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미래②>박원순 안희정 '뜨고', 안철수 김두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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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미래②>박원순 안희정 '뜨고', 안철수 김두관 '졌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8.23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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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이후 ‘확’바뀐 차기 대권 구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신한국당의 ‘9룡’ 못지않다.”

1997년, 신한국당엔 대권주자들이 즐비했다.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9명을 일컬어 ‘9룡’이라 불렀다. 이회창 총재와 김덕룡 전 의원, 최형우 전 장관과 박찬종 전 의원 등 이들 중 누구를 대권주자로 내세워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지난 8월 1일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충청권 안희정, 호남권 정세균·정동영, 영남권 문재인·박원순·안철수·박영선·김두관, ‘9룡’이 경쟁하며 국민 검증과 당원 평가를 받으면 후보가 탄생하고 정권 교체가 됩니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에서 자신감을 드러낸 모습이다. 새정치연합에서 차기 대권주자 자원이 차고 넘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인물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문재인 의원, 손학규·정동영·김두관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있고 차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사람은 박영선 원내대표와 김부겸 전 최고위원 등이 있다.

하지만 7·30 재보선 이후 대권주자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새정치연합의 재보선 ‘참패’로 후폭풍을 직격으로 맞은 잠룡들은 대권가도에서 멀어졌다.

▲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 뉴시스

안철수·손학규·김두관, ‘흐림’

7·30 재보선을 기점으로 대권가도에 차질을 빚은 사람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다. 안 공동대표는 7·30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했고, 손학규 상임고문은 수원정에서 패배한 후 ‘정계 은퇴’까지 했다. 경기 김포에 출마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도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던 홍철호 의원에게 패배해 차기 정치 여정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안 공동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의원에게 단일화를 양보한 후 줄곧 차기 대권주자 3위권 안에 들었다.  안 공동대표가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안풍(安風·안철수 바람)’, ‘안철수 현상’등 용어가 생길 정도로 ‘인기 정치인’으로 자리 잡았다.

안 전 대표의 직함을 보면 짧지만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정치 여정을 엿볼 수 있다. 2011년 정계에 입문하기 전엔 안 교수로, 2012년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입성했을 땐 안 의원으로, 2014년 민주당과 통합신당을 추진했을 땐 안 대표로, 그리고 7·30 재보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금은 안 상임고문으로 불리고 있다.

치솟던 주가가 하한가를 맞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안 전 대표.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그래도 안철수가 대안이다”고 언급했다.

박 박사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20~30대들에게 안철수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새정치연합이 안철수라는 무기를 어떻게 갈고 닦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김부겸 전 최고위원, 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손학규 상임고문, 박영선 원내대표 ⓒ뉴시스

문재인·박원순·안희정, ‘맑음’

풍비박산(風飛雹散)난 새정치연합에서 7·30 재보선 책임을 피할 수 있었던 문재인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안’으로 떴다.

‘조기 전대론’ 목소리와 함께 ‘문재인 역할론’도 나왔다. 정중동 행보를 보였지만 차기 대권주자로 꾸준히 이름을 올린 문 의원은 지난 7월 28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7주 만에 1위로 떠올랐다. 김-안 공동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자 문 의원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문 의원은 현재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유가족 입장을 대변하면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문 의원은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김영오 씨(유민 아빠)를 대신해 단식을 하겠다며 유가족 단식 농성 시위에 동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야말로 독야청청(獨也靑靑)이다. 당은 ‘풍비박산’날지언정 박 시장 지지율은 굳건하다. 당에 크게 기대지 않고 '개인기'를 살려 6·4 지방선거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시장은 당내 계파색이 옅기 때문에 '적'이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전당대회를 거치고 7·30 재보선 ‘완승’을 거두면서 ‘컨벤션 효과’가 빛을 발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주간집계 결과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권주자 1위로 김 대표가 올랐다.

하지만 김 대표는 박 시장에게 대권주자 1위를 1주일 만에 내줘야 했다. <리얼미터>의 8월 둘째 주 주간집계에 따르면 박 시장이 다시 1위로 올라섰다. 2위는 김 대표가, 3위는 문재인 의원이 차지했다.

6·4 지방선거가 끝나도 박 시장은 대권주자 1위를 차지한다. 박 시장이 꾸준히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더 이상 지방선거 승리의 ‘컨벤션 효과’라고 표현할 수 없다. 당과 관계없이 박 시장의 인기는 더욱 강고해져 가고 있다. 7·30 재보선 완패가 박 시장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켰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박 시장과 마찬가지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안 지사는 지난 3일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관련 회의에 참석해 김-안 공동대표의 비판에 대해 “비난하거나 버리기보다 더 큰 격려를 해주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갈등을 차단한 것이다.

하지만 안 지사가 대권가도를 달리기 위해선 ‘충청도’라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3선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역적 인지도를 전국적으로 넓혀야 한다.

만으로 40대인 ‘젊은’ 안 지사는 조급하지 않다. 차기보다 차차기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및 원내대표는 ‘잠재적’ 대권 반열에 올랐다. 박 원내대표도 차기보단 차차기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현재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여당과 유가족 사이에서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리더십 시험대’에 놓인 박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향후 정치적 입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순천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김부겸 전 최고위원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현재 차기 당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도 차기보단 차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16년 총선에서 원내에 진입한다면 대권주자 반열에 자연스럽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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