈'는 상표 문제로 일본에선 '몽쉐르'로 불리고 있었다.

'보슬보슬'보단 쫀득함에 가까운 빵의 질감. 그리고 꽉 차 있는 생크림. 맛있긴 하지만 줄서서 못 먹을 정도는 아니라는 의심을 씻지 못했던 기자는 점포에 고객을 가장해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월요일 오후 4시 14분, 신사동 가로수길 '살롱 드 몽슈슈'에 전화해보니 남자 직원은 "도지마롤 10개정도 남았다"고 답했다. 같은 시각 신세계 강남점의 여직원은 "대답해 줄 수 없다"며 "다만 한 시간 안에 오시면 드실 수 있다"고 말했다. '도지마롤'은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에도 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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