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 합병에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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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노조, 합병에 반대하는 이유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07.15 16: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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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독립 경영은 공수표에 불과했나?
외환은행 망친 것은 하나금융과 김정태 때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누구나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나 열정을 가지고 있다. 만약 회사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면 그 애사심은 누구보다 뛰어날 것이다.

그런데 사랑해마지않던 회사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당신은 어떨까?

외환은행 직원들은 7월 3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통합하자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 김정태 회장은 지난 3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을 논의할 때가 됐다"며 조기 통합을 시사했다. ⓒ뉴시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2일 직원 5000명과 함께 “하나금융지주는 2.17 합의서를 지키라”며 서울역에 모여 ‘외환은행 사수 전직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향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가 어떻게 금융회사 대표를 할 수 있나”라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2.17합의 배경에는 외환은행 행명이나 은행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은 직원들의 열망이 있다”고 말했다. “론스타 불법 매각이나 관치성 매각 등에서 10년 동안 투쟁으로 외환은행을 지킨 만큼 직원들의 의지도 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총 직원 8001명 중 3분의 2를 이끌고 거리로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외환은행을 지켜내겠다는 직원들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합의서를 완전히 무시한 채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2.17 합의, 처음부터 지킬 생각 없었다?

2012년 2월 1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는 2주 가까이 이어진 마라톤 협상 끝에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하나금융지주는 1~3년으로 제시했던 외환은행 독립경영 기간을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며 5년으로 결정했고 집행임원 과반수 이상을 외환은행 출신으로 임명하도록 명시했다. 특히 인사·노사 담당자를 외환은행 출신으로 둬 해당 문제에 대해 간섭하지 않겠다는 조건까지 붙였다.

▲ 2012년 2월 17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의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뉴시스

정부의 헐값 매각, 론스타에 의한 무자비한 칼질. 국민은행 주연 정부 감독 관치성 매각 협상 추진과 실패 등 외환은행 직원들이 겪은 모진 풍파에 대한 일종의 보상인 셈이었다.

당시 노조위원장이던 김기철 위원장은 “외환은행이 완전하고 실질적인 독립경영을 보장받았다”며 “외환은행의 색깔을 지키면서 모든 합의 사항이 잘 이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과 1년 뒤 2013년 3월 15일,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는 98.34% 찬성으로 외환은행 잔여지분 40%를 인수하는 주식교환 안건을 통과시켰다. 김정태 회장은 “2.17 합의정신은 존중돼야 한다”며 “주식교환은 외환은행 주주 구성에만 변동이 있을 뿐 경영권이나 지배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외환은행 노조를 설득했다.

외환은행은 이 때문에 5000억 원을 소각했다. 2대 주주인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3950만 주(지분 6.12%)를 포함한 총 6732만6596주(4970억7226만 원)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됐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주주총회가 있은 11일 뒤 상장폐지 됐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상폐 이후 거칠 것 없이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3월 외환은행에서 외환카드를 분사한 뒤 하나SK카드와 통합시키는 계획을 추진한 것. 올해 초 정보유출 사태로 고객정보 분리규정이 엄격해지면서 예비인가가 늦어졌지만 지난 5월 21일 금융위원회 예비인가를 받고 6월 27일 외환카드 분리경영을 공시했다. 하나은행은 이대로 올해 안에 합병을 완료시킨다는 예고까지 했다.

게다가 합병될 게 뻔한 외환카드에 자본금 6400억 원을 모두 내라고 강요하고 있다. 외환은행에서 신용카드 사업이 떨어져 나가면 외환은행 자본금은 80%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상당 수준의 감자까지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해 10월 합의했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아직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에는 지난해 말 기준 2543명 비정규직이 근무중이다. 사측은 이 중 무기계약직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6급 행원으로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으나 이들을 6급 A,B,C로 분류하는 협상안을 새로 내놨다. 결국 노사 견해가 좁혀지지 않은채 무산됐다.

외환은행 노조, "하나금융, 경쟁 자신 없어 합의 위반"

김정태 회장은 회사를 마구 헤집어 놓고는 2014년 7월 3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양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통합을 시사했다.

이에 김근용 노조위원장은 “합의서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두려웠는지 외환은행의 수익력 저하를 운운하며 합병 안 하면 다 죽는다고 또 다른 사기를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정태 회장 말대로라면 외환은행을 망친 책임은 하나지주와 김 회장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은 2011년을 정점으로 급격한 추락을 하고 있다. 2011년 영업이익은 2조1408억 원, 당기순이익 1조6525억 원에 이르지만 2012년 9196억 원, 2013년 5884억 원 등 4분의1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10년 간 멀쩡하던 은행이 하나금융 인수 이후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5000억 원을 날리지 않았다면 실적이 어땠겠냐는 노조의 주장이 설득력있는 이유다.

▲ 외환은행 노조는 12일 서울역 광장에서 '외환은행 사수 전직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외환은행노조

여기에 하나금융의 시스템이 외환은행보다 못한 탓에 합병할 수 없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2년 하나은행 경쟁력이나 시스템은 외환은행보다 나은 부분이 없었다. 게다가 합병을 주관한 컨설턴트마저 하나은행 방식으로 통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양 은행은 시스템 발전도 꾀할 겸 5년 정도 시간을 두고 경쟁해 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통합은 2017년 재협의를 통해 나은 쪽으로 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하나금융은 2년 반만에 강제 합병을 추진했다.

노조 관계자는 “외환은행과 정상적인 경쟁을 벌여서는 이기기 힘들것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며 “합의를 위반하는 것도 자신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이 간섭만 중단하면 올해 당장 2년 전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산 강탈에 신규대출과 영업점 증설 억제 등 외환은행이 발전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업무와 상관 없는 일로 직원들을 동원했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2.17 합의를 반드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외환은행 노조 측은 이 합의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투쟁도 불사한다는 각오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합의를 지키면 되는데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며 “법적 투쟁에 이어 거리투쟁까지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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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ㅇ 2014-07-15 18:32:19
징허다 외환노조 그만 합병하고 외환애들 다 짤라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