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목포 vs 박근혜의 김포, '싹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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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목포 vs 박근혜의 김포, '싹을 없애야 한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7.13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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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개입 의혹, 군불지피기②>1967년 제7대 국회의원 선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7·30 재보선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박 대통령이 김포 재래시장을 찾은 것과 관련해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낙선을 위한 방문이었다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특히 1967년 7대 총선과 비교하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13일 <시사오늘>과 만난 새정치연합 내 노(老) 정치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김포 방문을 보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제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김대중을 낙선시키려 목표를 방문했던 게 생각난다. 이는 김대중을 거물로 봤기 때문에 싹을 없애기 위해 낙선운동을 전개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만약 박 대통령이 7·30 재보선을 염두하고 김포에 방문한 것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이 김두관 후보를 차기 대권주자로 생각한 것 아니겠느냐. 조기에 싹부터 잘라버릴 생각으로 방문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사오늘>은 박정희 대통령의 목포방문과 박근혜 대통령의 김포방문을 되돌아 봤다.

박정희의 목포 방문, 박근혜의 김포 방문

1963년 6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등원한 김대중은 신민당 정무위원 겸 대변인으로 발탁돼 인상깊은 활동을 펼쳤다. 특히 김대중의 언변이 탁월해 '스타정치인'으로 떠올랐다.

박정희 정권과 공화당은 경계인물 리스트에 '김대중'을 올려놓고 있었다. 1967년 7대 총선을 앞두고 박정희 정권은 전남 목포에 총무처 장관 출신인 김병삼을 공천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김병삼 후보를 노골적으로 도왔다. 박정희 대통령은 청중 2만 명을 모아놓고 김병삼 지원 연설을 했다.

"김병삼 후보가 당선된다면 목포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대대적인 '김대중 낙선운동'에도 선거판이 접전으로 흐르자, 박정희 대통령은 아예 목포에서 국무회의를 열었다. 정일권 국무총리도 나서서 김병삼을 지원했다.

김대중은 다음과 같은 말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유달산이여! 너에게 넋이 있으면, 심학도여! 너에게 정신이 있으면, 영산강이여! 너에게 혼이 있으면, 목포에서 커가지고,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해서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이 김대중이를 지금 한 나라 정부가 목포의 사람도 아닌 외지의 사람을 보내서 나를 죽이고 나를 잡으려고 하니, 유달산과 영산강과 심학도가 넋이 있고 뜻이 있으면 나를 보호해달라는 것을 목포시킨 여러분과 같이 호소하고 싶다."

김대중 2만9279표, 김병삼 2만2738표. 김대중의 승리였다.

▲ 김포 로컬푸드 직판장에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 뉴시스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도 김포 로컬푸드 직판장을 방문해 판매장을 둘러보고 농산물 유통구조를 점검한 것과 관련해 새정치연합은 일제히 대통령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의 김포방문과 7대 총선을 비교해보면 야당의 대통령 선거개입 주장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목포에 출마한 김대중이나 김포에 출사표를 던진 김두관이 야권의 거물정치인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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