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국가 의전 서열 5위 "총리, 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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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국가 의전 서열 5위 "총리, 와나"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6.27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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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역대 총리는 대권주자로 떠올랐는데…이젠 손사래 치는 사람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몇 달 전 KBS2에서 <총리와 나>라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이 드라마는 국무총리와 기자간의 사랑을 그렸다. 극 중 극무총리 역할을 맡은 이범수는 날카롭고 정의로우며 부정 부패를 극도로 싫어한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총리 이미지다. 총리직은 우리가 기억하길 대통령 못지 않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의전 서열 5위다. 한국에서 다섯번째로 존중받는 자리다. 

이렇게 명예롭던 국무총리 신세가 어쩌다 아무도 하고 싶지 않게 됐을까.

안대희-문창극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에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가 유임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총리직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이 던지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엔 정녕 총리로 내세울 인물 하나가 없다는 말인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주요 관계자들은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를 인사 검증 결과, 모두 무산됐다고 전했다. 해당 최종 보고를 받고 정홍원 국무총리의 유임을 결정했다는 이야기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총리 내정자로 수십 명의 인사들은 검증을 하기도 전에 접촉하자마자 당사자들이 '손사래'를 쳤다.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이나 가족들의 극렬한 반대로 후임 후보자를 찾기 어렵다는 후문이다.

국무총리는 예로부터 정가의 등용문이었다. 국무총리로 정계에 입문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제1대 국무총리였던 이범석은 국무총리를 역임하다가 951년 이기붕과 자유당을 창당하며 정치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후 제 2대 총리를 장면이 역임하면서 장면 내각을 형성했다.

이어 3김(金)시대 주역 중 한명인 김종필 총재도 11대 국무총리로 임명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2대 국무총리는 최규하로,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공석을 대행하기 위해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근대에 들어와 총리직을 살펴보면, YS 때 대통령과 마찰을 빚을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대쪽 총리' 이회창이 있다. 이회창은 1993년 26대 국무총리로 임명되면서 정치계에 입문했다. 이회창은 지난 15대, 16대, 17대 대선에 출마할 정도로 명실공히 과거 대권주자 1순위였다. 여전히 이회창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 30~40대 총리들

이후 김대중 정부 들어서 DJP 연합의 주역이었던 김종필이 다시 한 번 총리직을 맡아 영향력을 행사했고, 참여정부 땐 고건 총리가 임명되면서 차기 서울시장까지 역임했다. 이후 '책임 총리'로 불렸던 이해찬, 한명숙 등이 총리로 임명됐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잇는 총리 정운찬, 이후 김황식까지 이어지면서 정홍원까지 오게됐다.

이명박 정부서부터 총리는 '얼굴마담'이라는 별명이 붙으면서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현재 총리직을 두고 '영향력은 예전에 비해 떨어졌는데, 거기에 따른 도덕적 검증은 너무나도 높다'며 모두 사양하고 있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그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지적하는 분위기다.

"도둑놈 소굴에서 찾으려니 그놈이 그놈일 것"이라고 언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 성향이 맞는 사람만 고르다 보니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도 분석한다.

국가 의전 서열 5위인 총리직의 명예회복은 과연 누가하게 될까. 다음 총리로 지목될 사람이 역대 총리들이 했던 것들에 먹칠만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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