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제2의 안철수 찾기 급급…˝안철수 현상을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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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제2의 안철수 찾기 급급…˝안철수 현상을 잊어라˝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9.15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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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제2의 안철수 찾기 위한 '외부 인사 영입'…옳은 길일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 ⓒ 뉴시스

'속편의 공식'이 있다. 영화나 TV 프로그램이 흥행하면 제작사들은 자연스레 '시즌2'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문화 산업은 투자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제작사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이다. 관객이나 시청자들은 좀 더 친숙한 '시즌2'에 이끌리게 된다. 하지만 '본편 보다 나은 속편'없다는 말이 있다. 수익 면에서 안정적일지 모르겠으나 속편은 흔히 본편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을 듣곤 한다.

정치권에서도 '속편의 유행'이 번지고 있다. 바로 '안철수 현상'이다. 비록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공동대표는 7·30 재보선 완패를 거둔 후 공동대표직에서 사퇴한 후 대권에서도 멀어지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그의 '현상'은 정치권에 남았다. 정치권은 정치적 혐오가 극심한 상황을 인지하고 정치권에 몸 담지 않은 사람, 이전의 '안철수 교수'와 같은 사람을 찾아 나서고 있다.

제2의 안철수를 찾기 위해 정치권은 외부 인사 영입 카드를 곧 잘 꺼낸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당이 위기를 맞았을 때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인사 영입을 고려하곤 한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새누리당 정치 쇄신 특위 위원으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새누리당 국민행복 추진 위원장으로 내정하면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캠프는 당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안철수 교수를 영입했다. 안 의원도 무소속 대선 후보 당시에는 소설가 조정래씨를,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영입했다.

이번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상돈 교수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정치연합의 존폐 위기, 내부 갈등을 제3의 시각으로 해결하려 '새 피 수혈'에 나섰지만 결국 당내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외부 인사 영입은 모두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등 좋지 않은 결말을 냈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 추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후퇴를 비판하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새누리당과 탈당하며 이별을 택한 것.

윤여준 전 장관도 새정치연합 통합 신당을 추진할 때 소외돼 새정치연합과 다른 길을 걸었고, 최장집 교수도 안 전 공동대표와의 인연이 끝나면서 결국 자리 잡지 못했다.

외부 인사 영입 카드가 모두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좋지 않은 결말을 맺은 것.

외부 인사는 사실상 당의 변화를 대변하는 '얼굴 마담'일 가능성이 높고 당내 사정에 어둡기 때문에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무엇인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홍보성 이벤트로는 제격이지만 사실상 당 내부 입지가 없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 때문에 모두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물러나거나 좋지 않은 결말을 맞았다.

정치권이 제2의 안철수를 만들기 위해 외부인사를 영입하며 혈안을 벌이고 있지만 속편은 속편이기 마련이다. 안철수 현상은 안철수였기에 가능했다. V3 바이러스를 무료 배포하는 '공익적' 이미지를 가진 안 전 공동대표가 마침 정치권에 대한 혐오도가 극심한 시기에 나타났다. 인물과 시기가 맞으면서 '신드롬'같은 열풍이 일었다.

정당이 스스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외부인사를 통해서만 보여준다는 생각은 정치권 무능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2의 안철수를 찾기 보단 왜 정치권에 혐오감을 갖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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