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과 이재오 그리고 김무성…與, '삼분지계(三分之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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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과 이재오 그리고 김무성…與, '삼분지계(三分之計)'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9.17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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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좌장' 이재오, 공개적으로 박근혜 비판…'친이계' 꿈틀?
與, 친이vs친박 구도에서 '김무성 등장'…권력 구도 개편 됐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 뉴시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 중진 의원 중 유일하게 여당의 세월호 특별법 양보 입장을 밝히며 공개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에 대해 쓴소리를 냈기 때문.

이 의원은 17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우리 속담에 '동냥은 주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고 했다"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출구를 못 열어줄 망정 쪽박까지 깨버리면 정치가 안 된다"라고 강한 어조로 언급했다.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새누리당 지도부 회동등을 통해 유가족의 기소·수사권이 보장된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

이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자 친이계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현재 새누리당은 친이계가 사라지고 사실상 친박계와 비박계만 남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6·4 지방선거로 활동을 재개했고 나경원 의원도 7·30 재보선을 통해 현역 최다선(3선) 여성 의원으로 화려하게 원내에 입성해 친이계가 수면위로 떠오를 시기를 노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게다가 그동안 두문불출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지난 4일 '선진문화포럼'을 개최해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친이계 인사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MB가 나서자 다시 세력화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친이계vs친박계'공천학살'의 아픔

이재오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은 좋지 않은 과거를 가지고 있다.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은 18대 총선을 앞두고 최고조로 치달았다. 그 결과 '공천 학살 사건'이 벌어졌다.

이명박 정권 창출과 동시에 당권을 잡은 친이계는 18대 공천에서 친박계 의원들을 대거 낙선시켰다.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까지 감행한 후 '친박연대'를 구성했다.

당시 이재오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권을 쥐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내 권력의 중심에 있었지만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뜻 밖의 일격'을 당했다. 서울 은평을 지역구로 나온 문국현 후보에게 이 의원은 패한 것. 패배한 결정적인 이유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와 친박계 의원들에 의한 '낙선 운동' 때문이라고 회자된다.

19대 총선에선 친박계가 '전세 역전'했다. MB의 레임덕으로 세가 약해진 친이계는 19대 총선에서 친박계 의원들에 의해 '공천 학살'을 당했다. 당시 친이계 의원들은 공천에서 배제돼 정중동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이재오 의원과 친박계는 '개헌 논의'를 두고 갈등을 보였다.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은 블랙홀"이라며 논의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의원은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다수 국민과 여야 의원 다수가 필요하다고 하는 개헌을 위해 국회에서 역할을 해야 하며,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특위를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개헌을 논의하겠다고 공약했다. 그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청원 의원은 "개헌은 무슨…"이라며 허공에 손가락질을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은 "이명박 정권 때도 개헌하겠다고 해서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 산하에 개헌특위를 만들었다. 이재오 의원은 그때 정권의 2인자라고 얘기할 정도로 힘이 있었는데 추진을 못했다"고 꼬집었다.

친이vs친박 구도→김무성 등장으로 권력 '개편'…어느 편에 설까?

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 "교육부 장관이 할 일이 없어 세월호 리본을 달지 말라는 공문 보내느냐. 이 정부가 정신이 있는 것이냐"라며 "지금이 어느 시대냐.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노란 리본 못 달게)이렇게 하고, 세월호 문제를 틀어막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발언 후 "(눈의) 실핏줄이 또 한 번 터지는 것 같다"며 피로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이 의원과 한나라당 원내총무로 원내협상을 이뤘던 시기를 언급하면서 "그 때는 안 그랬는데 오늘 또 그러시냐"고 반박했다.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두고 수면 위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18대, 19대 총선에선 친이계 친박계로 나뉘었다면 19대 국회 후반엔 김무성 대표가 새누리당 권력 축으로 자리잡았다.

김 대표는 갈등을 보이는 이들에게 "에어컨 하나만 더 켜자. 덥다"고 환기하며 어느 편에 서지 않았다.

김 대표가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서 표면적으로 중립을 지키는 듯 보이나 사실 친이계 입장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이런 상황이면 여당이라도 나서서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앞장서셔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기 때문. 사실상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김 대표가 나설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회의에 참석한 김 대표는 "민생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할 뿐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입장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게다가 이 원내대표와 이 의원의 갈등이 일었을 때도 딱히 나서지 않은 것.

김 대표가 친박계 입장에 서지 않는 이유는 친이계를 흡수해 세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것.

김 대표는 사무총장에 이군현 의원을, 제1 사무부총장에 강석호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에 권오을 전 의원을 각각 앉혔다. 이들은 모두 범 친이계 인사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는 표면적으로 친박계와 친이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김 대표는 실상 비박계로 친박계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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