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 없는 카페베네…슈퍼 갑(甲)질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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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날 없는 카페베네…슈퍼 갑(甲)질 오명?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8.01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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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계속 적자행진…스타마케팅엔 물심양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예비 창업주들의 멘토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가 최근 끊임없는 구설과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뉴시스

국내 커피전문점 1위에 빛나는 카페베네. 국내 커피전문점의 대표적인 성공신화를 이룬 김선권 대표가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스타마케팅과 홍보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그가 정작 가맹점주와 근로자들에게 인색하다는 것. 설상가상으로 김 대표는 실적 악화와 동시에 손대는 사업마다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영 능력 또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카페베네가 가맹점주에 제휴카드 할인 비용 떠맡기기와 특정업체와의 인테리어 계약 강요 등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아 악명 높은 ‘슈퍼 갑(甲)질’이라는 오명을 떠안았다.

가맹점주에 갑질·임금 체불 등 끊이지 않는 잡음

지난달 9일 카페베네가 가맹점주들에게 판촉비용을 떠넘기며 ‘갑의 횡포’를 부려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할인 비용의 절반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겼다. 소비자들이 카페베네 음료를 구입할 시 통신사 제휴카드인 올레KT 카드를 제시하면 10%를 할인받을 수 있는데, 이중 할인 비용 일부를 가맹점주에게 부담하게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3800원 짜리 아메리카노를 팔았다면 10% 할인된 금액 380원을 통신사와 가맹본부가 190원 씩 각각 부담하게 된다. 계약서에는 판촉 관련 비용을 가맹 본부가 부담하도록 명시돼 있는데도 카페베네는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갑질을 이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공사 시 특정업체와 계약하도록 강요했다는 정황도 공정위에 적발됐다.

카페베네의 상징인 ‘대형시계’ 하나당 가격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정위는 조만간 카페베네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카페베네에 수십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측은 “아직 제재 수위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페베네는 “사실이 와전된 것”이라며 억울한 입장을 표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가맹점주에게 할인 부담을 떠넘겼다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통신사 할인 비용 중 50%는 통신사 측이, 50%는 점주가 부담한다는 것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정위 심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부당한 처우를 행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카페베네의 근로기준법 위반율은 98.3%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베네가 근로자에게 행한 부당행위는 2011년 청년유니온이 김 대표이사를 임금체불 등의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하면서 여론에 확산됐다.

카페베네에서 일하던 조합원 중 한 명이 주 40시간 이상을 일하고도 법적으로 보장된 주휴수당조차 지급받지 못했던 것. 사업자는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알바생이 1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당시 청년유니온 조사 결과 카페베네 주휴수당 예상체불 금액은 60억 원 이상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카페베네는 직영점 알바생들에게 체불된 주휴수당 등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가맹점에도 해당안을 권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알바연대가 카페베네 60곳을 조사한 결과 여전히 주휴수당을 지급한 곳은 불과 13% 남짓이었다.

스타에겐 특급대우-근로자엔 부당처우

아울러 지난해 카페베네는 동반성장을 이유로 직영점에서 일하던 100여명의 직원을 권고사직 형태로 퇴직시켰다. 임직원 월급은 30%나 깎았다. 이처럼 김 대표는 가맹점주와 직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행사하면서도 사업 확장과 스타마케팅에만 몰두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카페베네는 지난 2009년 커피업계 최초로 톱스타 연예인을 기용해 꾸준히 방송광고를 내보냈다. 이 효과로 인해 카페베네는 론칭한 지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아 전국에 100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처럼 김 대표는 업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스타마케팅과 홍보에 거금을 쏟아 부었다.

김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톱스타 한예슬을 모델로 기용했다. 2009년은 한예슬이 당시 인기드라마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를 시점이었고, 그 시기부터 현재까지 메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또 지난해에도 메인모델로 한예슬과 3년 연장 계약을 맺은 것과 함께 지난 2012년 개점한 미국 LA지점까지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거액의 스타마케팅 비용도 모자라 공중파 방송 시트콤 및 드라마 제작지원 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드라마 <대물>, <시크릿가든>, <옥탑방 왕세자>,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 방송 프로그램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적극 홍보에 나섰다.

사업 확장에도 화끈한 면모를 보였다.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를, 그 다음해 2012년에는 베이커리 전문점 마인츠돔을 인수했다. 이어 세 번째 브랜드 ‘디셈버24’를 여는 등 사업영역을 점차 넓혀갔다.

하지만 그가 손댄 사업들은 2년도 채 되지 않아 줄줄이 철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출점을 규제하면서 카페베네는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을 잇따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디셈버24’의 경우 김 대표가 브랜드를 론칭한 지 5개월 만에 철수한 터라 만만찮은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영업이익까지 반 토막이 나면서 김 대표는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올해 카페베네의 매출액은 348억 원으로 전년 419억 원보다 크게 떨어졌다. 총 매출액은 2012년 2207억 원에서 2013년 1873억 원으로 무려 15.1%나 하락했다.

영업이익 하락세도 확연히 드러났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억5000만 원이다. 2012년 66억3400만 원에 비하면 반 토막이 난 셈. 반면 지난해 순손실은 19억62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채비율이 665%에 달했다.

부채율이 점차 높아지자 결국 김 대표는 사업 확장 중지를 선언했다. 청담동에 있던 옛 사옥을 광고대행사에 40억 원에 팔아 넘겼고, 청담동 경기고 사거리에 위치한 본사 사옥 역시 현재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구설·악재에도 해외 진출 강행?

이에 김 대표는 타 사업을 정리하고 커피사업에만 주력하기로 했다. 국내 1위 커피전문점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커피 맛은 소비자의 입맛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페베네는 주 메뉴인 커피보다 빙수나 아이스크림, 와플 등 사이드 제품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연이은 악재와 구설에도 김 대표의 야심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카페베네 양주공장 준공식에서 “2017년까지 전 세계 40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각 진출국가별 매장과 제조품 등에 들어가는 원두를 전량 양주 글로벌 플랜트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야심찬 포부와 달리 관련 업계들은 “뜬구름 잡는 격”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커피 맛보다 인테리어와 마케팅을 중시하는 카페베네에 대한 국내의 평가가 해외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스타마케팅과 유럽풍 인테리어, 가맹점포 수에 의지하는 수익구조를 이어가는 카페베네가 지근의 난관을 극복하고 해외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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