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최고위원' 사퇴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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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최고위원' 사퇴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8.19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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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맏형' 사라지면 '구심점'도 사라진다
"2003년의 사퇴 실수 되풀이 하지 않을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 뉴시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지난 4일 이후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한 공식 당무에 불참하고 있어 또 다시 '잠적설'이 나왔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달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15일부터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다.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심신이 고단했다는 이유에서다. 그 다음날 서 최고위원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며 강원도로 직행했다. 그러다 7·30 재보선을 1주일 앞둔 24일, 서 최고위원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보선 승리를 위해 힘쓰겠다"며 유세 현장을 도왔다.

재보선이 끝난 후 8월, 서 최고위원은 또 다시 종적을 감췄다. 자연스럽게 서 최고위원의 '사퇴설'이 흘러나왔다.

서 최고위원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김무성 대표와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당에선 서 최고위원의 '결석'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라고 둘러대지만 그렇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계에서는 당내 비박계와 친박계를 휘감는 '전운'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친박계 숙청'을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당은 긴장모드로 돌입했다.

특히 김 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과 2017년 대선을 염두해 둔 사전 '당무 감사'를 내달로 예고했다. 당원협의회 현황 파악과 당협위원장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당협위원장이 비리에 적발돼 바뀐다면 2016년 총선 공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퇴할 수 없는 이유 1. '친박 맏형' 서청원이 사퇴하면 구심점 사라진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비록 당대표 자리에 오르지 못했지만 전당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최고위원으로 가장 많은 득표율을 보이면서 당선됐다. 당권에서 비박계에게 밀리긴 했지만 아직까지 친박계는 건제하다. 친박계는 당내에서 주류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전당대회 후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비박계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면 친박계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가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구심점이 필요하다. 현재 황우여 전 대표와 최경환 전 원내대표도 당내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7·30 재보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으면서 원내에 입성한 이정현 최고위원은 친박계를 관리하기 보단 당-청-정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하기 위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친박계 맏형'이라 불리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사퇴한다면 친박계가 휘청거릴 가능이 높다. 때문에 서 최고위원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내 한 초선 의원은 1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이 사퇴한다면 친박과 비박 갈등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문제가 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파장을 고려하더라도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퇴할 수 없는 이유2. "2003년 당 대표 사퇴는 일생일대의 실수"

서 최고위원은 지난 2002년 이회창 총재의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2003년 당 대표 직에서 사퇴했다. 10년이 지난 후 서 최고위원은 그 당시 당 대표 사퇴가 "일생 일대의 후회"라고 언급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2012년 11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 사퇴할 때의 심경을 언급했다.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은 일생일대의 실수한 부분입니다. 결국, 정치는 용기와 결단인데, 저는 나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못 견딜 정도로 '나와야 됩니다. 나와야 됩니다'하고 계속 그랬어요. 지금도 후회합니다."

(관련기사 링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831)

주변에서 못 견딜 정도로 '나와야 한다'는 말을 못견뎌 사퇴했다는 것. 이것을 두고 후회한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의 설령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2003년의 '기억'이 떠올라 쉽게 내려놓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현재의 '사퇴'가 훗날의 '실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만약 2003년에 당 대표를 그만두지 않았다면 차기 대권 주자로 올라갔을 것"이라며 "그 때 당 대표 사퇴로 정치여정에 위기를 맞았다는 말도 많았다. 이번에도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느냐. 쉽게 내려놓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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