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승패 요인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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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승패 요인을 생각한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4.08.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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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7월 30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많은 정치 평론가들은 새누리당의 완승이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의 완패라는 표현이 옳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승리 요인은 무엇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의 패배 요인은 무엇인가?

먼저 새누리당의 승리 요인을 살펴보자. 세월호 참사와 총리.국무위원 후보의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대로 떨어지고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한다는 여론조사가 한 때 50%을 상회했다. 그럼에도 승리를 가져 온 반전의 기회는 무엇이었을까?

새누리당에 운이 따라주었다고나 할까. 그 동안 박근혜 정부의 여러 가지 불신 요인 중 권력기구와 관련하여 2 가지 요인을 든다면, 첫째로 받아쓰기로 상징되는 내각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실종되었다는 것이었으며, 둘째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청와대의 눈치만 보면서 쌍방 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임명되면서 내각이 경제에 관한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서민과 중산층에게 기대를 갖게 했다. 

주식시장의 코스피 지수가 2070까지 치솟는 등 시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동안 대통령에 가려 존재감을 갖지 못했던 내각이 비로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7월 14일 새누리당의 전당대회를 통해서 친박계가 뒤로 밀리고 비박계가 당의 중심으로 부각한 것도 한 요인이다. 김무성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가 새누리당의 지지 세력인 보수 층 뿐만 아니라 중도 층에게까지 기대감을 안겨 줌으로써, 청와대에 가려 무기력해 보이던 집권 여당도 존재감을 갖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컨벤션 효과를 작게 평가하고 있지만, 김무성 당 대표와 새 지도부의 선출이 이번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승리에 기여한 바를 적다고 할 수 없다.

아무튼 내각과 새누리당이 정치력을 갖고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통령의 레임덕이 아니라 오히려 박근혜 정부를 떠받치는 두 기둥이 견실하게 제 자리를 잡음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신뢰를 높여주었고, 은연 중 상대적으로 흔들렸던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리더십과 대비됨으로써 수도권 표심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이 번 15 개 재.보궐 선거구 중에서 9 개 선거구의 전직 의원이 새누리당이었고, 6 개 지역의 전직 의원이 야당(새정치민주연합 5명, 통합진보당 1명)이었다는 것은 기본 선거 환경 면에서 여당이 유리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밖에 새누리당의 선거전략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전략에 비해 유권자들의 실생활과 현실적 문제에 기초했다는 것을 승리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원칙 없는 공천 파행을 들 수 있다.  이 번 선거에서 특히 주목받은 선거구는 서울 동작 을과 광주 광산을 그리고 곡성 순천 지역구였는데, 이 들 3개 선거구 공천과정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체 이미지를 형성하였고, 마지막 선거일까지 언론의 반복 보도를 통해 그 이미지가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권은희 후보의 공천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체 선거를 망쳤다는 분석들이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선전이 부각되면서 그 상대 후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가 매스컴에 자주 등장함으로써 과거 정치자금과 관련한 서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새정치민주연합의 구태 이미지로 오버 랩 된 점도 새정치민주연합의 패배에 크게 기여한 측면이 있다.  

서갑원 후보 대신 다른 참신한 후보를 공천했다면, 이정현 후보가 고전했을 것이라는 일부 의견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당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상술한 공천 파행은 당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에서 초래한 측면이 있다.  김한길-안철수로 대변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 이미지와 김무성 새 지도부로 대변되는 새누리당의 지도부 이미지를 비교 연상하면, 쉽게 새정치민주연합의 리더십 문제를 인식할 수 있다. 

전자가 계파정치의 연장에서 형성된 이미지라면, 후자는 경쟁과 팀워크라는 이미지를 연상케 하지 않았는가?

셋째,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정권 심판이라는 추상적이고 일방적이며 과거지향적인 이슈를 주 선거전략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에 회초리를 들어달라는 식인데, 이미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누적된 우리사회의 병폐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의 일방적 책임을 질타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구호는 설득력이 없었던 것이다. 

차라리 ‘세월호 참사를 초래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우리사회 적폐를 도려내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이 앞장설테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면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총체적으로 볼 때, 새정치민주연합의 리더십이 중심을 잃고 우왕좌왕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서, 7월 31일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들과 최고위원들이 총사퇴했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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