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강타한 수입맥주…가격 양극화에도 심상찮은 인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국내 강타한 수입맥주…가격 양극화에도 심상찮은 인기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7.31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맛 까다로워진 소비자…국산과 가격차 미미해 수입산 더 선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입맥주 열풍이 거세지면서 국산맥주가 주춤하고 있다. ⓒ뉴시스

바캉스 시즌이 다가오면서 프리미엄 수입 맥주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이에 반해 국산맥주는 수입맥주 강세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소비자의 입맛이 고급화됨에 따라 국내 맥주 업체들도 맛과 용량 조절, 가격 인상 등으로 기존 국산맥주와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3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2010년부터 7월 현재(25일 기준)까지 최근 5년 간 ‘1천 원대 수입 캔맥주’ 매출 비중이 13.1%에서 35.0%로 2배 이상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산맥주 할인폭 출고가 한계

같은 기간 ‘3천 원대 이상 수입 캔맥주’도 26.0%에서 44.3%로 점유율이 늘었다. 반면 중간 가격대인 2천 원대는 되레 60.9%에서 20.7%로 내려앉았다. 수입맥주 가격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가격 양극화에도 수입맥주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데는 유통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수입맥주 할인 정책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수입맥주의 경우 평소 마진폭이 국산 맥주보다 커 할인율을 상대적으로 높일 수 있다. 소비자 입맛이 고급화 된 것도 수입 맥주 인기에 한 몫 했다.

반면 국산맥주는 수입맥주처럼 맛과 디자인, 용량 등에 차이를 두는 등 프리미엄 맥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500원 이상 국산 캔맥주는 2010년 6.8%에서 올해 12.3%로 매출 비중이 늘어났지만, 비중은 73.9%로 지난해 같은 기간(79%)보다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반면 수입맥주 비중 26.1%로 지난해보다 5.1%포인트 올랐다.

몇 년 새 국산맥주가 수입맥주에 밀려 주춤하는 데에는 주세법 규정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아무리 싸게 해도 출고가 이하로는 판매할 수 없고, 이에 따라 할인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국산맥주는 할인에 용이한 수입맥주와 달리 할인에 제약을 받고 있다. 국내 맥주업체 한 관계자는 “수입맥주의 경우 할인폭이 무제한이지만 국산맥주는 출고가가 한계”라며 “수입맥주가 대개 20% 안팎으로 할인해 파는데 국산 맥주는 불가능한 게 사실”라고 전했다.

수입맥주의 유통기한이 짧은 것도 20% 이상 파격 할인의 원인으로 작용된다. 수입에 따른 운송기간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다 보니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파격 할인을 해서라도 재고를 소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입 맥주 열풍에 맥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물류운송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수입맥주는 유통기한을 감안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가격 할인행사를 통해서라도 재고물량을 처리하기 때문에 국산맥주와 수입맥주 사이에 가격 차이가 줄어든다”며 “이는 국산맥주와 가격대가 비슷한 수입맥주를 찾는 고객들을 증가시킨 주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도 “수입맥주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기존 국산맥주 소비층이 저렴한 1천 원대 수입맥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수입 맥주 소비층은 가격을 더 주더라도 보다 특별한 맛을 찾아 3천 원대 이상의 고가 수입 캔맥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산맥주가 수입맥주에 뒤처지는 주요 원인은 점차 고급화되고 있는 소비자 입맛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주류 유통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이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 수입 맥주 특유의 ‘고급스러운 맛’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국내 주류 업체들은 기존 국산맥주와의 차별화를 위해 출시한 ‘클라우드’, ‘에일스톤’, ‘퀸즈에일’ 등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캔맥주 용량도 기존 대표 용량이 355ml보다 500ml 용량을 더 많이 생산해 매출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500ml 이상 수입 캔맥주의 경우 2010년 전체 수입 캔맥주 매출의 20% 미만이었으나, 올해 65.2%까지 점유율을 늘린바 있다.

아울러 국산 맥주 업체들은 바캉스 시즌에 맞게 다양한 마케팅으로 시장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동안 ‘뉴하이트’ 프로모션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아시아권 수출 물량을 늘려 국내 부진을 만회하는 전략을 세웠다. 몽골에서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한 카스로 중국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AB인베브의 해외 맥주 브랜드 중에 신규 수입할 제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야…

하지만 국내 주류 업체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 한동안은 수입맥주의 공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맥주 수입은 5300만L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이 추세라면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수입량(9460만L)을 넘어서는 수치다.

국산맥주가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따라잡기 전까지는 수입맥주 장벽을 뚫기에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