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한 일, 정치가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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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한 일, 정치가 할 일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8.16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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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 정치, '교황'같은 리더를 되찾아야 할 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프란시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다. 교황이 16일 시복미사를 연 광화문에는 천주교인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몰려 100만여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했다. 교황이 온 국민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가 가진 종교적인 지위와 상징성을 넘어 우리가 필요로 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메세지를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여, 희망을 뺏기지 말라"는 교황의 연설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유가족의 손을 잡아주고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미사를 보는 그의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은 위안을 얻었다. 교황은 종교가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줬다.

반면 지금의 한국정치는 해야 할 일을 잘 못하고 있을 뿐더러 왜 존재하는지조차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다.국민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건네는 것은 사실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다.

교황 방한과 같은 시기 여야는 세월호 참사 관련, 유가족들에게 약속한 진상 규명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대책 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에 한목소리로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에게 탓을 돌리고 있다.

정치권의 이러한 혼란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정치 리더의 부재다. 천주교는 교황이라는 리더 자리에 훌륭한 인선을 해 냄으로서 성공을 거둔 것이나 다름없다.

과거 김영삼(YS)전 대통령과 김대중(DJ)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의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그 역할에는 충실했다. 각각 영·호남을 대변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 리더로서 국민들에게 지지받았다.

1971년 DJ의 장충단 공원 연설에는 10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1987년 YS의 구 수영비행장 자리서 한 연설도 100만이 훌쩍 넘는 인파가 모이며 전설로 회자된다. 국민들은 민주화의 열망을 이들을 통해 이루려 했고, '호남의 한'도 정치로 풀어줄 것이라 믿었다. 돌이켜 보면, 그야말로 정치가 신뢰받던 시대다.

교황은 우리에게 '종교란 이런 것'이라고 알려줬다. 이젠 정치권이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 줄 때다.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제 기능을 다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해 보이는 것은 정치권의 리더다. 현 정치권이 수장들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지, 혹은 새 리더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는 오롯이 정치인들에게 달려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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