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돌' 조경태…당권도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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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돌' 조경태…당권도전 가능할까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09.13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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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파' 세력화, '관건'
4선 김영환 행보, '변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차기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조경태가 또 튀었다. 당내에서 "간판만 민주당이고 하는 짓은 새누리당보다 더 하다"며 '모난 돌'이라는 평가를 듣는, 오직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행보다.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은 1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여야가 합의한 90여건의 민생법안이 이번 15일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새정치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우선처리' 당론과 전면충돌하고 새누리당의 '계류법안 분리처리'당론에 전면부합하는 주장이다. 야당 소속 3선 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 ⓒ 시사오늘

조 의원의 이런 튀는 행보에는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대한 계산이 숨어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앉히겠다는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박 위원장은 정치력에 큰 타격을 입어 원내대표 직을 사퇴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야당을 이끌던 기존 지도부의 리더십이 갈피를 못 잡고 휘청거리는 모양새.

이에 대해 조 의원은 12일 한 언론사와 한 통화에서 "빠른 시일 안에 박 위원장이 거취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당 수습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는 "투톱이라니, 비대위가 무슨 축구경기냐, 배가 산으로 가는 꼴"이라며 "박영선 위원장이 사심을 내려놓고 조용히 떠나면 되는데, 왜 혼란을 가중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리고는 이날 오후 바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는 멈춰서는 안 된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상대방 탓만 하고 책임 공방만 벌인다면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만 부채질할 뿐"이라며 민생법안 분리처리를 주장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13일 <시사오늘>과 전화 통화에서 "조 의원은 예전부터 당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을 '준비된 당 대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며 "어제 보도자료도 타이밍을 맞춰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파' 세력화, '관건' … 4선 김영환 행보, '변수'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왼쪽), 김영환 의원(오른쪽) ⓒ 뉴시스

조경태 의원은 지난 8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당권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내게 기회를 준다면 자신 있다. 반드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다"며 "현재의 계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이기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 나의 정치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말해 당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같은 달 다른 언론사와 나눈 대담에서는 "당 혁신을 실천하려면 계파적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당의 전면에 서야 하는데 나는 계파가 없다"며 속내를 더 보였다. 그는 "내가 3선이나 했지만 변변한 당직을 한 번도 갖지 못했다. 패권화된 친노 쪽이 나를 많이 견제했다"며 "최고위원은 자력으로 된 것"이라고 피해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조 의원은 경남고와 부산대를 졸업한 야권에 몇 안 되는 정통 PK(부산경남)인사다. 거기에 '민주당' 간판을 달고 여당의 텃밭 부산에서 내리 3선을 했다.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당내 입지는 그에 비해 초라하다. 당권을 쥐고 있는 '범친노계'와 반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올해 초 <시사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지금 친노라는 세력들은 매노(賣盧)"라며 "노 전 대통령을 팔아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들"이라고 비난했다.

차기 당권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의원 등 모두 광의의 '범친노계' 인사들이다. 이들의 당내 입지는 조 의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일 정도로 굳건하고 탄탄하다.

자연스레 조 의원의 '당권 출사표' 성공 여부는 범친노계에 대적할 수 있는 세력과 연합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일반 당원들로부터는 지난 전당대회 현장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하는 등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8·26 당의 장외투쟁을 반대하며 연판장에 서명한 이른바 '15인의 서명파'의 세력화다. 정치권에서는 '비노계 온건파'가 한데 모였다는 점과, 중진의원이 여럿 포함돼 있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세력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 중론.

야권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0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세력화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15인의 서명파' 중 김영환 의원의 행보다. 그는 4선 의원에 '국민의 정부'시절 최연소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 야당의 온건파 세력 중 무게감 있는 중진인사로 거론된다. 만약 그가 조경태 의원을 밀어주지 않고 독자적으로 당권 잡기에 나선다면 전당대회에서 표가 갈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잔도는 없다. 사즉생이다'라는 글을 통해 "중도진보주의에 입각한 대안야당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대중노선에서 이탈한 지난 10년 세도세력, 잘못된 노선과 결별해야 한다"고 현 야당 지도부를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13일 <시사오늘> 한 전화 통화에서 "욕심 없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하겠냐"며 "김 의원이 물 밑으로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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