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인가 비리인가? 종로 중학동 재개발 사업인가 무엇이 진실인가
개발인가 비리인가? 종로 중학동 재개발 사업인가 무엇이 진실인가
  • 이준 기자
  • 승인 2008.12.01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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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통상, “편법사업인가”주장. 종로구청, “합법적 진행”해명
종로구청, 법적절차 무시하고 중학동 일대 재개발 승인
땅 주인 최영환씨 소송 통해 시행인가 취소 얻어내
시행사 K사 I사로 상호변경 후 재차 시행인가 얻어내
최영환, “K사는 물론이고 I사에 사업인가 내주는 것 편법”
종로구청, “합법적 절차에 따라 재개발 시행인가 내줘”

 
서울 종로구 중학동 재개발 사업 인가를 놓고 '구청의 편법'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재개발 지역 내에 600여 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미진통상 측에 따르면 종로구청 측이 사업인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무리한 추진이 있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오랜 소송기간을 통해 대법원으로부터 재개발 사업 시행 인가를 취소 판결을 받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상호만 변경된 동일한 회사에게 사업 시행 인가를 해주었다는 주장이다.
 
▲     © 시사오늘
법원판결따라 재개발사업 원점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땅은 서울 종로구 중학동 도시정비 구역(77번지 일대)이다.
이곳은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오래된 한옥 몇 채와 허물어진 벽돌 건물들이 들어차 있다. 광화문 시민 열린마당, 문화관광부, 국세청, 연합뉴스, 일본대사관 등 주변 시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종로구청은 2000년 이 지역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하고 2002년 K사에 재개발 사업 시행인가를 내줬다. 그러나 2005년 3월, 대법원이 '종로구청의 사업인가는 위법하다'라는 확정판결을 내림에 따라 중학동 재개발사업은 3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대법원이 이 같은 판결을 내린 이유는 종로구청의 사업인가가 소정의 면적요건과 다수요건을 갖추지 못해 부 적법하다는 것이었다. 2002년 당시의 재개발사업 시행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해당구역에 토지·건축물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면적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토지의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K사는 전체 토지의 40.49%, 국유지를 제외한 사유지의 29.73%의 동의만 얻은 채 사업인가 신청을 냈고, 종로구청은 6개월 이내에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얻어내는 조건으로 인가를 내줬기 때문이었다.

중학동 재개발 사업을 원점으로 돌린 사람은 재개발 내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미진통상의 최영환 대표다. ㈜미진통상은 재개발 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 대표의 처가는 조선 후기 때부터 이 빌딩에 위치한 현재 자리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최 대표는 지난 64년 현재의 미진통상을 세웠다.

50년 넘게 일해 온 최 대표의 소망은 미진빌딩 터를 포함해 중학동 일대에 문화 컨벤션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었으나, 종로구청이 재개발 사업인가를 K사에 내주면서 최 대표와의 기나긴 법정싸움이 시작된 것이었다.

재개발 사업신청 법적 만기일이 하루 남은 2002년 7월 24일 K사는 24평의 땅을 매입하여 사업인가 신청을 냈고, 종로구청은 그 해 10월 K사에게 '조건부 인가'를 내줬다. 이를 토대로 K사는 군인공제회로부터 600억 원을 투자 받아 한달 남짓 동안에 재개발 구역 내 땅을 집중적으로 매입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대법원에서 패소했고 종로구청 역시 2005년 8월 K사에 대해 사업시행 폐지인가를 내렸다.

K사 I사로 상호변경 후 시행인가 받아

▲     © 시사오늘
승소 후 최 대표는 자신의 토지에 문화 컨벤션 센터 건립을 위한 건축허가를 냈으나 그 해 7월 종로구청은 그의 토지가 포함된 중학동 일대는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개별적인 건물 신축은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송에서 패한 K사는 I사로 상호변경을 한 후, 또다시 종로구청에 재개발 신청을 냈고, 구청은 2008년 3월 I사에게 시행인가를 내줬다. 이로 인해 얼마 지나지 않아 600여 평에 이르는 최 대표의 토지는 강제수용 될 처지에 놓여있다.

하지만, 시행인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편법이 동원됐다는 게 최 대표의 주장이다. 과거 K사는 물론이고 I사에 사업인가를 내주는 것 자체가 모순 덩어리라는 것이다.
최 대표가 땅을 팔지 않겠다고 버티는 한 도시환경정비법 규정에 따른 5분의 4이상의 동의를 얻을 수 없어 인가신청 자체가 안 되는 것인데 이번에도 역시 재개발사업을 승인해 줬다는 것이다.

중학동 재개발 구역지정당시 부터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사업구역에 포함되지 않았어야 하는 12M 현황도로를 재개발 구역에 포함시켜 자의적 해석을 붙여 시행사측 동의율 산정에 유리하도록 구역을 미리 만들어 놓는 등 전례가 없는 행정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과거 K사의 경우도 무리한 조건부 승인으로 패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I사 시행인가의 요건이 되는 동의율을 맞추기 위해 현황도로를 사업구역에 편입시키는 행정관청이 어디 있냐"고 반문한 뒤 "사업 시행인가 취소가 된 K사와 I사가 동일한 회사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인데 다시 인가를 해준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종로구청 도시개발과 최영기 주임은 이와 관련 "현황도로를 재개발 사업구역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법적조항은 없으며, 지자체는 자의적인 해석에 의해 얼마든지 현황도로를 사업구역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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