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정통 클래식 아닌 크로스오버 각광 받는 시대 올 것"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박정민, "정통 클래식 아닌 크로스오버 각광 받는 시대 올 것"
  • 방글 기자·박상길 기자
  • 승인 2014.08.18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I.컬쳐뷰 대표 인터뷰…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 목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박상길 기자)

▲ 박정민 S.I.컬쳐뷰 대표 ⓒ시사오늘 박상길 기자

클래식 공연이 열풍이던 때가 있었다. 상류층을 중심으로 우아하고 고상한 문화생활이 유행하던 시절.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신나는 문화생활이 번지고 있다. ‘한류’와 ‘K-POP’ 등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단어만으로도 변화한 한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공연 기획사 S.I. 컬쳐뷰의 박정민 대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크로스오버 공연을 많이기획하고 있다.

박정민 대표는 “클래식의 시대는 갔다”며 “유럽 등에서도 이미 크로스오버 공연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 한국에도 크로스오버 공연이 각광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데이빗가렛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공연 기획 일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요.

“2004년에 시작해서 올해로 11년째예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국무용을 전공했어요. 대학 졸업하고 객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김백봉 선생님이 무용단에 들어오라고 연락을 주셨어요. 김백봉 선생님이 저를 가르쳐주신 교수님의 스승이라 특강을 듣고 해서 인연이 있었거든요. 무용단에서 무용수로 지내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대학원을 가라고 추천하셨어요. 무용을 했지만 다시 무용으로 대학원을 가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한 게 문화예술경영이에요. 그런데 무용보다 기획일이 더 재미있었어요. 대학원 졸업 후 공연 기획사에 들어갔는데, 그 회사에서 대통령 초청 성탄 음악회를 열었어요. 당시 기획사들이 유지가 어려운 시절이라 사장님이 공연 끝나고 빚 독촉에 회사를 유지할 수 없게 됐죠. 월급도 못받고 굉장히 막막했는데, 구세주가 나타났어요. 성탄음악회를 기억하시던 분이 자비로 1000만 원을 내주셨어요. 그래서 음악회 전담팀이 뭉쳤죠. 600만 원짜리 보증금으로 사무실 얻고 400만 원으로 시작했죠. 무용 쪽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작은 공연들을 많이 맡아서 1년만에 돈을 다 갚았어요. 비록 이자는 못 드렸지만, 절 기특하게 생각해주셨고 공연이 있을 때마다 챙겨주셨어요. 신기하게도 그게 공연 기획에 몸 담는 계기가 됐네요.”

-얼마나 많은 공연을 맡고 있나요.

“한해에 4번정도 큰 공연을 하고, 사이사이에 작은 공연 또는 행사를 맡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그동안 했던 공연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공연 기획일을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2009~2010년 얘긴데, 2009년 11월에 다음해 3월 공연을 잡았어요. 올리비아 뉴튼존 내한공연이었는데, 극장을 못 잡아서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이랑 계약을 했죠. 중앙일보랑 같이 하기로 했었는데 계약하고 이틀 있다가 취소 통보가 왔어요. 공연 계약금 1억 원은 이미 줘버린 상태고, 티켓팅도 시작됐는데 막막했죠. 어찌저찌해서 공연 연기 신청을 해서 5월로 미뤘어요. 그런데 그해 3월에 일본에서 쓰나미가 났죠. 후쿠시마 원전 터지고 세계적으로 난리였잖아요. 근데 올리비아 뉴튼존이 바로 전 해에 유방암 수술을 했나봐요. 위험해서 한국에 안 오겠다는 거예요. 오고싶지 않대요. 문제는 계약금도 안 돌려주겠다는 거였어요. 자기들도 한국에 오기 위해서 밴드도 연습시켰고, 비용을 충분히 썼다. 게다가 이건 천재지변이기 때문에 물어줄 이유가 없다. 방법이 없더라고요. 생각만 해도 힘들고 해서 큰 공부했다고 생각하고 빨리 접어버렸어요.”

▲ 박정민 S.I.컬쳐뷰 대표(왼쪽)와 데이빗가렛 ⓒ시사오늘

“반대로 얼마 전에 한 데이빗가렛 공연은 운이 많이 따라줬어요. 데이빗가렛 공연을 잡아놓고 보니까, <파가니니: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영화를 찍었더라고요. 영화가 지난해 11월 개봉 예정이었는데, 극장 개봉이 늦어져서 4월에 개봉을 했죠. 우리 공연이 6월이었으니까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졌어요. 홍보가 자연스럽게 됐죠. 영화보고 온 사람들은 A석을 50%를 할인해 주면서 영화사와 같이 홍보하기도 편했고요.”

“부산 공연도 연이 잘 닿았어요. 방송 관계자가 먼저 연락을 해서 함께 기획하자고 하더라고요. 어차피 지방공연을 계획하고 있었으니까 흔쾌히 승낙하고 부산 오디토리움을 잡았어요. 지방공연이 처음이라 표가 잘 팔릴까 걱정했는데 공연 2주 전에 매진이 됐죠. 공연 호응도 좋아서, 내년 데이빗가렛 공연도 함께 하기로 했어요.”

-데이빗가렛 서울공연 당시 안전문제로 컴플레인이 발생했는데, 이유가 뭔가요.

“자리 문제가 있었죠. 아티스트가 무대 뒤에서 등장할 예정이라고 했더니 홀 관계자가 사람들이 몰리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더라고요. 세월호 참사 이후라 안전에 예민할 때였고, 저 역시도 작은 사고라도 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계단식 슬라이드 좌석을 평면자리 의자로 바꿨더니, 컴플레인이 쇄도해서 공연 시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어요. 끝나고 나니까 공연에 대한 만족도 덕분인지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계단식 의자를 S석으로 교체해서 차액 부분 환불해줬어요.”

-크로스오버 공연을 많이 기획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나요.

“공연은 섭외가 가장 큰 문제예요. 다른 기획사에서 했던 사람들은 금액 대비 맞지 않은 경우가 많죠. 그래서 생각한 게 한국에서는 유명하지 않지만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내한공연이었어요. 그게 지금의 크로스오버 공연까지 오게 됐죠. 이미 유럽에서는 정통 클래식보다 크로스오버 공연이 더 사랑받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그런 바람이 불 날이 멀지 않았다고 봐요.”

박 대표는 그동안 하카세타로와 아모리바실리 공연 등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많이 선보였다. 그 외에도 정통 음악을 벗어난 데이빗가렛 공연 등은 호평 세례를 받았다. 하카세타로, 아모리바실리, 데이빗가렛, 니시무라유키에 등 굵직굵직한 섭외는 공연 기획자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 있다.

-올해도 기획 중인 공연이 남아있나요.

“10월에 안드레아 오텐잠머 공연(예술의 전당), 11월에 아모리바실리 공연(삼성블루스퀘어홀, 하얏트그랜드볼룸)이 예정돼 있어요.”

아모리바실리 공연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9살부터 음악학교에 다녔다는 아모리바실리는 15살이던 2004년 프랑스 샹송컵(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 수많은 음악 관계자들을 매료시켰다. 이후 2008년 워너뮤직 프랑스와 계약, 데뷔한 인물로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인정받은 테너 가수다. 지난해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영국 국적의 일본인 하카세타로와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펼쳤다.

박정민 S.I.컬쳐뷰 대표는 크로스오버 공연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사오늘 박상길 기자

-대한민국 문화산업에 이바지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내가 좋으니까 남들도 좋겠지 하는 마음으로 섭외하고, 기획했던 것 같아요.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크로스오버 공연 전문기획자가 되는 것도 꿈이에요. 이미 절 크로스오버에 포커스를 맞춰서 봐주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이미 한국에는 수도 없이 많은 공연 기획사들이 있잖아요. 그 중에서도 ‘크로스오버’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박정민’이었으면 좋겠어요.”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열정적으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