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따른 '집단 우울증'…정신과 or 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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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따른 '집단 우울증'…정신과 or 심리상담?
  • 노유선 기자
  • 승인 2014.07.03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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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자살②> 정신과 or 심리상담? 망설이는 환자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 ⓒ뉴시스

'세월호 참사'가 세월호와 무관한 사람들까지 죽음으로 몰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자살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세월호 참사가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목숨을 잃게 만드는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자아가 약한 사람들이 '집단 우울증' 풍파에 휘둘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한국 국민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야 할까?

마인드힐 클리닉 오동열 원장은 "우울증 환자가 정신과에 오기까지는 대략 2년이 걸린다”며 "주위 시선 때문에 방문을 미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우울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 정신과 or 심리상담?
오동열 원장은 "정신과에서 상담이나 약물 처방을 받으면 기록이 남는 걸 사람들이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신과는 환자들을 'F코드' 또는 'Z코드'로 분류한다. 전자는 정신질환을, 후자는 일반상담을 뜻한다. 오 원장은 "F코드면 취업이나 승진에 제한이 있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F코드'를 받은 사람들은 건강보험을 가입할 때 가입이 거절되거나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오해와 불이익 때문에 사람들은 정신과가 아닌 심리상담사에게 부담 없이 찾아간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와 심리상담가들이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리상담사들 중 일부는 정신과 의사들이 '약만 처방하고 마음을 다룰 줄은 모른다'고 매도한다. 상담사 여모 씨는 "극단적인 순간에 약은 필요하겠지만, 약 때문에 자신의 감정에 잘 닿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 원장은 "약에 대한 부작용으로 감정을 차단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바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반면, 정신과 의사들은 심리상담가들의 '자격'을 의심한다. 오 박사는 "상담 자격증은 어렵지 않게 딸 수 있다”며 “하지만 의사들은 능력이 확실하게 검증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심리 상담사 자격증의 문 턱은 그리 높지 않다. 100점 만점의 4개의 과목이 필기시험 대상이며, 과목별 과락은 40점이고 합격 기준은 평균 60점 이상이다.

중간에 낀 환자들만 '새우 등 터지는' 꼴이다. 3일 환자 박모 씨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도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빨리 우울증을 치료하고 싶은데 어떤 게 효과적인지 헷갈린다"고 막막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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