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족'과 '쇄신파'사이…남경필, 위기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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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족'과 '쇄신파'사이…남경필, 위기론 확산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8.21 22: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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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탄탄대로일줄 알았던 정치여정…'위기'
'사퇴해라'vs'아깝다', 남경필에 대한 엇갈린 시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남경필 경기도지사 ⓒ 뉴시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정치여정을 보면 '순탄'하다. 남 지사는 1998년 아버지 고(故)남평우 전 의원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서 내리 5선을 기록했다. 당시 만 33세였다. 5선을 기록하고서도 만 49세밖에 되지 않는다. '젊은 나이'에 '중진'의원인 남 지사는 차기 대권 주자로도 손색 없었다.

쉽게 이룬 성공같아 보이지만 남모를 아픔도 있었다. 남 지사의 별명은 '오렌지족'이다. '아버지 덕에 편하게 성공했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 속엔 '마마보이'라는 오해까지 있었다. 스마트한 외모는 '귀공자'같은 이미지를 만들었다. 정치인으로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다. 남 지사의 '온실'이었던 팔달구를 벗어나도 검증을 받을 수 있을지 대한 의구심은 그를 항상 뒤따랐다.

남 지사에게 '오렌지족' 이미지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남 지사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정병국 의원(남·원·정)과 함께 새누리당 내 '쇄신파'로 활동했다. '혁신'을 일으키는 '쇄신파'와 '귀공자'같은 이미지인 '오렌지족'은 180도 다른 이미지다. 남 지사는 본인의 상반된 이미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렌지족인 건 맞는데 개념 있는 오렌지족이다. 국회의원이 된 후 17년 동안 비주류로 개혁과 상생의 목소리를 내온 것에 주목해달라."

남 지사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거물급 정치인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를 꺾으며 당선됐다.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남경필'의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남 지사의 정치여정은 그렇게 순탄할 줄 알았다. 하지만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던가. 남 지사의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남 지사의 정치 여정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깔수록 나오는 '양파'같은 아들 문제

8월17일, 남모 상병이 강원 철원군 6사단에서 후임병을 때리고 성추행한 정황이 드러나 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남 상병은 다름아닌 남 지사의 아들이었다. 남 지사는 다급히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역효과였다. 남 지사는 결국 사건이 보도된 지 두 시간만에 경기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했다.

민심은 고개를 돌렸다. 구타로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건이 대한민국을 뒤덮어 군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다름아닌 남 지사의 장남이 가해자라고 밝혀지다니,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도 등을 돌릴 지경이었다. 네티즌과 시민단체는 급기야 취임된 지 두달 반 밖에 되지 않은 남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남 상병의 사건은 새로운 사실이 계속해서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남 상병은 후임병에게 신체적 폭행에 이어 뒤에서 껴안거나 자신의 성기를 후임병 엉덩이에 비비고, 후임병 주요부위를 툭툭치는 등 성추행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남 상병은 "장난이었다"고 진술해 더욱 충격을 줬다.

게다가 군이 남 상병의 폭행 및 성추행 사건을 축소·은폐 시키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군 인권센터는 군이 이례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는 점과 13일 남 경기지사에게 사건을 알리고서 첫 보도가 나오기까지 5일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점을 들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특히 남 지사는 13일 장남이 헌병대에 입건된 사실을 통보받은 후 15일 중앙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둘째 아들이) 병장이 된 지금은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라고 적었다. '남 지사가 자신의 아들이 가해자였다는 것을 알고 글을 기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게다가 남 지사는 부인과 합의 이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남 지사와 부인 이 모 씨는 지난 11일 이혼에 합의 이혼 했으며, 위자료나 재산분할 청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문제로 묻히기엔 능력이 아깝다" vs "가족도 돌보지 못하는데 도를 어떻게 이끄냐"

남 지사를 보는 시각은 둘로 나뉘어진다. "가족도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 경기도를 어떻게 돌 볼 것이냐"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정치계에 입문해 새누리당을 '변화'의 길로 이끈 '쇄신파' 남경필 지사가 가족 문제로 정치적 타격을 입어 희생된다면 참 아까운 인물"이라고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다.

남 지사는 '쇄신파' 출신 답게 경기도지사로 취임하자마자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남 지사의 첫 번째 파격 행보는 '연정'(聯政)을 추진한 것이다. 여야가 합의를 이끌어야 경기도가 제대로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협치를 추진했다. 남 지사는 '정무부지사'직을 '사회통합부지사'로 명칭을 변경하고 야당에 추천권을 제시했다. 야당은 "부지사 임명보다 정책 협의가 우선 되야 한다"고 남 지사에게 역제안했다. 이에 남 지사와 새누리당 김학용 도당위원장, 새정치연합 김태년·송호창 경기도당 공동위원장 등 도의회 여야 의원 1명씩 모두 6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게다가 남 지사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경차 '모닝'을 구입해 직접 몰고 경기도청으로 출근했다. 관용차도 체어맨에서 카니발로 교체했다.

남 지사는 블리자드 본사를 방문해 게임 산업 육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고, 경기도내 팬택 협력사에 자금 300억 원을 긴급수혈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처럼 남 지사는 취임 후 '파격적 행보'를 보이며 부지런한 모습을 보인 것.

하지만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남 지사의 '사퇴 촉구'가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족도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경기도를 잘 돌볼 수 있겠느냐"고 비판하며  남 지사의 아들의 행위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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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숙 2014-08-21 23:34:36
올바른 정치 문화를 위해서는 현재보다는 미래의 정치를 위해서도 본인들의 올바른 태도와 교육. 가정사도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