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8월 26일
10시10분, 국회의사당 본관 정문 계단 앞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의사당 본관 계단 앞에서 대여(與) 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을 최우선민생법안으로 결의하겠다"며 "새누리당이 3자합의체 요구에 응답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11시06분, 청와대 앞
새정치연합은 버스 3대를 대절해 결의대회에 참여한 의원들 모두가 바로 청와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정부를 믿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하겠다"며 "대화를 거부하는 청와대와 여당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박 원내대표는 성명발표를 마친 후, 청운동 사무소에서 경찰들에 의해 고립돼있는 유가족들 면담하기 위해 도보로 발걸음을 옮겼다.
11시41분, 청운동사무소 앞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유가족들에게 환대를 받지는 못했다.
"촬영하지 말라고!", "카메라 치워!" 여기저기서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뭔가 전향적인 내용이 담긴 대화를 나누진 못했고, 인사를 하고 만나고 갔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모습이었다. 유가족들은 상당히 지쳐보였다.
12시18분, 광화문 광장
유가족과의 만남을 마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다시 버스를 타고 자리를 옮겼다. 문재인 의원을 보기 위해 광화문을 찾은 것. 수많은 국민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단식에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몇몇 자원봉사자들은 직접 노란리본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주기도 했다. 그 가운데 문 의원이 있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광화문에 들르지 않고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갔다.
문재인 의원의 턱 주변에는 하얀 수염이 가득했다. 동료 의원들의 말을 가만히 듣다 이따금 미소 짓기만 할 뿐, 말하기를 피하는 눈치였다.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에 동참한 시민들은 새정치연합의 이런 행보에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을까?
심명화 씨(34, 경기도 광주)는 "이제라도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힘을 실어주는 말을 했다. 함께 단식하기 위해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박원철 씨(27)는 "여나 야나 다른 게 하나도 없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왜 이제서야 움직이는지…, 새누리당보다 더 이해가 안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13시16분 다시 국회의사당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여의도로 돌아와보니 국회 앞에서 노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이 있었다. 강영희 씨(51)는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켓 글귀가 참 '의미심장'하다.
정말 물어보고 싶다. 국회의원 여러분, '정치를 왜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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